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이 2022년 7월1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윤석열 지인 아들의 대통령실 사적 채용과 관련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윤석열 40년 지기’로 알려진 우아무개씨가 운영하는 강원도 강릉의 회사들이 강릉시청이 발주하는 공사를 무더기로 수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씨가 운영하는 전기통신공사 업체 ㅈ사와 ㅈ사의 자회사 또는 관계사로 추정되는 ㅎ사는 최근 5년 사이 69억원에 이르는 강릉시 관내 공사를 따냈다. 우씨 회사가 따낸 관내 공사의 대부분인 300건 이상은 수의계약이었다. 관내 다른 업체와 견줘 이례적으로 많다. 이에 따라 강릉시가 우씨 회사를 위해 관내 공사를 ‘쪼개기’ 발주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된다. 게다가 우씨가 여러 회사를 동원해 하나의 입찰에 여러 개의 입찰서를 내는 등으로 편법 수주를 이어갔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씨는 2025년 2월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수감된 윤석열에게 영치금을 낼 정도로 최근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지역구 5선 국회의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도 인연이 있다. 권 의원이 우씨의 아들을 윤석열 대통령실에 추천해 채용됐던 일이 보도돼 논란을 빚은 것이다. 우씨는 법무부 법사랑위원 강릉지역연합회 분과장을 지내며 지역 정·관계에 넓은 네트워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강릉시 선거관리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우씨는 현재 ㅈ사의 최대주주 겸 대표를 맡고 있다. 같은 업종인 강릉 소재 ㅎ사의 경우 ㅈ사가 재하청사에 보낸 서면 문건에서 직접 ‘ㅈ사의 자회사’라고 밝힌 바 있다. 제이티비시(JTBC)는 2022년 ㅎ사를 ㅈ사의 관계사이며 ㅈ사가 ㅎ사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ㅈ사의 2대 주주(2023년 기준)가 현재 ㅎ사의 사내이사로, ㅈ사와 ㅎ사는 인적 구성도 겹친다.
우씨의 영향 아래 있는 ㅈ사와 ㅎ사는 강릉시청으로부터 상당수의 일감을 따낸 것으로 나타났다. 한겨레21은 강릉시 계약정보시스템 자료를 바탕으로 ㅈ사와 ㅎ사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 동안 강릉시청에서 따낸 공사·용역·물품 계약을 전수조사했는데, ㅈ사는 265건, ㅎ사는 127건이었다. 총수주액의 합계는 69억원이다.
계약의 세부 내용을 보면, 체결된 계약 대부분이 수의계약이다. ㅈ사의 265건 중 233건이, ㅎ사가 수주한 127건 중 95건이 ‘1인 견적 수의계약’이다. 두 회사를 합치면 328건에 이른다. 1인 견적 수의계약은 경쟁 없이 특정 공무원이 임의로 1개 업체를 지정하는 계약을 말한다. 계약 추정가격이 2천만원 이하인 사업에 적용된다. ㅈ사와 ㅎ사가 2개 이상의 업체에서 견적을 받은 뒤 공무원이 특정 업체를 정하는 방식의 ‘2인 이상 수의계약’(1인 견적 수의계약보다 수주액 큼)이나 정식 입찰을 거친 계약은 각각 32건 수준에 불과했다.
우씨 회사가 따낸 1인 견적 수의계약은 동종 업계에서 강릉시가 발주한 사례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강릉에서 전기통신공사 회사는 50개가 넘는데, 이 가운데 수의계약으로 수주를 가장 많이 한 기업도 80~150건의 일감을 따낸 것으로 파악됐다. 김상철 나라살림연구소 정책위원은 “수의계약은 늘 지방의회의 감사 대상이 되고, 실무상 사업부서와 계약부서가 서로 견제하기에 한 기업에 이렇게 많은 수의계약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해당 기업이 시 조례 등에 따라 수의계약이 가능한 예외를 적용받을 수는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수의계약을 한 것은 입찰제도 취지에 반한다”고 말했다.
ㅈ사와 ㅎ사가 이렇게 많은 수의계약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강릉시가 불필요하게 계약을 잘게 쪼갰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방계약법상 수의계약의 한도금액(2천만원)보다 적은 계약을 만들어 우씨 회사가 수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줬다는 의미다. 실제 강릉시의 발주 사례를 보면, 2024년 통신망 관련 소모품 구매 계약에서 같은 목적으로 1년에 세 차례, 각각 400만원 안팎의 계약이 이뤄진 경우가 있었다. 2025년 특정 통신장비의 물품을 5개 계약으로 나눠 계약한 정황도 있다. 이 계약들에서 ㅈ사와 ㅎ사는 모두 수혜를 입었다. 유사한 계약에서 다른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이 계약들을 하나로 합쳐 입찰한 것과 대조된다.
우씨가 2인 이상 수의계약 등에서 중복 입찰을 활용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있다. 중복 입찰은 동일한 주체가 두 개 이상의 기업인 것처럼 투찰해서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꼼수’다. 지방계약법 시행령 등에서 동일인이 입찰에 중복으로 참여하는 일은 금지된다.
그러나 강릉시가 발주한 2026 시시티브이(CCTV·폐회로텔레비전) 관련 용역 입찰 결과를 보면, 우씨의 회사들끼리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수주 기록에는 2025년 12월 ㅈ사가 나머지 두 업체를 경쟁에서 이기고 낙찰받은 것으로 돼 있다. 하지만 ㅈ사에 밀려 수주하지 못한 두 회사 중 하나가 ㅈ사의 관련 회사인 ㅎ사다. 나머지 한 업체는 ㅎ사와 같은 주소지에 등록된 기업으로, 층수만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의심 사례는 또 있다. 강릉시가 2025년 1월 발주한 한 정보통신시설 용역 사업에서, 한 회사와 ㅈ사가 경쟁을 거친 뒤 ㅈ사가 2억4천만원어치 계약을 수주했다. 그런데 이 경쟁 업체는 우씨의 가족 회사로 추정된다. 이 회사는 강원도 삼척에 있는 전기 관련 회사인데, 우씨 가족이 대표이사를 지냈고, 우씨 역시 사내이사를 지낸 적이 있다. 김상철 위원은 “입찰을 제안한 회사 중 주요 경영진이 겹치는 경우 공시하게 돼 있다”며 “이해관계에 놓인 회사는 분리된 법인으로 보지 않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릉시 쪽은 “ㅈ사와 ㅎ사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면서도 “특정 기업이 연간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는 금액의 한도를 정하는 ‘수의계약 총량제’에 따라 절차에 맞게 진행했다”고 밝혔다. 우씨는 한겨레21에 “일을 잘하니까 (수주를) 준 것”이라며 그 외의 다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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