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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 1차분> 외

등록 2009-04-09 11:51 수정 2020-05-03 04:25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 1차분>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 1차분>


신민영 , 김담 , 한윤형 , 도서출판 텍스트(02-704-8516) 펴냄, 각권 9천원

‘우리 시대 젊은 만인보’ 시리즈는 자서전 시리즈이다. 자서전을 쓴 ‘젊은 그들’은 삶을 뒤돌아보고 이야기할 만한 일을 차곡차곡 쌓았다.

신민영은 변두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에 합격하고는 사법고시에마저 합격함으로써 대한민국 ‘로열층’이 됐다. 그러고는 노회찬 의원 보좌관이 되어 레게 머리로 국회를 드나들었다. 그 다음은 ‘엇나간’ 인생이 됐다. 서울 홍익대 앞 미용실 마담 노릇을 하고, 지금은 ‘잘 팔리는’ 작가를 꿈꾸며 글을 쓰고 있다. 그가 제목으로 선택한 ‘신호등 건너기 게임’은 길 건너는 사람 중 가장 늦은 사람이 기준이 되는 게임이다. 자서전에 담은 ‘사다리 게임’에서 겪은 일은, ‘신호등 건너기 게임’ 사회에 대한 강렬한 반어법이 된다.

김담은 1991년 임수경통일문학상을 받은 소설가다. 1994년 강원 고성으로 귀향을 선택했다. 낭만적이지는 않은 귀향이었다. 글을 방패 삼아 고정된 벌잇자리를 갖고 싶지 않았고 주위에 손을 벌리기 싫어 라면 한 박스로 한 달을 살았다. 결국 부모님의 주민등록등본에 다시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나물과 버섯을 캐러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운동 삼아 드나드는 산행과는 달랐다. 그리고 산에서 ‘숲’을 발견한다. 글의 숲.

한윤형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인터넷 논객으로 알려졌다. 아흐리만, 멜코르, 세라핌 등이 그의 다른 이름이다. 서울대· 공동 주최 논술대회에서 대상을 받고는 와의 인터뷰를 거부하면서 유명해졌다. 고3 때 일이다. 그의 주관적인 일대기는 ‘한국 인터넷 논쟁사’다. 17살에 지켜본 진중권-변희재 논쟁이 개인사의 한 대목을 차지하고, 현역으로 입대한 뒤에는 인터넷 게시판에 올려달라고 편지를 써서 지인에게 보냈다. 현재 열심히 글을 쓰는 것은 변함이 없다. ‘글쟁이’가 되기로 결심했다는 대목에선 달라졌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옛 소설에 빠지다>

<옛 소설에 빠지다>


조혜란 지음, 마음산책(02-362-1452) 펴냄, 1만3500원

‘영화를 보고 난 뒤처럼 고전소설을 읽고도 수다를 떨었으면 좋겠다.’ 고전소설 읽기를 좋아하는 저자가 다른 사람과 고전소설에 대해 수다를 떨고 싶었나 보다. ‘이생규장전’ ‘호질’ 등 고전소설 13편을 골라 요약·발췌하고 해설하면서 고전소설의 재미를 ‘전도’한다. 저자는 고전소설을 자신의 언어로 풀어 읽어준다. 양반 남성을 다룬 판타지는 ‘해리 포터 시리즈’에, ‘금방울전’의 순진한 여주인공은 데즈카 오사무의 애니메이션 의 유니코에 비유된다.


<니체는 왜 민주주의에 반대했는가>

<니체는 왜 민주주의에 반대했는가>


김진석 지음, 개마고원(02-326-1012) 펴냄, 1만6천원

‘한국 사회의 니체 읽기’에 대해서 30년간 니체를 공부해온 저자가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한국에 니체는 반밖에 소개되지 않았는데, 소개되지 않은 절반에 ‘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니체의 비판’이 있다. 니체는 민주주의를 대놓고 빈정댔다. “인간의 타락 형식이며 왜소화 형식” “짐승화의 한 형태”. 민주주의가 타인에 대한 동정을 통해 평등 구호를 내세우는데, 니체가 보기에 이것은 고통을 겁내는 것에 불과했다. 저자는 ‘민주주의가 위험하다’는 니체의 견해에 동의한다. 그 증언을 빌려야 민주주의의 폭력적인 과거를 기억할 수 있으므로.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침묵의 이면에 감추어진 역사>


우르와쉬 부딸리아 지음, 이광수 옮김, 산지니(051-504-7070) 펴냄, 2만원

인도 파키스탄 분단 과정에서 작은 개인들이 경험한 트라우마를 기록했다. 인도의 초대수상인 네루가 제헌의회에서 인도의 독립을 선언하던 때 인도 서북부에서는 강간·납치·살육이 난무하는 분단 과정이 진행되고 있었다. 분리는 지배자들의 손쉬운 지배 방법이었다. 인도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이자 역사가인 저자가 10년 동안 희생자 70명과 심층 인터뷰한 결과물이다.


<여기 사람이 있다>

<여기 사람이 있다>


조혜원 등 지음, 삶이 보이는 창(02-848-3097) 펴냄, 1만3천원

“은 벼랑 끝에 세운 ‘주의’ 팻말이라고 내가 생각을 했어요. 이 선을 넘으면 위험하다.”(조세희) 서울 용산 한복판의 참극으로 ‘이 선이 무너졌다’. 무너지기 직전의 선은 전국 곳곳에 있다. 경기 고양시 풍동, 광명시 광명6동, 성남시 단대동, 서울 흑석동…. 책은 용산 참사 희생자 가족과 재개발 지역 세입자를 만났다. 성남 수정구 단대동 세입자의 집 앞 ‘쓰레기 버리다 걸리면 무조건 신고함(사람이 살고 있어요)’라는 팻말 등 필자들과 김형준·노순택·박김형준이 찍은 사진이 함께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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