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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은 이스라엘 건국에 반대했다

유대인 정체성은 ‘땅’ 아닌 ‘토라’… 유대교 악용한 시오니즘 국가 ‘이스라엘을 고발한다’
등록 2026-07-23 20:40 수정 2026-07-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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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팔레스타인이 유대인의 조국으로 발전하는 것에 찬성하지만, 독립된 국가가 되는 것은 반대한다. 인구의 3분의 2가 유대인이 아닌 팔레스타인에서 우리가 정치적 지배권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은 내가 보기엔 상식의 문제다. 우리가 요구할 수 있고, 또 마땅히 요구해야 할 것은 자유로운 이민이 보장되는, 팔레스타인 내 안전한 두 민족의 지위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1946년에 쓴 글이다. 그는 유대인이지만, 독립된 유대 국가의 건설에 반대했다.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조상의 땅인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세우려는 시오니즘, 즉 이스라엘 우익 민족주의 정당의 조직과 강령, 정치철학이 나치나 파시스트당과 유사한 데서 비롯된 불길한 예감 때문이었다. 이 예감은 적중했다. 홀로코스트 당사자인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제노사이드 가해자가 된 것이다.

이스라엘 건국은 모든 유대인의 염원이었을까. 아인슈타인의 글에서 보듯, 결코 아니다. ‘이스라엘을 고발한다’(김재용 옮김, 피비미디어 펴냄)를 쓴 독실한 유대교 신자이자 역사학자 야코프 랍킨은 “유대인의 정체성은 이스라엘이라는 공간을 통해 유지되는 민족이 아니라, 유대교 율법인 ‘토라’에 따라 살겠다는 다짐과 이에 따른 의무를 지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스라엘 건국은 신의 뜻을 기다리지 않고 인간의 손으로 강행한 일이었다. 한나 아렌트, 지그문트 프로이트, 프란츠 카프카, 에리히 프롬이 시오니즘의 극단적 민족주의에 비판적이었고, 이스라엘 건국에 반대했다. 정통파 유대교 공동체는 지금도 이스라엘이라는 국가를 신성모독으로 규정하며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연대를 선언하고 있다.

책은 치밀한 문헌 고찰을 바탕으로 시오니즘이 어떻게 등장했고 그것이 어떻게 유대인의 팔레스타인 귀환이라는 종교적 이념을 도용했는지, 이스라엘이라는 국가가 유대교의 가치를 어떻게 민족주의적 패러디로 변질시켰는지, 급기야 팔레스타인 학살 수단으로 악용했는지 조목조목 짚는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유대교와 시오니즘을 구분하고 유대인과 이스라엘인을 분별하는 이정표가 됐으면 한다. 그리하여 본질을 흐리고 개념을 뒤섞으며 대중을 혼란에 빠뜨리는 이스라엘의 교활한 선동을 꿰뚫어보는 혜안을 얻길 바란다”고 썼다. 시오니즘은 유대교가 낳은 결실이 아니며, 팔레스타인에서 학살을 자행하는 이들 역시 유대인이 아니라 이스라엘인이기 때문이다. 208쪽, 1만8천원.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 21이 찜한 새 책

 


우리의 노래가

노회찬재단 구술생애사팀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2만2천원

민중음악가들(1부 ‘이 그늘진 땅에), 성소수자들(2부 ‘이름 없는 꽃들 다 이름을 얻고’), 고향을 떠나 삶을 일궈온 하숙집 주인과 이주 배경 주민들(3부 ‘움츠린 어깨들 다 펴겠네’)까지 아홉 사람의 낮은 목소리에 귀를 대서, 대단해 보이지 않지만 촉촉하면서도 단단한 이야기를 글로 옮겼다. ‘우리들의 드라마’(2025)에 이어 노회찬재단 구술생애사팀이 두 번째 묶어낸 책이다.

 

 


일이 사라진 세상

이진우 지음, 다산초당 펴냄, 1만9천원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빼앗을지는 이 책에서 더는 논쟁거리가 아니다. 기술은 일자리의 의미 구조를 먼저 붕괴시킨다. 노동은 그저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었다. 책임을 배우는 방식이었고, 타인과 관계를 맺는 통로였으며, 세계 속에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방법이었다. 인공지능이 위협하는 건 바로 ‘인간의 자리’다. 우리는 어떻게 스스로 쓸모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인생에 단어가 스며드는 순간

황선엽 지음, 빛의서가 펴냄, 2만2천원

스마트폰과 에스엔에스(SNS) 등장 이후 말 대신 문자로 대화하는 시대, 단어 사용은 제한적이고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어는 우리의 내면을 표현하고 사고하는 데 꼭 필요한 도구다. 무심코 쓰는 단어가 우리의 생각과 시선을 바꿔놓기도 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작은 단어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세계사의 흔적과 반전의 서사까지, 흥미로운 지적 탐험을 선사한다.

 

 


 

 

이름 없는 것들의 밤

정보라 지음, 현대문학 펴냄, 1만7800원

환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요소를 활용해 현대의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공포, 잔혹함을 토로하는 서사로 ‘부커상’ ‘전미도서상’ 등 쟁쟁한 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의 연작소설집. 기계가 세상을 지배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인류 문명의 종말을 막고자 기계에 대항하는 소수자, 여성, 흡혈인, 인조인간 등 ‘이름 없는 것들’의 사투를 통해 전쟁과 폭력, 인간다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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