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라는 아포리아〉
해석과 판단 지음, 산지니(051-504-7070) 펴냄, 1만7천원
‘아포리아’란 대화법 중 부딪히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말한다. 지역이라는 문제는 왜 아포리아인가?
책을 낸 ‘해석과 판단’은 를 펴낸 부산 지역 비평가들의 비평 공동체다. 지역을 중심을 모인 이들은 모임이 갖고 있는 지역이라는 정체성을 세 번째 책의 주제로 삼았다. 아무도 그것을 하지 않으리라,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으리라는 일종의 오만으로 시작됐다. 그런데 작업 중 그 판단이 오산임을 깨달았다. 대한민국의 중앙집권적 힘을 비판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들이 자명하게 받아들인 것을 다시 회의해야 했다. 객관으로 본 자신의 문제가 치열해지면서 ‘아포리아’에 부딪힌 것이다. 결과는 상흔으로 남겨졌지만 곪은 것이 아니라 새살을 틔워냈다는 그들의 자평처럼 지역에 관한 소중한 논의가 담겼다.
박형준은 ‘장소성, 텍스트, 교육 콘텐츠’에서 지역 문학을 논하는 전제에서 중앙에 대한 강박적 대타(代打)의식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 장소의 문학이나 특정 작가가 거주하는 문학, 특정 공간의 향토성을 부각시키는 문학만을 의미해서는 그것에 대한 진단과 모색의 과정이 논리적 실천적 개연성을 잃어버리게 된다.” 중앙이라는 메타 지역을 설정한 지역 문학 고찰이 아니라 모든 지역의 모든 문학이 지역 문학이라는 보편적 범주에서 지정학적 고민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장소성을 주제로 한 지역 작가의 시를 살피면서, 지역과의 ‘거리두기’를 시적 전략으로 채용할 것을 제안한다. 거리두기가 역설적으로 장소의 장소성을 드러내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임회록은 ‘부산의 정체성과 롯데 자이언츠’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통해 드러나는 ‘부산성’의 정체가 무엇인지 질문한다. “부산시가 ‘부산성’이라는 무언가가 존재하는 듯한, 그래서 그 만들어진 것들이 ‘부산성’의 내재적 본질의 발현인 것처럼 만들어진다.”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키며 외적으로 정권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스포츠가 이용되듯이 롯데 자이언츠를 통해 로컬리즘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히틀러〉
이언 커쇼 지음, 이희재 옮김, 교양인(02-2266-2776) 펴냄, 1권 5만원·2권 6만원
실패한 예술가, 게으른 반항아는 어떻게 외교관과 법학자를 호령하는 사람이 되었을까? 상병 출신 지도자는 어떻게 백전노장 사령관에게 무조건 복종을 요구할 수 있게 되었을까? 히틀러에 관한 총 2200쪽에 달하는 방대한 전기. 젊은 히틀러의 좌절과 분노의 뿌리부터 지하 벙커에서 자살로 막을 내린 몰락까지를 상세하게 추적했다.
〈세한도〉
박철상 지음, 문학동네(031-955-2671) 펴냄, 1만1천원
는 조선시대 학예일치 문인화의 정수로 불린다. 여기에는 김정희의 삶도 담겨 있다. 제주도로 유배돼 아내도 절친한 친구도 모두 떠난 때 곁을 지켜준 우선 이상적에 대한 우정이 깃들었다. 역사의 결정적 장면 또는 한 장의 그림을 키워드 삼아 한국 문화의 정수를 찾는 ‘키워드 한국 문화’의 첫째 권이다. 안대회의 , 정병설의 , 김문식의 , 서신혜의 가 함께 나온 시리즈 1차분이다.
〈식민지 시대의 영화 검열〉
한국영상자료원 엮음·펴냄, 2만5천원
영화 검열은 식민지 시대의 유산이었다. 책은 그 구체적 증거를 보여주는 자료를 모았다. 조선총독부 관보에 실린 검열 규칙, 검열관들의 검열에 관한 기고문 등이 실렸다. 4·19를 중심으로 급속하게 바뀐 한국 영화계를 정리한 가 함께 나왔다.
〈동원된 근대화〉
조희연 지음, 후마니타스(02-739-9929) 펴냄, 2만원
박정희 시대에 대한 해석은 진보와 보수가 격렬하게 부딪힌다. ‘성장과 경제적 성취’ 대 ‘폭압과 수탈’, ‘동의 혹은 헤게모니’ 대 ‘폭압과 강압’, ‘산업화’ 대 ‘민주화’ 등. 저자는 박정희 체제가 민중적 저항에 의해 붕괴됐다는 진보적 시각을 출발점 삼아 보수가 강조하는 ‘경제성장의 성취’ ‘대중들의 참여와 동의’와 같은 역사적 사실도 재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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