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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점포 프랜차이즈,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지 않으려면

‘수익 보장’ 광고 현혹되지 않아야… 가맹점 점포 수, 생존율 및 폐점 추이 확인 필요
등록 2026-09-10 22:31수정 2026-09-17 08:01
무인카페 만월경 누리집 갈무리

무인카페 만월경 누리집 갈무리


 

창업 5년 만에 600여 개 매장까지 확장했던 무인카페 프랜차이즈(가맹점) ‘만월경’이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가맹점주와 직영투자자들의 피해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만월경은 점주가 직접 점포를 운영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가맹 계약, 계약자가 6천만원 안팎의 시설비를 내면 만월경이 직접 매장을 운영하고 매달 120만~150만원을 받는 ‘직영투자’, 두 가지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전문가들은 ‘만월경 사태’가 일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무인점포와 가맹점 매장이 공통으로 지닌 구조적 취약점에서 비롯됐다고 입을 모은다. 가맹사업법 전문가와 경영학자들의 조언을 종합해, 무인점포와 가맹점 예비창업자가 투자 전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정리했다.

 

노력 없는 고수익 창출 불가능

 

세탁소, 사진관, 오락실·뽑기점 등 무인점포는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늘었다. 2026년 8월 삼성카드 데이터랩이 삼성카드 가맹점 기준으로 분석한 ‘무인점포 시장 트렌드’를 보면, 2023년 6월과 견줘 2026년 6월 무인점포 신규 가맹점 수는 27% 늘었다. 같은 기간 전체 신규 가맹점 수가 19% 줄어든 것과 견주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만월경 같은 무인카페는 전체 무인점포 가운데 약 9%를 차지한다.

소비 침체 속 인건비 부담 없이 매장을 24시간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 무인점포의 일차적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문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무인카페에 대해 ‘첫 달 922만원 매출 달성’ ‘하루 15분 일하고 순수익 월 1800만원’ 등과 같은 내용이 유통되며 ‘적은 돈과 노동으로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식의 과장된 홍보가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만월경도 다르지 않았다. 만월경은 SNS에서 “인건비, 고객 응대, 기계 관리 걱정 NO!” “2500만원 투자로 매월 최소 100만원 수익”이란 문구로 투자자를 끌어들였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구독자가 304만 명에 이르는 유명 경제 유튜브 채널인 삼프로티브이(TV)에 돈을 내고 출연해 만월경을 홍보하기도 했다.(표지이야기 ‘삼프로TV·경매강의가 키운 신뢰… 무인카페 ‘만월경’ 투자 피해의 전말’ 참조) 가맹경영연구소장인 이성훈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수익을 강조하는 SNS나 유튜브 콘텐츠는 투자자를 현혹하지만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며 “애초에 리스크나 노력 없이 쉽게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광고를 검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주영 숭실대 교수(벤처중소기업학)도 “유명 유튜브 출연은 사업성 인증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평판을 빌려 쓰는 ‘빌려온 신뢰’”라며 “투자·창업 권유 콘텐츠라면 광고·협찬 관계 등 경제적 이해관계를 명확히 표시하고 검증 가능한 수익성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점포 수에 현혹돼서도 안 된다. 만월경의 SNS와 투자 홍보 자료를 보면, ‘업계 최초 430호점 돌파’ ‘4년 만에 520개 지점이란 어마어마한 성장세’ 등 점포 수를 강조한 대목이 자주 등장한다. 박주영 교수는 “출점 속도가 본부의 관리·지원 역량을 넘어서는 순간 성장이 아니라 부실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교육과 사후관리(AS) 역량이 점포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외형은 커져도 내부 생존 기반은 오히려 약해진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기존 점포의 영업 성과가 아니라 새 가맹비, 설비 판매, 공급 마진에 주로 의존하는 수익 구조는 대표적인 위험신호”라며 “단순한 점포 수보다 24개월·36개월 생존율과 폐점률을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만월경 홍보 영상 갈무리.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만월경 홍보 영상 갈무리.


본사 장비 품질과 AS 능력 확인

 

무인점포 특성상 카페 운영의 필수 품목인 장비와 AS 역량은 특히 중요하다. 박 교수는 “무인점포에서는 기계가 종업원이기 때문에 본사의 장비 품질과 AS 능력이 곧 점주의 영업능력이 된다”며 “장비 고장률과 평균 AS 처리 기간, 보증 조건, 영업 중단시 대응 기준, 장비·소모품의 가격과 마진까지 계약 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제공하는 가맹사업자 정보공개서도 빼놓을 수 없다.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본부는 매년 사업연도가 끝난 뒤 120일(개인 사업자는 180일) 안에 가맹본부의 재무 상황과 임직원 수, 직영·가맹점 현황 등에 대한 변경된 정보를 가맹본부 소재 시도에 등록해야 한다. 이렇게 공개된 정보가 가맹 창업에서 최소한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재무 현황과 가맹점 수 등 주요 정보가 1년 주기로 변경되기 때문에 예비창업자가 최신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기한 내 정보공개서를 등록하지 않은 경우 1천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조항에도 이를 어겨 낸 과태료 규모가 매해 증가 추세다. 2026년 9월10일 기준 만월경의 정보공개서도 2024년까지만 정보가 기재돼 있다. 박 교수는 “피해가 난 뒤 구제하는 것보다 계약 전에 위험신호를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며 “정보공개서를 상시 위험공시 체계로 전환해 점포 수뿐 아니라 생존율과 폐점 추이 같은 주요 위험신호를 지속해서 공개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보공개서에 없는 정보를 가맹본부에 요구해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서울회생법원 파산관재인 홍현필 변호사는 “본사의 부채 규모와 상거래 채무, 대표이사가 회사 채무에 개인 자격으로 연대보증을 했는지를 본사에 별도로 요구해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보공개서에 포함된 재무제표는 결산 시점의 자료여서, 급격히 늘어난 채무나 현금흐름 악화 등 최근의 재무 위험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할 수 있다”며 “대표이사가 연대보증을 서지 않은 경우에는 법인과 대표 개인의 책임이 분리될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변호사는 이어 “국세·지방세, 4대 보험료, 임직원 임금의 체납 여부 역시 정보공개서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운 유동성 위기의 징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월경 투자 홍보 자료 중 일부.

만월경 투자 홍보 자료 중 일부.


부채와 연대보증, 계약서도 꼼꼼히

 

계약서의 허점도 살펴야 한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정책위원인 권정순 변호사는 “가맹사업법 제11조 2항이 정한 가맹금 예치제도나 필수품목·차액가맹금 관련 내용이 빠진 계약서가 실제로 많다”며 “직영투자처럼 목돈을 내고 정산금을 받는 구조는 계약이 가맹계약인지부터 불분명해, 가맹금 예치제도 같은 보호장치가 애초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변호사는 이어 “계약서나 재무제표를 예비창업자가 혼자 들여다보고 문제를 잡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같은 점주 커뮤니티를 통해 소속 변호사들에게 공동으로 자문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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