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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이놈의 인기! 어떻게 하면 인싸가 되나요

어떻게 인싸가 될 수 있을까요?
등록 2020-05-04 23:47 수정 2020-05-08 12:10
<홍사과의 인기 비결>, 이지현 글, 이갑규 그림, 청어람주니어 펴냄

<홍사과의 인기 비결>, 이지현 글, 이갑규 그림, 청어람주니어 펴냄

인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인기가 있는지 없는지는 어떻게 아는가. 얼핏 어려워 보이는 질문이지만, 초등학교 6학년 홍서진의 답변은 간단해요. “느낌이 와요.” 주위에 친구들이 몰리면 ‘인싸’(인사이더)이고 혼자 놀면 ‘아싸’(아웃사이더)라는 것이지요. 서진이보다 두 살 적은 여동생 서림이는 “저도 그렇게 인기 있는 편은 아니에요. 애들이 저한테 갑자기 말을 걸 때는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쉬는 시간에 애들이 말을 걸지 않고 저 혼자 쓸쓸하게 책상에 앉아 있을 때는 인기가 없을 때”라고 하네요.

물론 서림이도 친구들 사이에 인기 있는 친구가 되길 원하죠. “친구들 생일파티 같은 데 초대받아서 주말에 즐거운 시간 보내고 학교생활 즐겁게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인싸가 되기 위해 노력까지 하고 싶진 않대요. 너무 고생스러울 것 같고, 갑자기 친구들한테 친근하게 다가가면 친구들이 당황하고 민망해할 것 같아서라네요.

먼저 말 걸기 혹은 나만의 특기

초등 5학년 최윤수도 본인이 “중급 인싸”라며 상급 인싸가 되기 위해 애쓰고 싶진 않다고 해요. “난 이대로가 좋아요. 친한 애들 5∼10명이면 충분해요”라고 말합니다.

필리핀에서 국제학교에 다니는 초4 김유빈은 본인이 ‘인싸’에 속한다고 해요. “저는 두루두루 잘 놀아요. 학교에서 혼자 있을 때가 없어요. 친구들 빨리 보고 싶은데, 언제 갈지는 미정이에요.” 필리핀도 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다네요.

어린이들도 인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 사람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은가봐요. 무엇보다 다른 친구들한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성격이 중요하다고 해요. 최윤수는 “반에서 인기 있는 친구들의 비결이요? 말을 먼저 거는 것이죠. 걔들은 친화력이 좋아요”라고 해요. 홍서진도 같은 생각이에요. “낯을 가리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가는 애들이 인기가 많아요.” 인싸를 자처하는 김유빈의 말도 비슷해요. “친해지는 비결이요? 성격인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친해지고 싶은 애가 있으면 약간 달라붙는 성격이에요.”

이젠 인기에 연연하지 않아요

초3 손병찬은 생각이 조금 달라요. 병찬이는 “인기 있으려면요? 친구들이 관심 가질 일을 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라고 해요. 홍서림은 “남자애 중에 야구나 운동을 잘하는 친구들이 인기가 되게 많아요”라고 하네요. 역시 인싸가 되려면, 첫째 적극적으로 다른 친구들한테 말을 거는 등 친화력이 좋아야 하고, 둘째 무언가 다른 친구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나만의 특기가 있어야 하나봐요. 이제 인싸 되는 비결이 눈에 좀 보이시나요?

아직 인싸 대열에 들어가지 않은 서림이는 코로나19가 물러날 때가 되면 인싸까지는 아니더라도 친구들에게 인기를 얻을 만한 일을 준비하고 있어요.

“저희 집은 (친구들 부르는) 생일파티를 안 하고 가족만 모여서 하는데, 엄마가 코로나가 끝나면 올해 (친구들 부르는) 생일파티를 해주신다고 했어요.”

물론 고학년 어린이 중엔 인기의 본질을 꿰뚫고 그것에 연연하지 않는 친구도 있어요. “저학년 때는 반에서 인기 있는 애들이 바로 보이고 했는데, 고학년이 돼서 보니 애들이 그냥 자기들끼리 무리 지어서 노는 거더라고요. 취미가 맞는 친구들이 같이 노는 거죠.”(초6 홍지효)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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