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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시민 와글입법

‘알아야겠당’을 알려야겠다

‘GMO 완전표시제법’ 위한 온라인 정당명 ‘알아야겠당’ 당원 534명 확보, 창당 작업과 파티 주도할 신입 당원을 기다립니다

제1122호
등록 : 2016-07-25 14:44 수정 : 2016-07-2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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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시민 와글입법’ 프로젝트 페이지 갈무리

“내가 먹는 음식에 GMO(유전자변형식품)가 들어갔는지 알아야겠다!”

결국 시민들이 일을 냈다. 오로지 ‘GMO 완전표시제법’ 국회 통과를 목적으로 한 ‘나는 알아야겠당’을 창당하기로 결정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특정 이슈를 해결하겠다며 시민들이 뭉친 국내 최초의 ‘온라인 프로젝트’ 정당이다.

이제부터 당원들의 책임이다

창당에 앞서 <한겨레21>은 7월4~17일 보름 가까이 정당 이름 투표를 실시했다. 정당 이름 후보로 네 가지가 제시됐는데, 투표 시작부터 ‘알아야겠당’으로 표가 몰렸다. 투표에 참여한 시민 1157명 가운데 75%인 862명의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건강한 사회를 꿈꾸는 ‘건강하당’은 118표, 온 우주가 도와주길 기다리는 대신 우리가 주인임을 선포한 ‘우주당’은 102표, ‘박멸 GMO’를 내건 ‘박쥐당’은 75표를 얻었다.

정당 이름 투표에 참여한 시민의 절반에 가까운 534명(7월22일 기준)은 기꺼이 알아야겠당의 당원이 되었다. 알아야겠당의 주인은 당원이다. 말로는 “정당의 주인은 당원”을 외치는 기존 정당들이 실제로는 한두 명의 정치인에 의해 좌우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한겨레21>은 GMO 완전표시제를 원하는 시민들의 힘을 모아내는 방법으로 온라인 프로젝트 정당 창당을 제안한 바 있다. 이제 앞으로의 모든 과정도 당원들과 함께 준비할 것이다.

본격적인 창당 준비 작업이 첫 번째 과제다. 본래 정당 창당은 ‘중앙당 발기인 대회→중앙당 창당 준비위 결성→시·도당 발기인대회(5개 시·도 이상)→시·도당 창준위 결성→당원 확보(시·도별 1천 명 이상)→시·도당 창당대회→중앙당 창당대회→중앙당 등록 신청’의 복잡다단한 과정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알아야겠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공식 등록하는 정당이 아니므로 모두 생략된다.

당원들이 첫 모임을 갖기 전이라 <한겨레21>이 대략적으로 창당 과정을 구상해봤다. ‘창당준비위원회 결성(8월 초)→오프라인 창당 파티(9월 초)’, 이렇게 두 단계다. 시민이 원하는 ‘GMO 완전표시제’를 국회의원을 통해 발의하고 국회의 심사 과정을 추적하려면 알아야겠당에는 시간이 없다. 알아야겠당은 GMO 완전표시제법이 통과되거나 올해가 지나면 자동 해산되는 프로젝트 정당이다. 물론 당원의 선택에 따라 바뀔 여지는 남아 있다.


얼마든지 가능한 ‘프로젝트팀’

알아야겠당의 뼈대를 만들 창당준비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알아야겠당의 이념과 방향을 담은 ‘강령’ 마련, 당수를 비롯한 당조직 구성, 오프라인 창당 파티 준비 등이 그것이다.

예컨대 당의 정신을 새겨넣는 강령 초안은 당원 누구나 원하는 구절을 올릴 수 있는 ‘위키피디아’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알아야겠당의 얼굴인 ‘당수’는 선출하되 나머지 조직은 기업의 ‘프로젝트팀’처럼 기능적·수평적으로 나뉜 분과위원회로 꾸리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 당원이 ‘바글시민 와글입법 프로젝트 페이지’( up.parti.xyz)에 남긴 제안대로 대형마트에서 GMO를 찾아내 공유하는 ‘식품발굴위원회’, 국회를 수시로 찾아가 입법화를 촉구하는 ‘국회압박위원회’, GMO 안전성 보고서나 해외 온라인 정당 성공 사례를 공부하는 ‘더 알아야겠당위원회’ 등을 온라인 정당 내부에 만드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창당준비위가 알아야겠당의 밑그림을 그리되 공식적인 강령 채택과 지도부 선출은 9월 초 예정된 오프라인 창당 파티에서 당원들의 결정으로 이뤄진다. 창당준비위원회 참여를 통해 새로운 정당 실험을 경험해보고 싶은 당원은 8월7일까지 ‘up.parti.xyz’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거나 ‘spring@hani.co.kr’로 전자우편을 보내면 된다.

