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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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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니면 안 된다

등록 2016-11-12 17:41 수정 2020-05-03 04:28

본의 아니게 심층 인터뷰가 됐다. 2주에 걸쳐 두 차례 인터뷰를 했다. 그때마다 대학생 김나윤(24)씨는 주중엔 중간고사를 치르고 주말엔 거리로 나가고 있었다. 백남기 농민이 잠든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곁을 지켰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에도 친구들의 손을 이끌고 참여했다. “늘, 오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시험은 기말고사를 잘 치르면 된다는 열정적인 20대, 실력만 갖추면 언젠가는 기자가 될 거라는 열정적인 언론인 지망생, 을 간파한 뒤 독자 인터뷰를 하려고 1년을 기다렸다는 열정적인 독자와 열정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김나윤 제공

김나윤 제공

저녁 8시인데 집인가.

집에 들어가는 중이다. 내일(11월4일)까지 중간고사라 학교에서 시험공부를 했다. 이번엔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다. (웃음) 4학년 마지막 학기라 장학금을 받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었다.

나는 한 번도 장학금을 못 받았는데.

받기는 했는데 아주 조금씩이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어떻게 보나.

매일 지하철에서 놀란다. 이어폰 꽂고 휴대전화만 보던 사람들이 박근혜니 최순실이니, 정치 이야기를 한다. 이번주에는 교수님도 강의실에 들어와 “너네 이렇게 시험공부 열심히 할 필요 없다. 말 한 마리만 있으면 되는데…” 하더라. 사람들이 정말 화가 많이 난 거 같다. (10월29일) 종로 집회에 나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다.

박근혜 대통령이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보나.

물러설 때 물러서더라도 확실하게 진상 규명을 먼저 해야 한다.

제1135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특별호를 잘 봤나.

아직 다 보지 못했다. 그런데 표지에 나온 ‘킹’ 카드 하나가 모든 걸 말해주더라. 무척 좋았다.

곧 졸업인데 불안하진 않나.

3학년 때 진로를 정해서 덜 방황하고 덜 불안하다. (웃음) 원래 은행에 가고 싶어서 ‘금융 3종’ 자격증도 땄다. 그런데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기자에 꽂혔다.

다시 잘 생각했으면. (웃음)

진로를 바꾼 이유 중 하나가 한겨레교육문화센터 수업이었다. 거기서 안수찬·진명선 기자를 봤다. 실물로 기자를 본 건 처음이었다.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자존감이랄까, 자부심을 굉장히 느끼더라.

정기구독 1년이 됐다. 이제 을 간파했나.

아직 정확하게 파악 못한 부분이 있다. ‘블루’와 ‘레드’ 코너의 경계가 어떻게 되나. 둘 다 문화 관련인 듯한데.

블루는 학술·과학·역사·출판을, 레드는 그보다 좀더 발랄한 문화나 라이프 콘텐츠를 담고 있다. 의문이 풀렸나.

그런 구분인지 전혀 몰랐다. (웃음)

우리 잘못이다. 좋아하는 기자가 있나.

박승화 기자님. 에서 그분 포토²도 많이 봤고, 개인 사진집도 구매해서 봤다. 우리 세대는 민주화운동에 대한 감성이 없는데 그분 사진은 그런 걸 담고 있다. 사진집에는 25년 전 우리 동네 사진도 있었다. 엄마랑 같이 보며 옛날이야기를 나눴다.

기억에 남는 기사는.

임팩트가 있어서 호수도 기억난다. ‘제1114호’의 노인 지하철 택배 기사('말 한마디로 상처 입힌다')다. 노인 빈곤 문제를 적나라하고 직관적으로 써서 충격적이었다. 거대 담론보다 우리 삶과 가까운 기사가 더 와닿는구나 느꼈다. 기사 보는 눈이 달라졌다고 할까.

그런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나.

그렇다. 항상 어깨를 부딪히면서 스칠 수 있는 이야기 같은 기사를 쓰고 싶다.

아쉬운 점은.

지난해 여름부터 를 구독했는데 얼마 뒤 에서도 구독 권유 전화가 왔다. 상담원 이름이 나와 같은 나윤이었다. 그래서 같이 보자고 마음먹었다. 소득이 없는 대학생에게 구독료가 부담된다. 할부도 5개월만 되고. 일주일 뒤면 구독이 끝나는데 (재구독을) 고민하고 있다. 두 매체를 함께 보는 독자나 대학생 독자는 할인해줬으면 좋겠다. (웃음) 참, 배송 문제도. 금요일에 받거나 아예 못 받을 때도 가끔 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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