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그들만의 ‘코스피 6000’이 되지 않으려면

등록 2026-02-20 14:08 수정 2026-02-26 07:59
2026년 2월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026년 2월1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 5000 시대, 활황 속에 많은 사람이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둘러 증권계좌를 만들거나 새로운 상품에 투자하려는 이가 늘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의 증권사 지점 방문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고위험 상품에 대한 문의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청년층도 관심이 많습니다. 일해서 버는 소득으로는 주식 차익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인식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해도 답이 없는” 현실에 주식시장의 문을 두드립니다. 투자할 자금이 부족한 이들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발만 동동 구릅니다. 주식으로 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들으며 박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저마다 사연은 다르지만, 활황으로 큰 수익을 올린 이를 제외하면 코스피 5000 시대를 바라보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홀로 증시 활황의 흐름에 뒤처져 ‘벼락거지’가 될지 모른다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나만 제외될까 두려운 심리) 현상입니다.

이 불안감에는 두 가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주식시장은 활황인데도 실물·내수경제는 침체돼 있다는 점입니다. 2026년 1월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한국의 2025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속보치)였습니다. 2024년(2.0%)의 절반 수준인데다, 2025년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직전 분기 대비)도 -0.3%로 역성장했습니다.

둘째, 주식시장이 활황일 때 부유층이 더 많은 이익을 얻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2025년 기준 소득 상위 20% 가구의 78.4%가 주식계좌를 보유했지만, 하위 50% 가구는 14.1%만 계좌를 갖고 있습니다. 2024년 기준 순자산 하위 10% 가구의 주식·펀드·채권 투자액은 26만원인데 상위 10% 가구의 보유액은 1억2430만원으로 격차가 큽니다.

코스피 5000 시대의 과제는 이런 불안감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부동산 규제와 증시 관련 세제 개편, 상법 개정 등으로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그러나 단순한 주가 상승에 그쳐서는 안 됩니다. 자금이 기업의 설비·연구개발 투자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고용과 소득 증가로 연결되는 ‘생산적 금융’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논의도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이익에 책임이 따른다는 규칙을 만들어 주식시장을 공정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나아가 자본시장에 쌓인 부가 사회안전망과 연결되는 방안도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식시장이 ‘단기 차익을 내는 공간’을 넘어 공동 성장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한겨레 저널리즘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