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용와대’(용산 대통령실)에 드리워진 역술인 천공의 그림자가 더욱 명료해지는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관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천공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낸 책 <권력과 안보: 문재인 정부 국방비사와 천공 의혹>에서 공개됐다. 이 책은 부 전 대변인이 대변인 시절 일기로 기록한 내용을 담고 있다.
2023년 2월2일 <뉴스토마토>와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2022년 3월께 천공이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TF팀장)과 ‘윤핵관’인 한 의원과 함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서울사무소를 사전답사했고, 이 사실이 공관 관리관을 통해 남영신 당시 육군참모총장에게 보고됐다. 남 전 총장은 이를 부승찬 당시 국방부 대변인에게 털어놨고, 다른 육군본부 관계자를 통해서도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했다는 것이 부 전 대변인의 주장이다.
더 구체적인 정황도 공개됐다. <뉴스토마토>는 ‘용산 대통령실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의 말을 전하며 “2022년 3월께 한남동 참모총장 공관으로 2대의 검은색 카니발이 들어왔”으며 “뒤차에 천공이 탔다. 김용현 경호처장이 (공관 쪽에) ‘뒤차는 그냥 통과시키고 (출입) 기록도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방문 시기는 3월2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이전하겠다고 발표한 직후라고도 덧붙였다. 2022년 12월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도 “천공이 다녀간 뒤 대통령 관저가 육군참모총장 관저에서 외교부 장관 공관으로 바뀌었다”며 천공의 개입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회 국방위원회와 운영위원회를 소집해 천공의 국정개입을 낱낱이 밝히고 이를 방치한 대통령실 등 정부 관계자의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경호처는 “천공이 한남동 공관을 둘러본 사실이 전혀 없음을 거듭 밝힌다”고 반박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뉴스 큐레이터: <한겨레21>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합니다.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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