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부정선거 음모론 유통의 왕, 윤석열

[2023년 1월~2025년 2월 부정선거 관련 유튜브 채널 분석] 국정원 보안점검·계엄군 선관위 투입·12·12 담화 ‘세 번의 변곡점’… 박선원 의원 “대통령, 국정원 ‘선관위 보고서’ 개입”
등록 2025-02-22 16:40 수정 2025-03-06 13:22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2월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해커가 인터넷에서 내부망까지 침입할 수 있었다.”(백종욱 당시 국가정보원 3차장)

2023년 10월10일 국가정보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국정원이 특정 기관에 대한 보안 점검 결과를 공개한 이례적 순간이었다. 국정원의 발표는 ‘해커가 선관위의 보안망을 가볍게 뚫을 수 있다’고 읽힐 만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통합선거인명부시스템’에는 인터넷을 통해 선관위 내부망으로 침투할 수 있는 허점이 존재하고, 접속 권한 및 계정 관리도 부실하여 해킹이 가능하다” “해커가 대리 투표하더라도 확인이 되지 않는 문제점을 발견” “해커가 개표 결과값을 변경할 수 있다”는 등의 문장이 그랬다. 이 발표는 주요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광고

2023년 10월10일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보도자료. 국가정보원 누리집 갈무리

2023년 10월10일 국가정보원이 발표한 보도자료. 국가정보원 누리집 갈무리


국정원, 보안시스템 해제하고 ‘모의 해킹’

국정원의 발표는 맥락이 제거된 채 이뤄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선관위 실무자의 말을 종합하면, 국정원은 2023년 7월부터 보안 점검을 실시하며 선관위로부터 서버 접속 계정·권한·주소·취약점 정보를 모두 받았다. 이후 해커인 것처럼 침투해보는 ‘모의 해킹’을 진행했다. 그러니까 집주인에게 집이 어디에 있고, 현관문 비밀번호는 무엇이며, 어디에 귀중품이 있는지 모두 듣고 난 뒤 이 집이 도둑 침입에 얼마나 취약한지 점검한 셈이다. 여기까지는 국정원도 인정하는 사안이다.

선관위의 설명을 들어보면, 국정원은 이런 조건에서도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려다 실패한 뒤 선관위에 보안시스템까지 해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보안 점검을 나온) 국정원이 사전협의가 없는 상황에서 불법 프로그램을 설치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보안시스템에서 불법 프로그램이 잡히니까 당연히 그 프로그램을 지웠어요. 이후 국정원에서는 항의 비슷하게 (보안시스템을 해제하고, 그 불법 프로그램을 삭제하지 말라고) 협조 요청을 했죠. 나중에 보니 그 프로그램이 해킹 프로그램이더라고요.” 선관위 실무자가 말했다.

국정원은 보안 점검 결과 발표 전 최종 보도자료 내용을 두고도 선관위와 견해차를 보였다. 선관위는 ‘모의 해킹’이 어떤 조건에서 이뤄졌는지 밝히자고 했지만, 국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한다. 국정원 쪽은 이와 관련한 한겨레21의 질의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다만 부인하지도 않았다. 선관위 보안자문위원장인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정원이 해킹 도구를 홈페이지에 심어서 (선관위 서버를) 뚫고 들어갔다고 하는데, 사실 보안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으면 탐지해서 삭제 조치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김 교수는 국정원의 보안 점검 때 일부 취약점이 발견되긴 했으나, 이 역시 국정원과 자문위원들의 확인을 거쳐 곧 보완 조처됐다고 설명했다. 즉, 이후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이 치러질 때는 취약점이 개선된 상태였다는 얘기다.

