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채환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은 2023년 7월3일 첫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제가 400여 개 이상의 유튜브를 만들었는데 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본 사람은 내가 너무나 지극히 정상적이라는 걸 아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2023년 6월29일 대통령실에서 장차관급 명단을 발표한 직후 김 원장의 유튜브 발언 중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를테면 이런 발언들이었다. “이 사람(문재인 전 대통령)이 제정신으로 보이십니까. 군통수권을 지닌 자가 군인을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입니다.”([핵심요약] 그때 문재인은 왜 그랬을까?, 2022년 5월)
김 원장의 말대로 전체 영상을 보면 맥락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유튜브 전체 영상을 찬찬히 들여다보려 했다. 쇼츠(짧게 편집해 올린 영상)를 제외하고 10분 내외의 동영상은 277개, 기자 3명이 90여 개씩 나눠 보기로 했다. 인재개발원을 통해 김 원장에게 인터뷰도 요청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요청한 지 이틀 뒤, 모든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됐다.
인재개발원 관계자는 “민간에 계실 때 있었던 부분(유튜브)이 논란이 있어서 일단은 비공개로 했다”며 “(다른 장관) 후보자도 그렇게 하셔서 (김 원장도) 전반적으로 좀 정리를 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이 영상을 보면 지극히 정상이라는 걸 알 수 있으리라고 한 게 불과 며칠 전이었다.
취재를 시작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영상이 비공개로 전환된 탓에 직접 확인한 동영상은 채 절반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영상을 볼수록 그의 사상과 주장하려는 바를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그 사상과 주장은 지극히 ‘극우'에 가까웠다.
집권 이후 ‘극우' 논란이 계속 따라붙었던 윤석열 정부는 이번에도 부인했다. 윤 대통령은 2023년 7월3일 신임 차관 임명식에서 “상식적이고 공정한 중도도 반대쪽에서 보면 극우가 된다”고 했다. 대통령실 내부도 ‘극우'라는 표현엔 동의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한다. 이 정도면 ‘극우 불감증'이다.
극우의 사전적 의미는 ‘극단적으로 보수주의적이거나 국수주의적인 성향’이다. <한겨레21>이 확인한 윤 대통령의 발언이나 김 원장을 포함한 정부 인사들의 발언은 극우의 사전적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표지이야기엔 ‘극우’라는 표현을 쓴다. 김 원장은 어떻게 윤석열 정부에 발탁됐는지, 그가 발탁된 의미는 무엇인지, 왜 정부와 여당은 극우에 물들어가는지도 살펴봤다.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유튜버→차관급, 생각보다 막나가고 짐작보다 극우적인 그 인재
https://h21.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54144.html
윤석열 대통령 ‘극우 불감증’ 이유는?…검사 본능이냐 생존 전략이냐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4153.html
국민 안전은 팽개치고 대통령에 아부…“공천을 부탁해”
https://h21.hani.co.kr/arti/politics/politics_general/541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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