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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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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지지’와 ‘후보 선택’, 자동으로 ‘동조’하지 않는 선거가 왔다

6·3 지방선거에서 디커플링 현상 뚜렷… 기존 정치공학 초과하는 낯설고 복잡한 흐름 나타나
등록 2026-05-29 14:54 수정 2026-06-01 08:26
2026년 5월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 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다중노출 촬영. 공동취재사진

2026년 5월20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선거 벽보를 점검하고 있다. 다중노출 촬영. 공동취재사진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상 밖 접전으로 흐르고 있다. 선거 초반 더불어민주당이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15 대 1’ 수준으로 압승하리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선거가 임박해오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이재명 정부에 대한 지지는 견고한데도 여당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겨레21은 이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2026년 4월 초부터 5월25일까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전국·지역 여론조사 110건을 모두 갈무리한 뒤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전국 여론 흐름, 주요 5개 지역의 판세와 표심을 생성형 인공지능(AI) 도구 ‘클로드 오퍼스(Opus) 4.7’과 ‘노트북 엘엠(LM)’ 등을 통해 메타분석하고 다수 전문가의 분석을 보탰다.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선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을 중심으로 분석했고, 주요 5개 지역은 서울시장·대구시장·부산시장 세 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와 부산 북구갑, 경기 평택을 등 두 곳의 재보궐선거를 대상으로 했다. 조사 대상은 전국 여론조사 30건, 서울시장 여론조사 20건(2026년 4월11일~5월21일), 대구시장 여론조사 19건(4월10일~5월10일), 부산시장 여론조사 15건(4월2일~5월12일),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15건(4월19일~5월22일), 평택을 재선거 11건(4월25일~5월19일)이다.

 

여당에 유리한 구도… 구도는 구도일 뿐

 

분석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띈 특징은 ‘정권 지지’와 ‘후보 선택’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었다. 전국 단위에선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안정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역 선거로 들어가면 표심은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지역 현안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우선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은 꾸준히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를 보면, 4월 1주차(3월31일~4월2일) 조사에서 ‘잘했다’는 의견이 67%로 집계된 이후, 5월 말까지 61~67%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3월 3주차, 4월 1·2주차, 4월 4주차에서 가장 높은 수치인 67%를 기록했고, 5월 2주차 조사에서 61%로 주춤했지만 바로 다음주인 3주차에서 64%까지 회복했다.

정부의 대표 정책들도 대체로 긍정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명 정부의 집권 초반 대표 정책 가운데 하나인 ‘다주택자 과세’ 등 부동산 정책은 비교적 호평을 받았다. 조원씨앤아이의 4월 1주차 조사를 보면, ‘다주택자 대출 제한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8.4%였고, ‘반대한다’는 의견은 26.9%뿐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제22차 조사(5월11~12일)에서도 ‘다주택 규제 강화’ 정책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68%로 높았다. 이에 힘입어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4월 초 48%에서 5월 2주차 45%로 오차범위 안에서 조정만 있었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율은 같은 기간 20% 초반대에 머물렀다.

선거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구도’ 역시 정부·여당에 유리하다. 유권자 다수는 이번 지방선거를 ‘정권 견제’보다 ‘국정 안정’ 성격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리서치뷰(3월30~31일) 조사에서 지방선거 성격을 ‘국정 안정’으로 택한 유권자가 50.3%, ‘야당 지지·정부 견제’로 본 유권자가 38.3%였다. 다른 조사에서도 최소 46%(한국갤럽 4월 1주차)가 ‘여당 지지’라고 응답했으며, 비전코리아 제13차 조사(4월26일)에서는 53.5%가 ‘여당 지지’라고 밝혔다.

 


네거티브 이슈의 영향만은 아니다

 

