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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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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 전환’ 재추진, 동덕여대 혼돈 속으로

재학생들은 공론화위의 결정에 반발
등록 2025-12-04 22:07 수정 2025-12-05 17:11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2024년 11월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학교 본관 앞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과 점퍼를 벗어놓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2024년 11월12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학교 본관 앞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며 과 점퍼를 벗어놓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동덕여대가 2029년부터 남녀공학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동덕여대는 2024년 11월 남녀공학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재학생과 졸업생의 반발에 부딪힌 바 있어 이번 결정을 두고도 상당한 마찰이 예상된다.

김명애 동덕여대 총장은 2025년 12월3일 입장문을 내어 “(남녀공학) 전환 이행 시점을 현 재학생이 졸업하는 2029년으로 계획해 입학 당시 기대했던 여자대학으로서의 학업 환경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학생·교수·교직원·동문 등으로 구성된 공학전환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는 12월2일 표결에서 ‘공학 전환’ 안에 75%가 찬성해 기준(3분의 2 이상 찬성)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학교 쪽은 공론화위의 권고를 바탕으로 향후 구성원 설명회, 대학발전추진위원회, 교무위원회, 대학평의원회 등과 논의를 거쳐 최종 방침을 확정할 예정이다. 김 총장은 “재학생들의 반대와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도 “이제는 창학정신을 발전적으로 계승하며 시대 변화에 부합하는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재학생들은 공론화위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학교 구성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총학생회 쪽은 김 총장의 입장문이 나온 뒤 공학 전환에 따른 의견을 묻는 학생 총투표를 시행했다.

학교와 학생회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김 총장이 교비 횡령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2025년 12월4일 김 총장을 학교 법률 자문·소송 비용에 교비를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여성의당이 2024년 12월 김 총장 등 학교 임직원을 교비 횡령으로 고발한 지 1년 만이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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