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댓글을 부탁한다”며 2025년 10월21일 한겨레21 기사 링크를 올린 이지성 작가 유튜브 채널. 유튜브 갈무리
“댓글 부탁드립니다!”
이지성 작가가 2025년 10월2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정댓글에 이런 내용을 적었습니다. 함께 적힌 링크에는 한겨레21이 보도한 ‘탈북민 후원금은 ‘슈퍼맨’ 목사의 현금인출기다’(제1585호 참조) 기사가 걸려 있었습니다. 20년 동안 탈북민을 위한 모금 활동을 해온 ‘슈퍼맨’ 목사의 후원금 유용 의혹을 고발한 기사입니다.
이지성 작가는 2023년 발간한 책에서 슈퍼맨 목사를 ‘탈북민 구출의 영웅’으로 묘사했습니다. 이 작가의 ‘댓글 부탁’은 기사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달아달라는 ‘댓글 좌표 찍기’로 보입니다. 이 작가는 유튜브 방송을 하면서도 “기사가 허위”라며 의혹을 부정했습니다. 실제 포털에 전송된 한겨레21 기사에는 이 작가가 쓰는 특정 키워드가 담긴 부정적 댓글이 잇따라 달렸습니다.
이런 행태는 공론장을 왜곡할 수 있기에 그 자체로 문제가 있습니다. 다만 댓글에 달린 문제 제기의 신빙성 여부를 궁금해하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 다시 한번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증거가 없다”는 주장에 관해서입니다. 슈퍼맨 목사가 후원금을 유용한 정황은 여럿입니다. 먼저 슈퍼맨 목사와 오래 함께 일한 탈북 브로커 황지성씨가 그에게 돈 300만원을 돌려준 사진이 있습니다. 이 300만원이 슈퍼맨 목사가 황씨에게 준 뒤 다시 돌려받은 리베이트임을 뒷받침하는 녹취와 메모가 존재합니다. 황씨는 같은 취지로 돈을 돌려주는 다른 현금 봉투 사진도 제시합니다. 슈퍼맨 목사는 한겨레21과 만나 황씨에게 줬던 돈을 돌려받은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다만 그 용처가 탈북민을 위한 것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허위 영수증에 대한 자료도 있습니다. 황씨가 목사에게 수천만원어치 후원금 영수증 증빙을 보낸 메시지가 남아 있는 겁니다.
“1명 제보자 이야기만 듣고 기사를 썼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닙니다. 황씨 한 명에게서만 이야기를 들은 건 아닙니다. 열명 이상의 탈북민, 북한선교단체 관계자, 탈북 브로커를 취재했습니다. 한겨레21과 만난 한 관계자는 직접 경험한 슈퍼맨 목사의 후원금 유용 의혹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슈퍼맨 목사는 이러한 자료를 제시하자 “1원도 남긴 적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탈북민에게 헌신해온 목사에게 왜 돌을 던지느냐”는 주장은 한 번쯤 고려해볼 만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후원금은 탈북민과 탈북민을 위해 헌신하는 이들을 위해 정당한 목적으로 온전히 쓰여야 합니다. 탈북민을 조력해온 유명인이라고 해도, 후원금 용처가 불분명해서는 안 됩니다. 분명하지 않은 이유로 큰돈을 빼서 원하는 곳에 쓸 수 있다면, 언제든 유용 사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후원자와 탈북민을 위해서라도 자금 집행은 투명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한겨레21은 ‘탈북 비즈니스’와 관련한 취재를 이어가보려 합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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