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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귀 익은 이름 ‘희림’, 윤석열 정권에서 돈방석

중동·아프리카 프로젝트 단골 참여로 주가 급등… 관급공사·EDCF 용역 수주액도 폭증
등록 2026-01-16 11:31 수정 2026-01-19 11:34
희림은 330개의 국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희림 홍보 책자 갈무리

희림은 330개의 국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희림 홍보 책자 갈무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반년이 지난 2022년 11월,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희림)가 코스닥 종목 중 주간 상승률 1위에 올랐다. 2022년 10월31일부터 11월4일까지, 주가가 5일 만에 65% 급등한 것이다. 특히 11월4일에는 장중 1만4850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희림은 윤석열의 부인 김건희씨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의 후원사로, 윤석열 정부에서 각종 특혜 의혹에 휘말린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희림의 최대주주인 정영균 회장은 이 시기 수십억원의 매도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나타난다. 정 회장은 11월4일 보유한 희림 주식 64만3779주(4.62%)를 매도했다. 처분 단가는 주당 1만2769원이었다. 정 회장은 이로 인해 82억여원을 손에 쥐었다. 주가 상승 직전인 10월8일 종가가 주당 8240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9억원의 차익을 실현한 것이다. 정 회장의 주식 매도 사실이 11월14일 공개되자 당일 주가는 5.38% 급락했다. 정 회장의 행위는 개인투자자들의 비판을 샀다.

오를 때마다 주식 팔아 차익 챙긴 오너

희림의 주가 급등은 이 회사가 중동과 아프리카에 진출하며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소식이 원인이었다. 그러나 이 소식의 배경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사업이었다.

먼저 희림의 중동 관련 호재는 정부의 한국 기업 중동 진출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은 2022년 8월부터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친환경 미래 신도시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 참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1월3일 국토부가 발표한 ‘원팀 코리아'에 희림이 포함됐다. 11월3~4일 곧바로 희림 주가는 급등했다.

희림의 아프리카 관련 호재도 마찬가지였다. 2022년 10월27일 탄자니아 카심 마잘리와 총리가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만나 양국 간 개발 협력을 논의했다. 그런데 다음날인 10월28일 탄자니아 정부 대표단이 희림 본사에 방문했다. 10월31일 희림은 아프리카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수주전에 뛰어들겠다고 발표했다.

희림의 전·현 소유주는 윤석열이 대권 주자일 때 ‘윤석열 테마주’로도 세 차례 걸쳐 차익을 실현했다. 첫 번째는 윤석열이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1위라는 여론조사가 나온 2021년 4월 초였다. 이때 4800원대이던 희림의 주가는 4월21일 8970원으로 2배 가까이 폭등했다. 이날 정 회장 이전에 희림의 최대주주(창업주)이던 이아무개씨가 보유 주식 가운데 40만 주를 팔아 약 33억원을 거머쥐었다.

두 번째는 윤석열이 대권에 유리하다는 여론조사가 나오며 주가가 오른 같은 해 6월 초였다. 이때 희림의 주가는 1만1천원가량이었는데, 이씨는 주식 36만 주를 매도해 약 40억원을 현금화했다.

세 번째는 2022년 2월 중순 국민의힘 당내 대선 경선에서 맞붙은 유승민 전 의원 등이 윤석열을 지지하며 당선에 호재가 생겼던 때다. 당시 9천원대이던 희림 주가는 2월18일 1만1천원 이상으로 올랐다. 정 회장은 2월22~24일 지분 2.21%(30만7천 주)를 주당 약 1만1680원에 매각하며 35억9천만원을 챙겼다. 정 회장이 팔 때마다 주가는 5% 안팎 하락했다. 50억원 이상의 주가 차익을 실현한 정 회장은 주가가 하락한 2024년부터 4천~6천원대에 회사 주식을 다시 사들여 보유지분을 높이고 있다.

가덕도공항·세운4구역 설계는 수의계약

희림은 윤석열 정부에서 성공가도를 달렸다. 2021년 말 8357억원이던 수주잔고는 2022년 말 9370억원으로 늘었다. 수주잔고는 수주한 공사 중 이미 완료한 것을 뺀 향후 수행 공사를 말한다. 따놓은 일감이 많아 미래에 일거리가 충분하다는 의미다. 희림의 수주잔고는 이후 2023년 말에는 1조327억원, 2024년 말에는 1조1033억원을 나타냈다. 수주잔고가 윤석열 정부 들어 매년 1천억원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호실적을 거뒀다. 이를 바탕으로 매출은 2022년 2211억원→ 2023년 2287억원→ 2024년 2410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022년 101억원, 2023년 74억원, 2024년 153억원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희림의 성공가도는 관급공사 수주 증가에 영향을 받았다. 정진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조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희림의 관급공사 수주 내역을 보면,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인 2022년 5월부터 2024년 9월까지 희림이 수주한 정부 관련 공사는 1779억6546만원(33건)이었다. 이는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인 2019년 1월부터 2022년 4월까지 따낸 586억1822만원(36건)보다 3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특히 부산 가덕도신공항 여객터미널 설계용역(760억원), 서울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건축설계용역 등을 수의계약으로 수주했다.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회장. 희림 누리집 갈무리

정영균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 회장. 희림 누리집 갈무리


국외 수주 과정에서도 윤석열 정부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2023년 윤석열·검건희의 아랍에미리트, 미국, 베트남 순방길에 세 차례 동행했다. 국토부가 구성한 수주지원단인 ‘원팀 코리아’에도 2023년 3월 인도네시아 지원단, 2022년 11월 사우디 지원단에 포함됐다. 결과적으로 국외 수주에 정부의 역할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희림은 특히 윤석열 정부에서 특혜성 지원 논란이 일고 있는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도 수주 성과를 올렸다. EDCF는 개발도상국에 저리로 장기간 자금을 빌려주는 원조 정책이다. 한국수출입은행이 공적개발원조 명목으로 장기간 저리로 개발도상국에 돈을 대출해주고, 공공시설 등 건립 사업을 희림이 수주하는 구조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실이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 등을 보면 정부 인사가 희림 본사를 찾았던 탄자니아의 경우 희림이 탄자니아 잔지바르 빙구니병원과 훈련센터 사업(2023년) 등의 EDCF 타당성 조사 용역을 수주했다. 또 희림은 같은 방식으로 △케냐 나이로비 지능형 교통망 구축 및 교차로 개선 사업(2022년) △우즈베키스탄 화학 연구개발(R&D) 센터 건립 사업(2022년) △모잠비크 베이라 및 펨바 국제공항 현대화 사업(2024년) 등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교 본부장, 건진에게 “희림 대표도 뵙자”

희림이 EDCF에 관여된 대목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결과에도 나타난다. 앞서 특검은 통일교 고위 간부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캄보디아 공적원조를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건희씨에게 명품 가방과 목걸이를 건넨 것으로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목걸이를 건넨 윤 전 본부장이 전씨에게 사업과 관련해 “희림 대표도 같이 한번 뵙겠다”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희림 쪽은 윤석열 정부 시기 특혜 수주와 오너의 주가 차익 등 각종 논란에 대한 한겨레21의 질의에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채윤태 기자 chai@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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