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부가 미사일 폭탄에 이어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김여정(사진)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은 2022년 11월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실명 담화에서 “(남쪽) 국민들은 윤석열 저 천치바보들이 들어앉아 자꾸만 위태로운 상황을 만들어가는 ‘정권’을 왜 그대로 보고만 있는지 모를 일”이라며 “그래도 문재인이 앉아 해먹을 때는 적어도 서울이 우리의 과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북한이 막말과 함께 군사적 위협을 언급한 것은 남한이 북한을 향한 독자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18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7형’을 발사한 뒤 “강력한 대북 제재 추진”을 지시했다.
통일부는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도적이 매를 드는 식”이라며 비판했다. 통일부는 “우리 국가원수에 대해 저급한 막말로 비난하고 초보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개탄스럽게 생각한다”며 “현 한반도의 긴장 국면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 등으로 초래되었음에도, 도적이 매를 드는 식으로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한반도의 긴장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윤 대통령의 ‘담대한 계획’에 응하지 않으면서 윤석열 정부도 ‘강대강’ 대응에만 나서고 있다. 이 와중에 한반도를 둘러싼 윤 대통령의 외교는 ‘비속어 논란’과 ‘김건희 여사 논란’ ‘언론 탄압 논란’ 등을 자초했다. 대통령 전용기에서 국민이 안심할 외교정책을 설명할 기회도 친한 기자 두 명만 불러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날려버렸다. 겨울이 오고 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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