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외국인을 한국 대학에서 교육해 요양보호사로 키운다.’
정부가 2025년 8월 발표한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대학’(요양대학) 정책을 한마디로 설명한 것입니다. 동남아시아 등 개발도상국 젊은이들을 한국의 요양대학에서 교육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게 한 뒤 요양원에 취업시켜 부족한 ‘돌봄 인력’을 메우겠단 내용입니다. 그렇게 2026년 3월 요양대학 21곳(전문대 18곳·일반대 3곳)이 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낸 보도자료를 보자마자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국 젊은 사람들도 꺼리는 일을 외국인 20대 유학생들이 할 수 있을까? 게다가 대학까지 졸업한 뒤에?’ 한국의 요양보호사는 저임금을 받고 치매 노인을 돌보는 등 고강도 노동을 합니다. 젊은층은 이 일을 꺼립니다. 한국의 많은 필수노동이 그런 것처럼, 이 일도 주로 경력이 단절된 중장년 여성이 맡습니다. 한국 요양보호사의 평균나이가 63.1살인 이유입니다.
제 의문은 요양대학 재학생들을 만나면서 ‘잘못됐다’는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학생들은 “ 한국 대학에 왜 왔냐”는 질문에 “비티에스(BTS)를 좋아한다”거나 “이도현 배우가 좋다”는 엉뚱한 답을 했습니다. 간호학과인 줄 알고 왔는데 도착하고 나서야 요양대학이란 사실을 알게 된 학생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속았다’는 걸 알아도 고향으로 쉽게 돌아가지 못합니다. 비자 알선 비용과 대학 등록금·학비, 기숙사비, 생활비 등 이미 1천여만원의 빚을 지고 한국에 왔으니 적어도 그 돈은 벌고 가야 하는 탓입니다.
요양대학 선정 당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요양보호사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안정적’이란 말 뒤엔 숨은 뜻이 있습니다. 요양보호사 국가 자격증을 취득하려면 한국어 능력을 갖추는 건 물론 이론·실습(320시간 이상)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기간에 합법적으로 체류하려면 유학(D-2) 비자 외엔 별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난을 겪는 대학 입장에서도 요양대학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외국인이 요양보호사로 일할 수 있는 거 아니냐”고 말하기엔 이들이 처한 상황이 너무 가혹합니다.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상황에서 빚과 비자에 묶인 채, 요양보호사가 되는 길만 바라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2년 혹은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 요양보호사들은 어떤 현실을 마주하게 될까요? 제1621호에 실을 예정인 기획 2회에서는 일을 그만뒀거나 어렵게 버티고 있는 외국인 요양보호사들의 이야기를 통해 요양대학 재학생들이 마주할 미래를 짚어봅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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