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 해고 택배 노동자들이 2025년 1월15일 서울 역삼동 쿠팡 본사 앞에서 농성하고 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제공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인 대통령 윤석열이 체포돼 뉴스 누리를 뒤덮은 2025년 1월15일, 로켓보다 빨라야 하는 쿠팡 택배 노동자들은 영하의 날씨에 하늘을 이불 삼아 신진대사를 극소화할 수밖에 없는 밤샘 노숙농성을 시작했다. 그들의 고적한 한뎃잠은 윤석열의 왁자한 구치소 숙박과 겉으로는 무관해 보였다.
쿠팡 노동자들은 이날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원 판결에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해고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쿠팡을 강력히” 규탄했다. 같은 날 윤석열은 체포를 앞두고, 이미 두 차례 발부된 서울서부지법의 체포영장 자체가 불법이라는 ‘뇌피셜’을 카메라 앞에서 끝끝내 되뇌었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에스)는 2023년 7월 쿠팡 경기 고양 일산캠프에서 일하는 송정현 지회장 등에 대해 노조 소식지 배포 등 노조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쿠팡 캠프(지역별 배송센터) 출입을 제한했다. 윤석열 쪽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공조수사본부(공수본)의 체포영장 집행을 3중의 물리력으로 가로막듯이.
택배 노동자들은 “사실상 해고”라며 쿠팡을 상대로 ‘출입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내란사태 초기였던 2024년 12월, 대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이들은 여태 복직을 못하고 있다. 쿠팡은 출입 제한을 풀면서도 복직 문제는 대리점에 떠넘겼다. 대리점은 묵묵부답이다.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들처럼.
1월21일 ‘쿠팡 택배 노동자 심야노동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린다. 증인으로는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등 5명이 채택됐다. 정치적 민주주의가 멈추는 징후만 보여도 기업에서는 최소한의 민주주의마저 실종된다. 쿠팡 노동자들은 윤석열 내란사태를 단죄해야 하는 진짜 이유를 묻고 있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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