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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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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표지 1등에 김우리 독자… 깊이있게 보자는 마음으로

[단박 인터뷰]
‘오늘도 박경석은’에 투표 “우리 모두 늙고 닳게 마련이다”
등록 2023-01-03 14:23 수정 2023-01-04 05:19
김우리 제공

김우리 제공

“요즘은 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기사가 올라오면 마음이 아파 누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언제든 장애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사고가 날 수도 있고, 병이 날 수도 있고, 그저 세월이 흘러 늙기만 해도 몸은 점점 소모되어 닳게 마련이니까요.”

2022년 <한겨레21> ‘올해의 표지’ 독자 투표 1위는 전장연의 이동권 투쟁을 다룬 ‘오늘도 박경석은’(제1408호 2022년 4월18일 발간)이었다. 이 표지를 ‘올해의 표지’로 투표한 정기구독자 김우리(36·충북 청주)씨는 “여자, 아이, 동물, 노인이 살기 좋은 나라가 모든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라는 말을 좋아하며 금과옥조로 삼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21> 구독은 어떻게 하게 됐나?

“취업준비생이던 2010년쯤 ‘시사 좀 알자’는 마음으로 신문 <한겨레>를 구독했는데, 막상 입사하니 시간이 없어 헤드라인만 보고 넘겼다. 의미가 없는 것 같아 ‘양이 적어져도 깊이 있게 보자’는 마음으로 2016년부터 <21>을 구독했다. 일주일에 한 번이니 충분히 읽을 수 있겠다 싶었다.”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 뉴스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주변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많이 본 적은 없다. 그런데 동생이 얼굴·머리카락 등에 백반증이 있다. 장애는 아니지만 동생이 이런저런 병이 있다보니 아무래도 좀더 공감했다.”

―장애인 처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보면 ‘지하철 엘리베이터 설치율 90%대’란 숫자의 허상을 알 수 있다. 동선도, 표지판도, 호출도 엉망인 곳이 많은데.

“사실 그런 것도 서울 중심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지방엔 지하철도 없고 버스 노선도 많지 않으니 장애인분들이 움직이기 더 힘드실 테고 길거리에서도 안 보인다.”

―<21> 누리집에도 자주 들어온다 했는데, 보통 지면으로 기사를 읽고 인터넷 기사를 주변에 공유하나?

“그렇다. 최근에도 반성폭력 활동가 ‘마녀’의 글을 친구들에게 공유하려고 누리집에 들어갔다. 카카오톡으로 공유해, 같이 욕하고 토론도 한다.”

―앞으로 <21>에서 어떤 이야기를 많이 보고 싶은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내가 11월생인데 어릴 적 고향 충주에서 생일에 첫눈을 본 기억이 있다. 지금은 눈이 12월 말이 돼야 내린다. 겨울은 너무 춥고 여름은 너무 덥다. 최근에 <21> 주제가 많이 확장된 거 같아 좋다. 환경, 여성,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해주면 좋겠다.”

―‘올해의 표지’ 독자평 1등에 당첨됐는데, 상품으로 나가는 도서상품권 5만원권으로 뭘 하실 계획인가.

“책을 1년에 70여 권 읽을 정도로 좋아한다. 책 편식이 심한 추리소설 애독자인데, 보고 싶은 책을 살 때 요긴하게 쓰겠다.”

손고운 기자 songon11@hani.co.kr

 * 김우리 독자 외에 다른 ‘올해의 표지’ 당첨자분들도 소감을 남겨주셨습니다.  <한겨레21>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임지연 독자

“추운 겨울을 보내는 중에 감사한 당첨 연락을 받아서 마음이 따뜻해졌습니다. 보내주시는 선물은 사랑하는 조카에게 선물로 전달하려합니다. 제가 어려울 때 힘이 되는 한겨레21이었듯이 우리 다음 세대에게도 큰 위로가 되어주시길 마음으로 소원합니다. 늘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 이웃들의 삶 구석 구석을 살펴봐주시고 이야기 전해주세요. 정말 고맙습니다.”

■이진희 독자

“습관적으로 메일을 들여다보다 '당첨을 축하합니다!'라는 반가운 문구에 클릭을 하니 한겨레21로부터 온 즐거운 소식이 와있을 줄은 몰랐네요! 후원의 마음도 있지만 한겨레21을 놓치지 않고 꼭 챙겨보는 이유는 회사-집-회사를 반복하며 무뎌지는 공감의 끈을 놓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친구들의 고민상담을 들을 때 따뜻하긴 하지만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위로의 말 보다는 따끔한 충고와 조언이 머릿속에 먼저 떠오르곤 하는 매정한 '극T' 성향이긴 하지만, 일주일에 한번 한겨레21을 펴놓고 읽음으로써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약자, 만연한 부조리를 직시하게 됩니다. 피묻은 빵을 안 사먹고,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에 돈을 안 쓰고, 될 수 있으면 고기 섭취를 줄이는 방식으로 작지만 제가 갈 수 있는 보폭으로 공감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일주일에 한번 우체통에서 따끈한 신간호를 처음 대면할 때 표지로 많은 것을 느낍니다. 표지가 정말 너무 중요하다는 거죠. 다음 호의 표지를 기대하며 마무리하겠습니다.”

■이현정 독자

“대학생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겨레 21을 사랑하는 독자입니다. 한겨레21 창간 25주년 기념으로 편집장이 뽑은 표지기사 이벤트가 있었는데, 올해는 독자들이 뽑은 올해의 표지라 즐거운 마음으로 참여했어요~ 기사의 내용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것을 압축해서 시각화한 표지도 중요하니까요.

개인적으로 TIMES나 THE NEW YORKER처럼 커버도 예술적으로 공들여 만들고 시간이 쌓여 하나의 아카이브가 되는 전통(?)이 부러웠는데, 제가 사랑하는 한겨레21도 그러했음 좋겠어요^^

여전히 종이잡지를 더 좋아하지만 새로운 누리집도 많이 이용할께요~ 시대는 끊임없이 변하지만 처음 그 마음 그대로 한겨레21 오래오래 독자들과 함께 하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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