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피의자 대통령 윤석열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감세’ 앞에서 잠시 하나가 됐다.
국회는 2024년 12월10일 본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 감세 정책 가운데 하나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와 가상자산 과세 2년 유예안이 포함된 소득세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275명 중 찬성 204명, 반대 33명, 기권 38명으로 통과시켰다.
법안 통과 이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금투세 폐지, 가상자산 과세 유예. 민생과 청년의 삶을 더 챙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유예-보완 후 시행-유예 불가’에서 오락가락하다 결국 폐지를 택했다. 이로써 법 시행 반년을 앞두고 2년간 유예하더니, 2024년 초 대통령 윤석열이 아예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던 금투세가 일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금투세는 투자소득을 합산해 과세하는 방식의 세금으로 금융투자소득이 연 5천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 3억원 초과시에는 25%를 세금으로 걷는 방식이었다. 문재인 정부 때 금융소득과세 선진화 방안으로 마련됐다. 이 법안을 발의했던 건 얼마 전까지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던 추경호 의원이었다.
금투세는 가치적으로는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조세 공평성의 문제였고, 제도적으로는 금융 세제를 선진화하자는 취지를 지닌 제도로, 예상 세수액은 한 해 5천억원 정도였다. 나라의 곳간이 비어가고 있다는 걱정이 높은 가운데 여·야·정은 당장의 5천억원보다 장기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주식 저평가) 해소가 여전히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곧 탄핵당할 대통령이지만 윤석열은 본인을 지지했던, 주식 투자하는 2030 세대를 위해 뭔가를 남겼고, 한동훈 대표는 정치적으로 갈팡질팡하는 와중에 ‘민생 이슈’를 하나 챙겼다는 소득이 생겼다. 이재명 대표에게는, 뭐가 남은 걸까.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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