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대통령 선거 기간 중 정말 많은 대학생과 취준생을 만났습니다. 각자 처지에 따라 기대하는 초봉 수준이 있었고, 그 기대를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들도 충분히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독립하고, 가족을 꾸리고 살아가려면 그 정도 처우의 일자리는 당연히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저 역시 들으면서 깊이 공감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한 달 가까이 된 2025년 6월30일, ‘기호 4번’으로 대선 레이스를 완주한 이준석 의원(개혁신당)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글의 타깃(목표)은 자기 능력의 대가로 ‘그 정도 초봉과 처우’는 당연하다고 욕망하는 청년 계층이다. 이 욕망의 밑바닥에는 ‘대한민국에서 미래를 설계하고 가족을 꾸리고 살아가려’ 생긴 불안이 자리한다.
청년들의 능력주의와 욕망, 불안을 끊임없이 고양하고 자극하는 것. ‘이준석 정치’의 전형이다. 개혁신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한겨레21에 “교육을 많이 받았지만 옛날만큼 대접받지 못하는 사람들로 지지층을 확실히 닦아놓는다는 것이 이준석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엄혹한 정국 속에 펼쳐진 대선에서 막판까지 지지세를 확장해 ‘범보수의 희망’으로 ‘몸값’을 올렸던 이준석은 최종 득표율 8.34%를 기록했다. 막판 대선 후보 3차 생방송 토론회에서의 ‘극단적 성폭력 발언’으로 기세가 꺾인 결과가 그 정도다. 이 지지의 핵심에 2030 청년, 특히 남성들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준석에게 표를 던진 2030 지지자는 누구인가? 그간 ‘펨코’(남초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 ‘이대남’(20대 남성), ‘극우’라는 개념으로 뭉뚱그려진 ‘이준석 지지자’를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는가? 한겨레21은 제21대 대선에서 이준석 후보에게 투표한 2030 청년 13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인터뷰 결과를 함께 분석한 김선기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그들의 지지 동력은 ‘펨코’도 ‘안티페미니즘’도 아니었다”며 “그들은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오히려 성장보다는 분배를 얘기했는데 정확히는 ‘나까지의 분배’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기성 정치를 혐오하며 현실을 ‘노답’으로 보는 2030 지지자들은 ‘백마 탄 초인’을 기다리고 있어 ‘극우 포퓰리즘’의 확산로가 됐다. 정치·사회적으로 ‘경제’와 ‘경쟁’만 강조하는 분위기는 이 흐름을 강화하고 있었다.
한겨레21은 ‘이준석이 1등’인 세계의 이야기를 차근히 듣고 분석하는 작업과 함께 혐오·능력주의를 바탕으로 한 ‘이준석과 펨코 정치’가 우파 포퓰리즘의 논리로 펨코 바깥을 공략한 과정도 되짚었다. 또 이준석 지지자들이 결집하는 데 강력한 동인으로 작동한 국민연금 개혁론의 실체도 정리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장필수 기자 feel@hani.co.kr·채윤태 기자 chai@hani.co.kr·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한겨레21 1570호 표지이야기>
대선에서 이준석 뽑은 2030 청년 13명 심층 인터뷰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7622.html
우파 포퓰리즘, '펨코' 밖으로 손 뻗다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7603.html
13명의 투표, 13개의 이유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7605.html
청년의 '이유 있는' 연금 불안, 연속 개혁으로 답해야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76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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