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0월27일 서울광장 일대에서 개신교계 임의 단체인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가 차별금지법 반대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기독교인이 하느님의 말씀으로 여기는 성경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보듬는 하느님의 사랑이 핵심이다. 이웃을 차별하고 배제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이 아니다. 성경의 가르침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 개신교의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 교단은 성소수자 이웃을 혐오하고 있다. 주거, 보건의료, 고용, 교육, 행정·사법절차 등 모든 생활 영역에서 성별, 나이, 인종, 성 정체성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그리고 동성부부의 법률혼 인정(혼인평등)을 막겠다며 대규모 집회까지 연다.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가 2024년 10월27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여의도에서 연 연합예배가 그랬다. 한국 정부와 서울시는 이런 혐오에 침묵했다.
주한 외국 대사들은 달랐다. 주한 유럽연합대표부와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독일 등 28개국 주한 대사관은 2024년 11월6일 ‘성소수자의 권리 보호 및 증진에 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 내용 일부를 아래와 같이 옮긴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괴롭힘, 폭력 및 혐오는 우리 국가들 내에서 또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실재한다. (…) 전세계 차별과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 우리는, 표현의 자유 및 결사의 자유 등을 포함한 성소수자의 모든 인권을 존중하고, 혐오 발언과 증오 범죄로부터 성소수자를 보호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재확인한다. 우리는 협력국들이 성소수자 권리를 제한하는 법적 조치를 철폐할 뿐 아니라, 호모포비아(동성애 혐오), 바이포비아(양성애 혐오), 트랜스포비아(트랜스젠더 혐오) 등을 포함, 성소수자에 대한 모든 형태의 차별과 폭력에 반대하는 정책을 채택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 말을 한국 국회가, 정부가, 법원이 실천하는 날이 언제쯤 올까.
오세진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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