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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노조 입 막는 ‘이재명 노동부’

노란봉투법 취지 훼손하는 시행령에 곳곳 농성 반발
등록 2026-01-09 16:57 수정 2026-01-10 08:57
2026년 1월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비정규직 당사자 의견서 제출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제공

2026년 1월6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열린 ‘비정규직 당사자 의견서 제출 및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 제공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3조 개정안)을 통해 하청 노조가 어렵게 얻어낸 원청과의 교섭권이 정부 시행령으로 좌초될 위기에 놓이자 노동계가 입법 저지 총공세에 나섰다.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노숙 농성을 시작했고 청와대와 고용노동부에 각각 1365개 노조의 시행령 폐기 촉구 의견서와 3327명의 시민 서명도 전달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조건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원청과 교섭하도록 보장하는 법으로 2025년 8월24일 국회를 통과했다. 원청 사용자가 하청 노동자를 불법파견 받으면서도 하청 노조와의 교섭은 피하자 법적 사용자 정의를 원청까지 넓힌 것이다. 앞서 현대제철 하청 노조와 씨제이(CJ)대한통운 하청 노조 등도 수년에 걸쳐 소송한 끝에 원청 노조만이 아니라 하청 노조도 원청과 교섭할 수 있음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만든 시행령 초안은 또다시 노조끼리 교섭권을 강제 통합하는 ‘창구 단일화’ 구조다. 하청 노조가 원청과 마주 앉으려면 원청 노조는 물론 사내의 다른 하청 노조와 창구 단일화를 해야 한다. 노조 간 세력 다툼은 물론 사용자가 친사 노조를 포섭해 길들일 위험을 초래한다.

민주노총은 2026년 1월7일 1365개 사업장의 노조 명의로 시행령 반대 의견서를 작성해 청와대로 보냈다. 비정규직 노조를 대표하는 ‘비정규직이제그만공동투쟁’은 2025년 12월29일부터 서울고용노동청 안에서 무기한 농성 중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도 시행령 폐기를 요구하며 1월7일부터 철야 노숙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시행령은 교섭 단위 분리 기준을 나열하는 데 그쳐 결국 하청 노조가 교섭권을 얻기 위해 거쳐야 할 관문만 늘어나고, 자율 교섭을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동부는 교섭 단위를 더 쉽게 분리하도록 시행령을 손보겠다면서도 창구 단일화는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노동부 고위 관계자는 “원청 사업장 단위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고 1월6일 한겨레에 밝혔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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