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하고 소주 한잔. 4천원만 내면 식당에서 알딸딸하게 취하던 때가 있었다. 이제 식당에서 파는 소주 한 병의 가격이 적게는 5천원에서 많게는 6천원까지 오를 거라는 말이 나온다. 소주의 원료인 주정(에탄올) 가격이 2022년 2월14일 10년 만에 7.8% 올랐기 때문이다. 2012년에도 주정 가격이 오르자 대부분 업체가 소주 가격을 올렸다.
일하며 마시는 커피는 이미 가격이 올랐다. 베트남에선 이상기후로 커피 생산량이 줄었다. 코로나19로 커피농가에 봉쇄 조처가 내려진 곳도 있다. 에티오피아에선 내전이 확대돼 커피 생산에 악영향을 미쳤다. 원두 가격이 오르니 주요 커피 브랜드 회사들이 커피값을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1월13일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카푸치노 등의 가격을 400원씩 올렸다. 배고플 때 야식으로 먹던 맥도날드 햄버거도 2월17일 메뉴 가격을 100~300원씩 올렸다. 1년 만의 가격 상승이다. 2021년 말에는 롯데리아, 버거킹, 맘스터치 등이 메뉴 가격을 올렸다. 편의점에서 맥주 500㎖ 기준 ‘4캔에 1만원’이 1천원가량 더 비싸진 지 석 달이 채 안 된 상황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2022년 1월 한국의 소비자물가는 한 해 전보다 3.6% 올랐다. 한국은행 물가안정 목표(2%)를 크게 웃돈다. 한국만의 일은 아니다. 같은 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5% 올랐다. 40년 만에 가장 큰 오름세다. 코로나19 이후 시장에 풀린 돈(유동성), 공급망 차질과 에너지·원자재 가격 인상(공급 요인), 되살아난 소비와 임금 상승(수요 요인)이 고루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인들의 살림이 장바구니 물가로 실질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오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먹고 마셔 스트레스를 풀어야 할 텐데, 술도 커피도 햄버거도 다 가격이 오르고 있다.
이정규 1㎜씩 좋아지고픈 긍정형 인간
관심분야: 도시, 교육, 정치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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