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9월8일 오후 수도권에 있는 한 만월경 카페가 영업을 중단한 상태로 비어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겉보기엔 드라마 같은 성공 신화였다. 2021년 창업한 김재환(34) 만월경 대표가 5년 만에 600호점이 넘는 무인카페 프랜차이즈를 이끌게 된 이야기는 ‘청년 성공 신화’의 정석이라 할 만했다. 김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기자로 일하던 2021년 자본금 50만원으로 집 앞 상가에 부업 삼아 무인카페를 시작했고, 사업이 급성장하자 사표를 내고 경영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성공담은 언론과 유튜브를 타고 빠르게 퍼졌다. 구독자 300만 명이 넘는 경제 유튜브 채널에서 김 대표는 무인카페 시장의 흐름을 읽은 젊은 창업가로 소개됐다. 부동산 경매 강의에서는 공실 상가를 수익형 자산으로 바꿔줄 사업가로 등장했다. 사람들은 이런 미디어를 보고 김 대표의 성공 서사를 믿었다. 은퇴를 앞둔 중장년층은 퇴직금과 노후자금을 내놓았고, 금융기관에서 대출받거나 가족과 지인에게 돈을 빌린 사람도 있었다. 무인점포 투자는 새로운 노후 대비책처럼 보였다.
하지만 신화는 곧 실체를 드러냈다. 투자한 카페는 문을 열지 않았다. 공사가 늦어진다는 설명만 되풀이됐고, 간판만 붙은 상가는 수개월째 비어 있었다. 어렵게 문을 연 매장에서도 약속한 정산금과 임차료가 끊겼다.
기존 가맹점에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커피기계는 하루가 멀다 하고 멈췄지만 본사의 수리·보수 연락은 좀처럼 닿지 않았다. 본사가 원두 공급가를 갑자기 올리자 외부에서 원두를 산 점주들에게는 강한 제재를 예고했다. 정작 만월경이 공급한 일부 커피기계에서는 주요 부품을 바꾸고도 안전확인 변경 신고를 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회사의 자금 사정도 급격히 나빠지고 있었다. 만월경이 거액을 빌려준 관계사는 2026년 5월 파산했다. 만월경은 이런 재무 위험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2026년까지 신규 직영투자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대표는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회사를 정상화하겠다”고 주장하지만, 만월경은 이제 회생법원과 경찰에서 사업의 실체를 따져 묻는 처지가 됐다.
만월경 사태는 ‘적은 돈과 노동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무인점포 시장의 환상을 보여준다. 한겨레21은 만월경 사태를 깊숙이 취재해 무인점포 투자 신화의 처음과 끝을 심층 탐사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 기망: 상대방이 잘못 판단하도록 거짓말하거나 중요한 사실을 숨기는 행위. 법률적으로는 ‘거래상 중요한 사실에 관한 허위 설명 또는 고지 의무가 있는 사실의 은폐’를 뜻함.
※사기: 기망으로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려 돈이나 재산을 내놓게 하고, 그 결과 가해자가 재산상 이익을 얻는 범죄. 형법상 구성요건과 고의가 입증돼야 함.
■ 제1631호 표지이야기 ‘무인점포 프랜차이즈 민낯, 카페 ‘만월경’
삼프로TV·경매강의가 키운 신뢰… 무인카페 ‘만월경’ 투자 피해의 전말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9904.html
기계 고장 나 몰라라, 가맹점엔 “3천만원 내라”… 만월경의 적반하장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9905.html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오레된 빗을 갑푸려 합니다”…48년 전 500원→500만원 보답

61살부터 닥치는 ‘적자 인생’…33년 ‘흑자 인생’ 어떻게?

박지원 “조국, 거기서 후보된들 대통령 되나? 호랑이굴로 오라”

죽은 새끼 몇달씩 품는 침팬지 어미들…죽은 걸 몰라서가 아니었다

추미애 ‘사퇴’ ‘탈당’ 요구 청원…“중앙정치 과도 개입 묵과 안돼”

“계엄군 총구 막은 건 연출” 김현태, 안귀령 명예훼손 혐의도 송치

청와대 추가 검증 ‘김지용 중수청장’ 기용 가닥…“의혹 사실 아냐”

‘김부장’ 땅강아지 원현준, 배우 이수진과 결혼…“서로의 편 되려”

추석 차례상, 30%만 “차릴 것”…비용 30만3750원으로↑

유럽에 대형 전기트럭 속속 등장…30분 충전에 500km 주행, 문제는 충전 시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