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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기사는 노동자” ‘건폭 몰이’에도 한 발 내디딘 판결

등록 2025-01-18 15:31 수정 2025-01-18 16:14
2023년 2월 당시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이 경찰의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 지부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3년 2월 당시 민주노총 부산본부 조합원들이 경찰의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 지부 압수수색을 규탄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레미콘 차주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1단독 이창민 판사는 2025년 1월15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장 ㄱ씨 등 간부 7명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사는 “레미콘 차주들은 노동조합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피고인들이 파업을 통해 회사를 압박해 복지 기금을 받기로 합의한 것은 근로자의 적법한 쟁의 행위 및 그 결과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전국 공사장 곳곳에 레미콘을 공급하는 레미콘 기사들은 노동자와 유사하게 일하지만 프리랜서로 분류된다. 일명 특수고용직 노동자(특고)다. 건설회사나 레미콘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지만 건설기계관리법에 따라 사업자 등록을 해야만 일감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레미콘 기사들은 스스로 노조를 만들어 사업주와 노동조건에 관해 교섭하고 있다. 노동조합법에 보장된 임금단체협상과 노조 활동비(레미콘 업계의 경우 노조 복지기금)도 매년 교섭 대상이었다.

그런데 2023년 부산지역 레미콘 회사들은 부산건설기계지부의 임단협 및 노조 복지기금 요구가 불법이라며 노조 간부를 경찰에 고소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건폭’ 몰이가 심해진 뒤다. 업계는 레미콘 차주가 노동조합법상 노동자가 아니며 이들의 노조 활동도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2019년 12월~2023년 1월 노조의 2차례 교섭 요구에 대해 공갈,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이들의 노조 활동이 적법하며 관련 요구도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월15일 입장문을 내어 “부산의 레미콘회사들이 윤석열 정권의 건설노조 탄압 에 준동해 소송했으나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해온 특수고용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세월을 돌릴 수는 없었다”며 “건설기계노동자들이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상식적이고 정당한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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