특이한 것은 이런 전국 단위 여론의 흐름이 이번 선거에 나선 여당 후보의 개별 경쟁력으로 정확히 연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민주당 후보들은 상대 후보에게 추격당하거나 일부 지역에선 역전까지 허용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도 “왜 정권 지지율이 후보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느냐”는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시장 선거다. 선거 초반 안정적 우위를 점하고 달려가던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게 아직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4월10~11일 한국갤럽 조사에서 정 후보는 52%, 오 후보는 37%로 정 후보가 15%포인트 앞섰고, 4월28~29일 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도 정 후보 48% 대 오 후보 32%로 16%포인트 차이가 났다. 그렇지만 선거에 가까워질수록 차이는 가파르게 좁혀지고 있다. 5월19~20일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두 후보는 43.0% 대 42.6%로 오차범위 안에서 초접전을 벌였다. 정 후보의 과거 폭행 논란이 화두에 오르면서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네거티브 이슈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있다. 유권자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안정성을 따지는 경향이 있다. 이 지점에서 정 후보의 ‘부자 몸조심’ 캠페인 전략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실제 이 흐름을 만든 변수는 무당층의 이동이었다. 조원씨앤아이 조사를 보면, 무당층의 정 후보 지지율은 4월20~21일 조사에서 29.3%, 5월4~5일 36.3%로 올랐다가 5월19~20일에는 16.3%로 급락했다. 반대로 무당층의 오 후보 지지율은 25.7%, 22.5%에서 38.5%로 급상승했다.

 

무당층이 만든 막판 난기류

 

대구시장 선거는 4월 중순까지의 김부겸 민주당 후보 ‘압도’ 구도에서 5월 중후반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역전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초접전’ 구도로 재편됐다. 한국갤럽 4월10~11일 양자대결에서 김부겸 53% 대 추경호 36%로 김 후보가 1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4월27일 추 후보가 공천받으며 상황이 달라졌다. 한국리서치(4월27~29일) 다자대결에서 김 후보와 추 후보의 격차는 7%포인트(38% 대 31%)로 줄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추 후보 결집률이 60% 초중반대에서 67~78%까지 상승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숫자로 확인된 ‘보수 결집’이었다. 한길리서치(4월27~28일)에서는 추 후보가 46.1%로 김 후보(42.6%)를 3.5%포인트 차로 오차범위 안에서 앞선 결과가 나왔다.

대구 역시 핵심 변수는 무당층이다. 대구의 무당층은 18~26% 수준인데, 4월 중순까지 무당층의 상당수가 김 후보를 선택했다. 에이스리서치 4월18~19일 조사에서 무당층의 42.2%는 김 후보를 지지했다. 그러나 한국리서치 제5차 조사(5월16~20일)에서는 추 후보 지지가 24%까지 상승했다. 다만 여전히 ‘없다’(25%), ‘모름’(24%) 등 선택 후보를 정하지 않은 응답이 절반 가까이 남아 있어 막판 표심 이동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초접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는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로 쪼개진 보수 표심 덕분에 하정우 민주당 후보가 초반에는 안정적 우위를 차지했다. 4월27~28일 한국리서치 5자 다자대결에서 하정우 29%, 한동훈 23%, 박민식 22% 등으로 집계됐고, 5월 들어 차이가 더 벌어졌다. 리얼미터 조사(5월9~10일)에서는 하정우 45.8%, 한동훈 35.8%로 집계됐다.

하지만 여기서도 보수층 재결집이 시작됐다. 박 후보 지지율이 정체된 반면, 한 후보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보수표가 전략적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경쟁력 있는 후보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유권자 단일화’ 현상이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리서치앤리서치(5월17~19일) 조사에선 한 후보가 44.1%로 하 후보(37.6%)를 오차범위 안에서 역전했고, 한국갤럽(5월21~22일) 조사에서도 한 후보가 앞서는 결과(한동훈 45% 대 하정우 41%)가 나왔다. 다만, 부산 북구갑의 경우 유권자 대비 너무 많은 여론조사가 시행됐고 전국적 관심이 집중되며 여론조사 표집의 왜곡이 있단 지적도 있다.

 


평택을, 후보 경쟁력과 계층별 이해관계 작동

 

또 다른 관심 지역인 평택을은 정당 구도보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계층별 이해관계가 더 강하게 작동하는 선거로 나타났다. 김용남 민주당 후보,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형성한 3강 구도가 굳어지는 흐름인데, 1·2위 순위가 조사 방식에 따라 뒤바뀔 정도로 격차가 좁다.

4월 말 첫 조사(한국사회여론연구소 4월25~26일)에서는 조국 23.4%, 김용남 21.4%, 유의동 21.2% 순으로 조 후보가 근소하게 앞섰다. 그러나 5월 초 들어 흐름이 달라졌다. 한길리서치(5월1~2일)에서 김용남 30.8%, 조국 23.0%, 유의동 19.8%, 같은 기간 미디어토마토 조사에서도 김용남 28.8%, 유의동 22.5%, 조국 22.2%로 김 후보가 처음 1위에 올랐다.