광고

 

하지만 국정원의 보안 점검 결과 발표는 우파 유튜브 채널을 중심으로 ‘선관위가 해킹이 가능한 곳이다’ ‘대리인이 접속해서 투표할 수 있다’ ‘국정원이 부정선거 증거 밝혔다’ 등과 같은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변질하며 급속도로 퍼졌다. 한겨레21 취재팀은 부정선거 음모론의 유통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구글·유튜브 고급 검색 기능을 활용해 국정원의 2023년 10월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 발표가 어떻게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커져나갔는지 들여다봤다. 이를 위해 먼저 2023년 1월부터 2025년 2월17일까지 약 2년 동안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과 관련한 내용(점검 전 보안 점검 필요성 다룬 영상도 포함)을 부정선거와 결부한 유튜브 채널 영상들을 수집했고, 주로 우파 유튜버들이 업로드한 100여 건의 영상이 집계됐다. 이 가운데 조회수가 5천 뷰 이상인 것을 추렸더니 모두 58개가 수집됐다.

2023년 1월~2025년 2월17일 부정선거론 재생산한 조회수 5만 이상 유튜브 방송들. 원 크기는 조회수 

2023년 1월~2025년 2월17일 부정선거론 재생산한 조회수 5만 이상 유튜브 방송들. 원 크기는 조회수 


 

광고

국정원이 차린 밥상, 우파 유튜버가 떠먹고

‘진성호방송’(구독자 188만 명), ‘성창경TV’(112만 명), ‘이봉규TV’(97만 명), ‘가로세로연구소’(90만 명) 등의 우파 유튜브 채널에서 부정선거 음모론이 가장 많이 다뤄진 건 2023년 10월이었다. 시작은 2023년 10월6일치 ‘뻥 뚫려 있는 선관위 보안망’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1면 기사였다. 조선일보는 이 보도에서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국정원이 2023년 5월부터 선관위에 대한 보안 점검을 실시한 결과 ‘선관위의 선거 업무 관련 내부 시스템이 북한 등 적대 세력의 해킹 공격에 취약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 수준의 보안 상태로는 언제든 한국 정치에 개입하려는 세력의 해킹 공격에 당할 우려가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보도했다. ‘진성호방송’은 이 보도를 바탕으로 10월9일 ‘국정원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 조작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내보냈고, 이 영상은 2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후 국정원이 10월10일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를 공식 발표했고, 같은 날 ‘가로세로연구소’가 국정원 발표를 소개하면서 2020년 제21대 총선 이후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해온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인터뷰했다. 이 영상 조회수는 7만 회를 기록했다. 황 전 총리는 이 방송에서 “부정선거의 실체가 드러났으니, 이것을 고치는 노력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안 취약점이 있다”는 발표가 “선거 부정이 드러났다”로 이어지는 논리 비약이 이뤄진 셈이다. 백종욱 국정원 3차장조차 브리핑에서 “점검 결과를 과거 제기된 선거 의혹과 단순 결부시키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고, 조선일보 역시 “이전 선거 과정에서 선관위 내부망과 장비가 북한이나 중국의 해킹에 뚫렸다는 정황은 현재로서 발견되지 않았다”는 전제를 거론했으나, 유튜브 채널에선 이런 전제를 고려하지 않은 주장을 지속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은 점점 ‘부정선거의 증거’로 변모했다. 구독자가 2만여 명인 ‘닥터브레인 김일권’ 유튜브에서도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 이슈를 다뤘는데, 영상 제목부터가 ‘충격적인 선거조작과 해킹의 증거’다. 10월28일 업로드된 이 영상은 15만3천여 명이 시청했다.

이후 제22대 총선을 앞둔 2024년 1월까지 부정선거 음모론을 담은 우파 유튜브 영상 가운데 조회수가 5만 회 이상인 영상이 7건이나 됐다. 이런 조회수가 이어진 것은 부정선거 음모론자에게 국정원의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는 새로 업데이트된 ‘최신 정보’였던 탓이 크다. 그 전까지는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020년 4월 제21대 총선 직후 부정투표 용지의 투표함 투입 가능성을 두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제기하고, 제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였던 황교안 전 총리가 이를 확산한 것이 전부였다. 게다가 이들의 주장은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20년 제기한 선거무효소송 126건(소 취하 제외)은 2020년 4월~2023년 8월 모두 기각·각하 됐다. 이렇게 법원에서 기존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정당한 상태였는데, 조선일보라는 언론사와 국정원이라는 국가기관이 공식 발표로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에게 새로운 땔감을 제공한 것이다.

