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월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40차 공판에 참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직접 발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혐오와 차별을 당연시하고 방치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2024년 12월3일 밤 전 국민이 지켜봤다. 윤석열이 대통령 재임 2년7개월 내내 노동조합, 중국인 등 특정 집단을 ‘반국가세력’이라고 비난한 것은 얼빠진 술주정이 아니었다. 군·경찰·국가정보원을 동원했다. 국회의사당에 들어서려는 국회의원을 체포하려 했다. 일부 정치인을 “처단”(사살)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혐오가 광기와 뒤섞여 폭력으로 이어진다는 ‘혐오 피라미드 이론’을 윤석열은 현실에서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편향→편견→차별→폭력에 이은 마지막 단계는 집단살해(제노사이드)다.
2025년 4월17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파면 선고 13일 뒤였다. 서울 광진구 중국상점 밀집지역에서 벌어진 이른바 ‘건대 난동’에선 “짱×(중국인 비하 발언)·북괴·빨갱이를 죽이자” 등과 같은 끔찍한 노래가 흘러나왔다. 2013년 시작된 일본 내 코리아타운 ‘혐한 난동’에서 “한국인을 죽이자, 박멸하자”는 구호가 나왔던 것과 같았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은 “혐오는 ‘나도 취업이 안 되는데 이주민이 왜 여기 있어? 없었으면 좋겠어’ ‘노인이나 장애인은 내가 부양해야 할 사람들이잖아. 없었으면 좋겠어’ 같은 생각처럼 특정 소수자집단에 대해 이 세상에 없어도 된다고 말하는 우생학적 접근”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광기가 일상화하는데 이를 막을 방파제인 차별금지법 제정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어떤 집단 간의 갈등의 문제가 아니라 불평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공학적 계산으로 혐오를 방치하는 정치권과 달리 시민들의 우정과 연대는 성숙해가고 있다. 2025년 7월11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중국동포 밀집 거주 지역에서 ‘혐중’ 집회가 열렸다. 이틀 만에 이에 대항하는 단체 69곳이 모였다. 중국동포 등 이주민 당사자들이 정주민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어 혐오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혐오와 차별 대신 우정과 사랑을'이라고 쓰인 손팻말을 치켜들었다.
혐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은 혐오·차별을 조장하는 사회구조를 확인하고 고쳐나가는 길이기도 하다. 대림권 한 중학교에서 5년간 근무한 뒤 떠난 한채민 교사는 2년 만에 자원해서 다시 대림권으로 돌아왔다. “돌아보니 대림권 학교에선 교사가 정말 해야 할 일을 했던 거 같더라고요. 학생들이 이 사회를 어떻게 살아갈지를 가르쳤죠. 그런데 새로 부임한 학교에선 학생들을 경쟁이나 입시 환경에 편입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 싶더라고요.”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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