중도층에서는 김 후보가 27~36%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에서 중도층의 김 후보 지지는 5월12~13일 34%, 16~17일 36%로 상승했고, 조 후보는 같은 기간 21%에서 16%로 하락했다. 직업별 선택의 특징도 나타났다. 한국갤럽(5월12~13일) 조사 기준 사무·관리직과 기능·노무·서비스직은 각각 34%, 32%가 김 후보를 선택했다. 평택 산업단지 직장인 표심이 민주당 쪽에 결집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농·임·어업과 무직·은퇴층에서는 유 후보가, 자영업층에서는 조 후보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부산시장 선거는 다른 지역보다는 상대적으로 일관된 흐름을 보여준다. 4월 초부터 5월 중순까지 공표·등록된 여론조사들은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현직인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에 6~10%포인트의 우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선거 초반 두 자릿수까지 벌어졌던 격차는 4월 말 이후 다소 줄어들었다. 박 후보가 현직 프리미엄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일정 수준 반등에 성공하면서, 5월 들어 전 후보는 40%대 후반, 박 후보는 30% 후반~40% 초반 박스권에 갇힌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 평가’와 ‘정당’은 후순위 선택 기준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을 두고 “정권 지지와 후보 지지가 분리되는 디커플링 현상”이라고 분석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나도 처음 보는 현상이다. 이례적”이라며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절반을 넘고 부정평가가 35% 아래면 대체로 여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해야 한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후보 지지율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 수행 지지율이 지방선거와 단순히 연결되지 않는 게 자연스럽다는 반론도 나온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국정 운영 평가와 지방선거는 다르다”며 “국정 평가가 좋다고 해서 곧바로 특정 정당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전국지표조사(4월6~8일)에서는 지방선거 후보 선택 기준으로 ‘능력·전문성’(34%), ‘공약·정책’(28%)이 가장 중요하게 꼽혔고, ‘정부 평가’(8%)와 ‘정당’(7%)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민주당 후보들이 높은 국정 수행 지지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석현 시사평론가는 5월27일 제이티비시(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중도 실용, 중도 확장을 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흐름을 민주당 후보들이 지역 선거에서 충분히 살리지 못하면서 계속 추격을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작기소 특검법’ 논란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민주당이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이 중도·보수층의 반발을 키웠다는 것이다. 한국갤럽 5월 2주차 조사에서 ‘조작기소 특검에 공소취소권을 부여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반대 의견이 44%, 찬성은 27%로 나타났다. 찬반이 엇갈리는 이슈인데다 특히 무당층의 경우 찬성 12%, 반대 50%로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점에서 민주당에는 큰 ‘위기 요인’이란 분석이다.

 

‘샤이 보수층’ 결집 동력은 여전히 의문

 

다만 여론조사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뢰하기 어려운 여론조사가 난립하면서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종희 서울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일부 조사기관과 언론이 특정 후보에게 유리한 시점만 골라 비정기적으로 조사를 공표하기도 한다”며 “표본이 작은 조사들을 근거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경마식 보도’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여러 조사에서 공통으로 드러나는 민심은 비교적 분명했다. 유권자가 가장 중요하게 꼽는 현안은 여전히 ‘경제·민생’이었다. 케이스탯 조사(3월27~29일)에서 유권자가 가장 중요한 국정 현안 우선순위로 ‘경제·민생’(39%)을 꼽았고, 그 가운데 ‘물가’(19%)와 ‘부동산’(18%)이 핵심 현안이었다. 비전코리아 조사(4월26일)에서도 가장 시급한 민생·경제 현안으로 ‘물가’가 29.8%로 1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진보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는 ‘내란세력 척결’이 충분하지 않다는 불만이 적지 않았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가장 못하고 있는 분야’로 ‘내란세력 척결’을 꼽은 응답은 4월6~7일 18.4%에서 5월11~12일 20.1%로 점차 증가했다. 특히 진보당·조국혁신당·민주당 지지층에서 이런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결국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정권 심판론’이나 ‘정권 안정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구도가 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지지는 유지되고 있지만, 유권자는 이미 의회권력까지 가진 여당에 지방권력까지 몰아주는 데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인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이 실제 투표장까지 이어지려면 ‘샤이 보수층’의 막판 결집이 필요한데 그런 동력이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전국지표조사의 5월13~15일 조사에서 적극적 투표 의향이 광주·전라 등에선 82%에 달했지만, 대구·경북은 73%, 부산·울산·경남에선 74%에 그쳤다. 진보층의 적극적인 투표 의사 역시 83%로 보수층(77%)보다 높게 나타난 상태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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