 

선관위에 계엄군 투입하자 음모론도 ‘확산’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부정선거 음모론은 변방에 머물렀다. 그런데 2024년 12월3일 대통령 윤석열이 위헌적인 계엄령 선포로 내란을 일으킨 뒤 선관위에 계엄군을 투입한 이유가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부정선거 음모론은 본격적으로 중앙 정치 무대로 발걸음을 옮겨 왔다. 12월6일 ‘성창경TV’가 ‘작년(2023년) 7월 선관위 서버 포렌식에서 밝혀냈다. 윤 대통령에 직보, 압색(압수수색) 영장 필요 없는 계엄에서 (부정선거) 증거 확보’라는 제목으로 올린 유튜브 영상은 29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구독자 58만여 명인 ‘서정욱TV’가 12월10일 ‘구멍 숭숭 선관위, 북한해커 흔적도! 부정선거 자료확보는 내란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유튜브 영상은 49만6천여 회의 조회수를 나타냈다.

특히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이 12월12일 대국민 담화에서 국정원의 2023년 10월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와 부정선거 음모론을 거론하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커졌다. 윤석열은 당시 “시스템 장비 일부분만 점검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며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하였고 방화벽도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이 선관위로부터 서버 접속 계정·권한·주소·취약점 정보 등을 모두 파악한 뒤 ‘모의 해킹’을 시도했고, 그마저도 실패해 선관위에 보안시스템까지 해제까지 요청했던 맥락은 모두 소거된 내용으로, 우파 유튜버들의 주장이 그대로 대통령의 입을 통해 전 국민의 귀로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후 우파 유튜버들은 더욱 가열차게 부정선거 음모론을 유포했다. 구독자 151만 명인 ‘신인균의 국방TV’는 12월13일 영상에서 “(해킹을 해봤는데) 쑥 들어가지더라”라고 말하며 윤석열의 주장과 궤를 같이하는 발언을 했다. 구독자 79만여 명인 ‘그라운드씨’ 역시 윤석열의 대국민 담화를 지지하며 선관위 보안 관련 부정선거론을 설파했다.

그러면서 12·3 내란 이후 ‘선관위 해킹 부정선거론’ 영상 조회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2024년 12월3일부터 2025년 2월17일까지 조회수 5만 회 이상을 기록한 관련 영상은 26개에 달했다. 2023년 10월 국정원의 발표 때부터 4개월 동안 5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7개였음을 고려하면, 짧은 기간에 대폭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특히 내란 발생이 한 달이 지난 상태에서도 이 부정선거 음모론은 가라앉지 않았다. 유명인이나 사건 관계 당사자가 한번 주장을 반복하면 다시 끓어오르는 형국이 이어지는 것이다. 2025년 1월19일 스타강사 전한길씨가 올린 유튜브 영상도 이런 기점이 됐다. 구독자가 126만 명에 이르는 ‘꽃보다전한길’ 채널에 전씨가 올린 ‘대한민국 혼란 선관위가 초래했다’ 영상은 ‘선관위 해킹 부정선거론’ 영상 가운데 가장 많은 369만 명이 시청했다. 전씨는 이 영상에서 ‘보안 점검’을 언급하며 “(부정선거가 없다고) 믿어달라면 누가 믿겠느냐”라면서 선관위를 비판했다.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2025년 2월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2025년 2월11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7차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최근에 불씨를 키운 건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이다. 백 전 차장은 2월11일 윤석열의 탄핵심판 7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외부에서 인터넷망을 이용해 (선관위) 업무망으로 침투할 수 있다”는, 2023년 10월 선관위 보안 점검 결과 발표 때와 같은 말을 반복했다. 역시 맥락이 소거된 이 발언은 구독자 27만 명에 이르는 우파 유튜브 채널 ‘광화문85’에 소개됐다. 특히 이 채널은 ‘국정원 3차장 선관위 간첩 99% 달한다’는 섬네일을 만들어 올렸다. 이 영상은 19만4천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렇게 백 전 차장의 헌재 출석 당일 그의 주장을 담은 우파 유튜브 채널의 부정선거 음모론 영상 가운데 조회수 5만 회를 넘긴 영상이 7개나 됐다.

