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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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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 둔덕 콘크리트 상판 30㎝라던 국토부, 재보니 65㎝더라”

참사 유가족들, 자체 조사에 매진하는 이유는?
등록 2026-01-01 21:50 수정 2026-01-02 15:42


“아직도 콘크리트 둔덕 상판 두께가 30㎝라고 보도되고 있어요. 제가 실측해보니 65㎝였는데도요.”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건축사 이준화씨가 2025년 12월25일 말했습니다. 그는 국토교통부를 신뢰하지 않습니다. 2024년 12월29일 발생한 참사로 179명이 사망한 이후 1년이 흘렀지만, 국토부와 그 산하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가 아직 ‘로컬라이저(방위각 시설) 둔덕이 사고에 미친 영향’에 대한 연구용역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죠. 이씨는 콘크리트 둔덕을 실측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자체 조사에 매진해왔습니다.

“사고 원인은 복합적이에요.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에 조종사 실수도 있었을 수 있고, 기체 결함도 있었을 수 있고요. 그런데 일단 조종사가 가장 안전한 구역인 활주로 중간에 비상착륙했잖아요. 가장 안전해야 할 공간에 가장 위험한 시설(콘크리트 둔덕)이 있었어요. 그게 없었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어요.”

이씨가 작성한 규정 위반 타임라인 보고서는 이렇습니다. △1999년 10월 무안공항 건설공사 실시설계 보고서 내 규정 위반 △2007년 무안공항 준공도면 내 규정 위반 △2023년 12월 무안공항 계기착륙시설 개량사업 실시설계도면 내 규정 위반 등입니다. 안테나의 기초 및 구조물은 충돌시 항공기에 치명적 손상을 입힐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야 한다는 제언, 활주로 종단안전구역의 경사도는 가능한 한 완만해야 한다는 제언도 무시됐습니다. 오히려 둔덕 기초는 보강됐고 65㎝에 이르는 철근 콘크리트 상판이 추가됐습니다.

국토부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먼저 유가족의 이야기를 들어줬습니다. 2025년 12월23일 “참사는 항공안전 시스템의 붕괴, 감독기관의 무사안일주의, 이익 중심의 항공 카르텔이 빚은 예고된 재앙이었다”며 유가족협의회가 신청한 ‘무안국제공항 방위각 제공시설 설치 부당’ 민원에 대해 시정 권고 결정을 내린 겁니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12월22일 출범하면서 2026년 1월30일까지 활동하게 됐습니다. 유가족들은 말합니다. 참사 원인을 밝히기 위해선 언론과 국민의 관심이 필요하다고요. 12월30일 유가족들은 국회를 향해 “국토부 소속 사조위가 국무총리실로 하루빨리 이관될 수 있도록 항공철도사고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겨레21도 유가족들 옆에 서 있겠습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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