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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수감자 ‘고문 캠프’

등록 2024-08-09 20:28 수정 2024-08-11 16:52
2024년 7월29일 네게브사막 지역에 자리한 이스라엘군 스데 테이만 군사기지 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든 극우 시위대가 수감자 학대 사건 수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4년 7월29일 네게브사막 지역에 자리한 이스라엘군 스데 테이만 군사기지 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든 극우 시위대가 수감자 학대 사건 수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남쪽으로 약 29㎞ 떨어진 네게브사막 지역에 이스라엘군의 스데 테이만 군사기지가 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 이후 수감시설로 탈바꿈한 그곳 기지로 2024년 7월29일 군사경찰이 도착했다. 꼬리를 물고 이어진 수감자 학대 관련 수사를 위해서다. 미리 기지 앞에 모여 있던 극우파 시위대는 “(수사 대상 병사들은) 자기 의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격하게 항의했다.

2023년 10월 초 이스라엘이 구금한 팔레스타인 ‘공안사범’은 5192명이었다. 이 가운데 1319명은 기소나 재판 절차 없이 무기한 붙잡아두는 이른바 ‘행정구금’ 상태였다. 2024년 7월 초 구금된 공안사범은 행정구금 대상자 4718명을 포함해 모두 9623명까지 늘었다. 전쟁이 만들어낸 변화다. 이스라엘군은 ‘전투 가능 연령대’란 이유로 피란민까지 무차별 체포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점령지 인권정보센터’(베첼렘)는 8월6일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제목의 118쪽 분량 보고서를 펴냈다. 베첼렘은 이스라엘 군사·민간 수감시설 10여 곳에 구금됐다가 풀려난 55명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를 바탕으로 “군사용과 민간용 시설을 가리지 않고 폭행, 성적 학대, 모욕, 굶주림, 비위생적 환경, 수면 방해, 종교활동 금지, 소지품 압수, 의료 제공 거부 등이 만연했다. 수감시설 자체가 의도적으로 고통을 주기 위한 ‘학대 네트워크’이자 ‘고문 캠프’로 운영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306일째를 맞은 2024년 8월7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3만9677명이 숨지고, 9만164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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