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유튜브 채널 ‘숀 라이언 쇼’에서 서늘한 영상을 봤습니다. 메타의 최고 인공지능(AI) 책임자인 알렉산더 왕이 2025년 6월 한 인터뷰인데요. 그는 “뉴럴링크 같은 뇌–컴퓨터 연결 기술이 완벽해질 때까지 아이 갖기를 미루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다름 아닌 ‘지능’입니다. 그는 뇌가 유연하게 변하는 유아기에 뇌에 칩을 심어야 AI를 자기 몸처럼 다룰 수 있다고 예측합니다. 태어날 때부터 칩을 이식받은 세대와 뒤늦게 칩을 심은 어른들 사이에 압도적인 능력치 격차가 벌어질 것이란 시각이죠.
이 공상이 얼마나 빨리 현실화할지, 또 실현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런 세상이 온다면, 노동시장에서 인간의 도구적 가치는 상당히 분화하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칩을 이식받은 자, 어른이 돼서 칩을 이식받은 자, 어른이 돼서도 칩을 이식받지 못한 자 따위로 말입니다. 가질 수 있는 직업, 재화의 분배도 현격히 차이 나겠죠?(물론 AI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말입니다.)
이 인터뷰에 일부 누리꾼은 경악해 “미쳤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인간을 지능에 따라 등급이 매겨지는 도구적 존재로 바라보는 데서 오는 불쾌감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봅니다. 불쾌감을 걷어내고 ‘칩’의 자리에 ‘선천적 지능’이란 단어를 대신 넣는다면, 사실 이런 접근법은 이미 우리 사회에 익숙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회는 측정 가능한 지능으로 사람을 나누고, 지능에 따라 직업과 재화를 배분하고, 심지어 기본권인 주거권마저 차등 배분하고 있습니다.
‘시설장 성폭력’으로 시끄러운 색동원 사건이 대표적이지요. 한겨레21은 제1602호 표지이야기에서 색동원에 살던 발달장애인 김자은(가명)씨를 만났습니다. 김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지능을 가진 무연고자인데요.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여러 시설에 ‘인수’되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스스로 밥을 하고 빨래를 하고 글을 쓸 수 있지만 자립 의사를 물어본 사람은 없었죠. 지능이 사회의 다수보다 낮다는 이유로 ‘주거의 자유’가 주어지지 않은 겁니다. 심지어 도심에서 떨어진 폐쇄적 환경은 그를 비롯한 동료들이 성폭력을 경험하게 만들었습니다.
지능을 이유로 어떤 사람을 지역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시설에서 살도록 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라면, 색동원 사건의 악마는 단순히 시설장만이 아닙니다. 장애인 시설 거주자들을 학대한 시설 관계자 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려온 사법부, ‘탈시설 지원법’이 발의(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의원)돼 있지만 무관심한 입법부, 2041년까지 ‘탈시설 자립지원 로드맵’을 이미 수행 중이라는 행정부, 무엇보다 소수자의 삶에 무감한 우리에게 책임이 있겠지요.
세상은 2041년이면 중증장애인 주거권이 지금보다 나아질 거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김씨의 나이는 그때쯤 70살을 바라보게 됩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탈시설 로드맵이 “혼자 이쁜 집 해갖고” 살아보고 싶다는 김씨 같은 이들의 시선에서 어떻게 보일지 궁금합니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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