헌법재판소에서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증언한 날 업로드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유튜브. ‘광화문85’ 갈무리

헌법재판소에서 백종욱 전 국가정보원 3차장이 증언한 날 업로드된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유튜브. ‘광화문85’ 갈무리


부정선거론 뿌리 된 국정원 점검의 전말

이렇게 12·3 내란 이후 부정선거 음모론의 뿌리가 된 국정원의 2023년 7~9월 선관위 보안 점검은 어떤 계기로 이뤄진 걸까. 시작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인 2022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는 이때 다른 정부 기관처럼 선관위에 업무 보고를 요구했다. 그런데 선관위는 헌법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업무 보고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와 선관위의 불편한 관계가 시작됐다.

이듬해인 2023년 5월 선관위 고위직 공무원들이 자녀를 부정 채용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선 관위는 김세환 전 사무총장과 송봉섭 전 선관위 차장 등 고위직 4명을 자체 조사해 수사 의뢰했다. 이 4명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 이후 선관위는 대대적으로 감사원 감사와 국민권익위원회의 현장조사 요구를 받게 됐고, 동시에 정부와 여당, 국정원으로부터 보안 점검 필요성에 대한 압력도 받게 됐다. 행정안전부와 국정원이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선관위에 보안 점검 요청을 했지만, 선관위는 여전히 선거개입 우려 등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자 중앙일보가 2023년 5월3일 여권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선관위, 북 해킹 공격받고도 국정원의 보안점검 권고 거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에서 선관위 관계자는 “북한발 해킹 메일 수신과 악성코드 감염을 국정원으로부터 통보받은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도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이 성명을 통해 “선관위는 오로지 헌법기관이라는 점만 앞세워 보안 점검 요청을 거부하고 외부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취약하게 방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선관위가 결국 보안 점검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국정원이 2023년 7월부터 선관위에 사상 첫 보안 점검을 하게 된 것이다. 국정원 직원 15명을 포함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선관위 직원까지 30여 명이 2023년 7월부터 9월까지 12주 동안 대규모 보안 점검을 실시했다. 이를 두고 장유식 변호사(전 국정원 개혁발전위 위원)는 “대통령 직속의 비밀 정보기관이 공공기관을 점검하는 것 자체에 문제 소지가 있다”며 “부정선거의 어떤 실마리라도 찾기 위해서 보안 점검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선관위 모의 해킹 가능’ 발표 과정도 의혹투성이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말을 종합하면, 국정원의 보안 점검 발표는 애초 2023년 10월6일 예정됐다가 10월10일로 미뤄졌다. 국정원 과학기술팀이 기술적인 점검에 대해 대통령실에 보고했는데, 대통령이 자료를 보고 내용이 미진하다고 격노해 2차 자료를 작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2차 자료는 국정원 비서팀에서 작성했다고 한다. 1차보다 단정적 표현이 들어간 채로 2차 자료가 만들어졌고, 이 내용이 그대로 최종 발표됐다는 게 박 의원실의 설명이다. 윤석열이 보안 점검과 발표에 깊게 관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보궐선거 전날 발표, 시점·내용 모두 의심”

발표 시점도 논란을 키웠다. 10월10일은 대통령 윤석열이 여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출마한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 전날이었다. 이 때문에 국정원 감시네트워크는 “보궐선거 전날 이뤄진 국정원의 일방적 발표는 국내 정치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한겨레21은 국정원에 해명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

결국 부정선거 음모론의 시작과 팽창, 그리고 끝에 모두 대통령 윤석열의 영향력이 깊숙이 개입돼 있다는 얘기다. 그리고 우리는 그런 윤석열이 위헌적인 계엄 선포로 내란을 일으킨 후과를 감당하며 살고 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채윤태 기자 chai@hani.co.kr·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기술지원 전종필

한겨레는 타협하지 않겠습니다
진실을 응원해 주세요

광고

4월3일부터 한겨레 로그인만 지원됩니다 기존에 작성하신 소셜 댓글 삭제 및 계정 관련 궁금한 점이 있다면, 라이브리로 연락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