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 개입, 통일교 청탁·뇌물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건희씨가 2025년 12월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미완의 진실’을 다시 파헤치기 위한 2차 종합특검이 출범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이 180일 동안 윤석열 정부 전후로 제기된 의혹을 전방위로 뒤졌지만, 핵심 의혹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내란의 전모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았고, 김건희씨의 매관매직 등 부정부패와 국정농단의 진상도 여전히 세상에 다 드러나지 않았다. 전직 군인인 노상원이 왜 내란 계획을 수첩에 써놨는지,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김건희씨 일가의 땅 쪽으로 바꾼 윗선이 누구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부족했거나, 수사 우선순위에서 밀려 깊게 파보지 못한 의혹을 2차 종합특검이 들여다보게 된다.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이튿날인 2025년 6월5일, 여당을 중심으로 3대 특검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내란 사태와 윤석열의 배우자 김건희씨 관련 의혹, 채 해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이 수사 대상이었다. 3대 특검은 국회 통과 뒤 조사 준비를 거쳐 6월 중순 수사에 착수했는데 6개월 동안 모두 577명의 수사 인력을 투입했다.
3대 특검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재구속해 기소했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내란 책임자들을 구속해 법정에 세웠다. 윤석열과 그 일당이 2023년 10월부터 계엄을 구상했다는 사실도 새로 드러냈다. 김건희씨가 뇌물 성격의 금품을 받아낸 사실도 확인해 기소했고, 과거 검찰이 덮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도 기소했다. 채 해병 순직 사건에서 외압의 윗선에 윤석열이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그러나 3대 특검이 끝까지 밝혀내지 못하고 경찰청에 이첩한 사건, 수사 대상이었으나 건드려보지도 못한 사건도 있다. 김건희 특검(민중기 특검) 스스로 밝혔듯 “시간상 제약과 능력 부족 등으로 처리하지 못한 사건”들이다. 결국 범여권은 2026년 1월16일 2차 종합특검법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국무회의에서 1월20일 2차 종합특검법이 의결됐고, 2월5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판사 출신 권창영 변호사가 특검에 임명되면서 수사가 공식화했다. 권창영 특검은 구성 직후 20일의 준비 기간을 거쳐 이후 90일 동안 수사하며, 공소 제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때 30일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다. 이렇게 최대 170일 동안 수사할 수 있고, 최대 251명까지 수사 인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수사는 6·3 지방선거 때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2월5일 기준 6·3 지방선거는 딱 118일 남았다.
국민의힘 등 보수 야권은 반발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특검법 저지를 위해 19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나섰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단식에 돌입하기도 했다. 다만 여론은 특검 수사 성과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추가적인 종합특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종합특검의 필요성에 대해 55~58%의 국민이 찬성했다. 민주당은 “종합특검은 미완의 진실을 끝까지 밝히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조은석 특별검사가 2025년 12월15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사건의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차 종합특검은 3대 특검에서 수사가 미진했거나 다루지 못했던 17개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한다. 수사 대상에는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담긴 윤석열 정부의 내란·외환 기획 의혹을 비롯해 명태균·건진법사 공천 개입 의혹, 김건희씨 양평고속도로 관련 의혹 등이 포함됐다.
2차 종합특검 수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김건희씨 일가의 대규모 부정 축재와 국정 사유화 의혹이다. 1조7천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인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이 대표적이다.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기존 양평군 양서면에서 김건희씨 일가가 보유한 토지 28필지(2만2663㎡)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게 의혹의 뼈대다.
고속도로 계획 원안은 양서면을 종점으로 하는데 2021년 이미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상태였다. 그러던 2023년 5월 타당성평가 용역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강상면으로 종점을 변경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종점 인근에 김건희씨 일가 소유의 토지가 다수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 처가 땅 인근으로 노선을 돌려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건희 특검은 이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국토부와 한국도로공사, 용역업체 등을 압수수색했고, 국토부 서기관이 2022년 3월 윤석열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로부터 노선을 강상면 쪽으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받고 타당성조사 용역업체에 노선 변경을 압박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이 지시의 구체적 윗선이 누구인지는 밝혀내지 못했고, 노선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 등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 채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겼다.
김건희씨 일가의 또 다른 부동산 수익 특혜 의혹인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경우, 2017년 김씨 일가가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과 양평군 공무원에게 로비해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개발부담금을 22억원가량 줄이는 이익을 얻었다는 점이 확인돼 김씨의 모친 최은순씨와 오빠 김진우씨, 김선교 의원이 기소된 상태다. 하지만 인허가 과정 등에서 추가 특혜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여전히 물음표로 남아 있다.
