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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받은 지구’의 분노…꽤 오래된 현재, 더 암담한 미래

등록 2026-09-04 09:40수정 2026-09-10 13:21
2026년 8월27일 네팔 트리슐리강 인근의 건물들이 진흙으로 뒤덮여 있다. REUTERS

2026년 8월27일 네팔 트리슐리강 인근의 건물들이 진흙으로 뒤덮여 있다. REUTERS


커다란 버스와 트럭이 급류에 휩쓸려 장난감처럼 떠내려갔다. 토사와 돌 등이 섞여 콘크리트 반죽처럼 걸쭉해 보이는 토석류가 도로와 건물을 거침없이 집어삼키며 빠르게 흘러 내려갔다.

2026년 8월26일 네팔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 히말라야 해발 5200m 빙하에서 얼음과 암석 붕괴로 시작된 대홍수 영상들이 속속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오고 있다. 대홍수의 엄청난 속도와 규모에 두려움이 느껴지면서, 동시에 ‘열받은 지구’의 분노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앤드루 매킨토시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모내시대학 지구대기환경학과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빙하학자로서 이전에 관찰했던 것과 다른 이번 현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고, 이런 현상이 기록된 사례가 너무 적어 빙하 붕괴와 기후위기 사이의 구체적인 관계에 대해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과학자들은 빙하 후퇴와 기후위기 사이의 관계에 매우 높은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9월3일 현재까지 실종자와 사망자 수색 등 대홍수 수습이 진행되고 있고, 이번 빙하 대홍수 사태의 전말도 아직 다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뜨거워지는 지구, 해를 거듭해 반복되는 빙하 홍수, 줄어드는 빙하 등 최근 현상들은 모두 기후위기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한겨레21은 히말라야 빙하를 32년 동안 연구해왔고, 1년 전 같은 라수와 지역에서 홍수 피해가 발생했을 때 빙하호들은 앞으로 하류 지역사회에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리잔 박타 카야스타 네팔 카트만두대학 환경과학과 교수를 화상으로 인터뷰했다.

또한 네팔과 인도, 방글라데시 등과 국경을 마주한 히말라야산맥 일대에 빙하호 못지않게 위험한 고지대 수력발전소 5기를 세계 최대 규모로 건설 중인 중국 상황도 들여다봤다. 아울러 2022년 여름 1737명이 숨진 파키스탄 대홍수를 계기로 설립된 ‘손실과 피해’ 기금을 포함해 이번 네팔 대홍수와 관련한 국제사회의 책임과 대응을 묻는 박훈 고려대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 연구교수의 글도 실었다.

김규남 기자 3strings@hani.co.kr·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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