창당 파티가 끝난 9월이면, 이미 발의된 GMO 완전표시제법은 국회 입법 과정의 첫 관문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당원들은 법안심사소위가 시간을 끌지 않고 제대로 법안을 심사하도록 압박하는 일에 ‘올인’해야 한다.

만약 법안심사소위 회의가 공개적으로 열린다면, 당원들이 직접 국회를 방문해 회의를 지켜본 뒤 이를 다른 당원들과 공유할 수 있다. 또한 법안심사소위에 참여한 여야 국회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해 “심사를 빨리 진행하라” 의견을 전달할 수도 있다.

GMO 완전표시제를 요구하는 소비자단체, 생활협동조합, 생산자단체들과 연대해 서명운동, ‘GMO OUT’ 실시간 검색어 1위 만들기 등의 여론전에 나서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해서 법안심사소위 문턱만 넘는다면 GMO 완전표시제까지 절반 이상은 달성한 셈이 된다.

‘up.parti.xyz’로 드루와~

온라인 프로젝트 정당의 핵심은 온라인 플랫폼이다. 바글시민 와글입법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온라인 개발자 협동조합, ‘빠흐띠’는 당원이 깊게 토론하고 빠르게 의사결정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설계하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 소비자의 알 권리와 자기결정권을 되찾기 위한 유쾌한 투쟁이 이뤄질 온라인 광장이다. 이 공간에 당원들의 상상력이 더해지면 온라인 프로젝트 정당의 가능성은 짐작하기도 어렵다. 전무후무한 알아야겠당의 활약이 궁금하다면 지금 ‘up.parti.xyz’에서 당원으로 가입하면 된다.

‘알아야겠당’  당원들

이건  가입해야  해!

오규상(32) 당원

독립해서 혼자 지내고 있다. 이전에는 몰랐는데 스스로 먹을 것을 준비하면서 먹거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온라인 프로젝트 정당 이야기는 환경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지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접했다. ‘뭐지?’ 하고 호기심에 들어갔는데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지금도 (다른 정당) 당원이지만 이런 식으로 정치활동, 사회활동을 할 수도 있구나,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시간이 맞으면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하겠다. 지금 상황에선 GMO 완전표시제법 통과가 어려울 것 같기는 하지만 일단은 많은 사람에게 이 문제를 알렸으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고도 대형마트에 가면 몇백원 싼 식품을 고르겠지만. (웃음)


김지영(35) 당원

정당 가입은 처음이다. ‘나는 알아야겠당’이라는 정당 이름이 재밌었고 ‘GMO 완전표시제법’ 통과라는 목표도 좋아서 부담 없이 가입했다. 솔직히 이전에는 GMO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시민법안 선정 투표 때도 ‘최저임금 1만원법’에 투표했다. 그때는 최저임금 1만원법이 안 된 게 아쉬웠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GMO 완전표시제법에 투표한 것을 보고 나도 점점 관심을 두게 됐다. 기사를 보니까 유전자를 변형시킨 식품이라는 게 아주 심각한 문제더라. 아이 키우는 엄마라서 더욱 그렇게 느껴졌다. 앞으로 당이 ‘법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논의되고 있는지’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잘 알려줬으면 좋겠다. 또 당원들이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적극 말해줬으면 한다. 당원들이 법안 발의를 위해 서류를 내러 간다고 하면 나도 참여할 생각이 있다.


소재성(30대) 당원

평소 시사 관련 대화를 나누는 공간인 ‘빠띠’(빠흐띠가 운영하는 온라인 광장)에서 (창당 소식을) 듣고 관심이 생겨 가입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지는지 당연히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이번 기회에 그걸 실현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나름대로 작은 실천을 하고 싶어 당원이 됐다. 정당 가입은 처음이 아니다. (2007년 창당한) 창조한국당에 가입했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GMO 문제 해결에도 많은 분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알아야겠당에) 가볍게 모였지만 실제 결과물을 냈으면 한다. 창당되면 온라인 홍보를 하고 싶다. 그런데 오프라인 창당 파티도 하나? 참가비와 음식을 보고 참여를 고민해보겠다. (웃음)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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