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2월13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8차 변론에서 대통령 윤석열과 김계리 변호사가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여수·순천 10·19사건진상조사보고서작성기획단’(여순기획단)에 김계리 변호사가 들어 있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025년 2월12일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이 밝혔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의 윤 대통령 변호인단에 참여하고 있다.
김계리라는 낯선 이름을 검색하면, 2022년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박선영 전 의원의 대변인 이력이 확인된다. 박 전 의원은 대통령 윤석열이 내란 직후인 2024년 12월6일 임명을 강행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 자리에 앉았다. 1년 앞선 2023년 12월 윤석열 정부는 ‘여순사건 특별법’에 따른 진상조사 활동 결과를 국가 공식 입장으로 기록하는 여순기획단을 구성했다. 정부 위촉직 대다수가 국방부 출신에 뉴라이트 계열이어서 여태 큰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여순사건은 1948년 10월19일 여수에 주둔하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군인 일부가 제주 4·3 진압 출동을 거부하고 봉기한 사건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경찰과 진압군에 희생됐다. 진실화해위에 접수된 진상조사 요청 사건 가운데 단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 사건이다. 윤석열-박선영-김계리의 교차점에 한국 현대사의 비극들이 놓여 있는 셈이다. 대통령 윤석열은 한국사와 관련한 정부기관의 책임자를 뉴라이트 계열로 채워왔다. 국가폭력 또한 가해자의 관점과 처분에 포획될 위기다.
김계리 변호사가 탄핵심판 변호인단에 들어간 것은 대통령 윤석열의 ‘역사 전쟁’과 ‘헌정 교란’이 하나로 이어져 있음을 암시한다. 집단적 기억을 뒤집으면 헌법도 뒤집을 수 있을까. 둘 다 아직 뒤집히지 않았으니 알 수 없다. 다만, “죽은 자들도 적이 승리한다면 그 적 앞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발터 베냐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이미 국가폭력에 희생당한 이들도 다시금 위험해졌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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