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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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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지 기본이 10년” 의리의 구독자‘

한가위 퀴즈큰잔치’ 1등 선물, 기아자동차 모닝 당첨자 정종식씨
등록 2021-10-26 07:47 수정 2021-10-27 00:08
정종식 제공

정종식 제공

“예? 이거, 큰일 났네요, 이거.”

허를 찔렸다. <한겨레21> 2021년 한가위 퀴즈큰잔치에서 1등 자동차에 당첨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정종식(55·사진 맨 오른쪽) 독자는 반가워 폴짝이는 기색이 없다. 그렇다. 그는 이번 퀴즈큰잔치에 응모하며 적당한 ‘합격권’ 경품을 물색했다. 10여 년 <21>을 구독하며 퀴즈큰잔치에 응모할 때마다 부부가 상의해 아이템을 찍어왔다. 응모에 구력이 붙었달까. 그런데 ‘자동차’에 당첨되다니!

다행한 일은, 오래 가족의 발이 돼준 자가용이 연한을 다해가고 있단 사실이다. ‘얼마나 타셨어요?’ 물었다. “네. 저희는 뭐든지 하나 시작했다 하면 기본이 10년이라서요. 하하.” <21>과 함께한 지 10년이 넘었고 자가용을 탄 지도 10년이 넘었다. 오래 함께한 벗에게 새로운 10년을 함께할 선물을 보낼 수 있다는 건 기쁨이다. 그제야 정종식씨가 실감이 나는 듯 수화기 너머에서 웃음소리를 들려준다. “무척 기쁘긴 한데, 뭐라 말해야 할지…. 워낙 기대도 안 했던 일이라 얼떨떨하네요.”

‘사회를 좀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어 <21>을 구독한다’고 했다. 그런 기대를 <21>이 충족해주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하는 거, 내 눈엔 보인다. 그래서 엽서에도 여러 말 할 필요 없이 “한가위!”라고 적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지금처럼 이렇게 꾸준히 해달라는 뜻이다.

언제 주로 <21>을 읽나.

지금 주로 산업정책, 산업단지 문제를 연구하는 프리랜서로 일한다. 그래서 보고서 쓰다가도 짬이 나면 읽고 자기 전에도 읽고 틈틈이 본다. 글을 쓰다보면 <21>에서 읽은 다른 글이 생각날 때가 있다. 그런 내용을 응용해 보고서에 담기도 한다.

그만치 좋았던 기사가 있나.

좁혀서 본다면 ‘지역 소멸’ 기획과 ‘성수밸리·실리콘밸리’ 비교 기사(제1378호 특집 ‘실리콘밸리에선 슈퍼맘이 아니어도 괜찮아’)가 인상 깊었다. 수도권 지역에 지식산업센터가 우후죽순 들어서는 부분이 우려스럽다. 지역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일과 무관한 업종들이 들어가는데 얼마나 유지될지 따져봐야 할 문제다.

조금 더 읽고 싶은 기사로 진보정당 이야기를 꼽아주셨다.

사실 정권이 바뀌고 나서 우리 삶이 나아졌는가,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제대로 구현했는가 생각해보면 그러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 대안은 그래도 진보정당인데, 그럼 그 사람들을 좀더 알기 위한 기사가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21>이 최근에 종종 특정 주제로 한 권을 통권호로 내는 경우가 있잖나. 진보정치도 그렇게 한번 내보면 어떨까. 정의당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정당이 있으니 나름대로 그들의 비전과 인물,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접근 방식을 짚어주면 좋겠다.

스마트폰, 컴퓨터로 뉴스를 볼 수 있는 시대에 <21>을 읽는 이유가 뭔가.

주변에 권한다면. 내가 강의도 하는데 학교에 가보면 요즘 말 잘하는 사람은 많은데 글을 잘 쓰는 사람은 없다. 자기 생각을 벼리려면 꾸준히 글 읽는 습관을 갖는 게 좋다. <21>을 구독하면 책장에 꽂아놓고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기자들이 깊이 들어가 취재하고 본 것들을 곁에 오래 남겨둘 수 있다. 얼마나 좋은가.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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