대통령실 집무실과 관저 이전 과정도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 의혹의 핵심은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는 업체 ‘21그램’이 2022년 4월께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공사를 수의계약 형태로 따낸 것이다. 21그램은 과거 김씨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의 전시를 후원했고 ‘여사님 업체’라고 불릴 만큼 김씨와의 연관성이 짙다. 김건희 특검은 김씨의 대통령 관저 공사업체 선정 요구를 전달받은 청와대 이전 티에프(TF)가 21그램에 특혜를 줄 목적으로 직권을 남용한 사실을 확인했고, 김씨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해 윤 의원을 기소하지 못하고 수사가 종료됐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디올 가방’ 수수 사건 등에 대한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서도 김건희 특검이 수사에 나섰지만, 관련 검사 등의 출석 불응 등 수사 비협조로 의혹이 규명되지 못했다. 2차 종합특검에서 중점적으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다. 이미 기소된 ‘명태균 게이트’ 관련 수사도 2차 종합특검 수사 범위 안에 포함됐다. 거의 수사되지 않은 ‘창원국가산단 의혹’과 기소되지 못하고 수사 기한이 종료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 등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2·3 내란은 3대 특검 중 가장 많은 부분을 밝혀내며 관련자를 대거 기소했지만, ‘내란 설계자’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대해서는 진위를 가리지 못했다. ‘노상원 수첩’에는 주요 정치인과 언론인, 종교인, 노조, 판사 등이 ‘수거 대상’으로 언급됐다. 그리고 ‘북방한계선(NLL) 북 공격 유도’ ‘국회 봉쇄’ ‘사살’ 등 구체적인 내란 실행 계획으로 보이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실제 2023년 10월 이뤄진 방첩사령관, 육군참모총장, 지상작전사령관 등 군 인사 내용이 이보다 앞선 시점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노상원 수첩’에 그대로 적혔던 점은 이 수첩의 신빙성을 확인해준다.
내란 특검은 이 수첩을 근거로 노 전 사령관의 내란목적 살인예비 혐의를 수사했으나, 노 전 사령관과 김용현 전 장관 등 핵심 피의자들이 진술을 거부해 결국 추가 기소는 하지 못하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사건을 이첩했다. 노 전 사령관의 혐의와 윤석열과의 연관 등은 2차 종합특검에서 반드시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노 전 사령관은 앞서 12·3 비상계엄 당시 부정선거 의혹을 수사할 ‘제2수사단’ 요원을 선발할 목적으로 군인들의 개인정보를 전달받은 혐의(알선수재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2025년 12월15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또 김용현 전 장관과 함께 계엄을 모의한 혐의(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의 재판은 1심이 진행 중이다. 2026년 1월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내란 특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무장 헬기 NLL 위협 비행, 잠수정 북한 침투, 몽골 북한대사관 접촉 시도 의혹 등 외환죄와 관련해서는 아직 규명하지 못한 사건이 다수 남아 있다. 2차 종합특검에선 이와 같은 외환·군사반란 의혹도 수사한다. 이 밖에 국가정보원이 계엄사령부와 합동수사본부에 국정원 직원을 파견하려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내란 개입 의혹, 2024년 12월4일 내란 다음날 이뤄진 ‘삼청동 대통령 안가 회동’ 등의 진상도 2차 종합특검이 밝혀내야 하는 의혹이다.

윤석열이 2025년 9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 집행 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첫 재판에 출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2차 종합특검의 수사 방향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한정된 기간 안에 많은 의혹을 수사해야 하므로 전략적으로 수사 대상을 선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법센터의 장범식 변호사는 “3대 특검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부분이 있었지만, 기간이 짧아서 수사가 안 된 부분도 많았다. 특히 김건희씨 관련 의혹은 범위가 넓어서 기소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을 선별해서 진행했으면 좋겠다”며 “혹시 기소하지 않거나 못했으면, 그 배경에 대해 2차 종합특검이 충분히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변호사는 이어 “특히 검사가 연루된 수사, 군과 경찰의 지휘관 이하 내란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돼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2차 종합특검이 완전한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검사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2차 종합특검은 지난 3대 특검과 달리 ‘선택과 집중’을 하면 안 될 것 같다. 모든 의혹을 다 꼼꼼하게 수사하고 완전하게 결론을 내야 한다”며 “또 수사가 미진한 게 남으면 3차 특검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책임감을 가지고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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