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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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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합시다] “마음속 두드림에 귀기울여보세요”

민주사회 발전에 기여하고픈 전역 앞둔 장병의 고민…
이웃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연대의 싹, 주변 걱정은 천천히 고민을
등록 2010-03-19 16:59 수정 2020-05-03 04:26
운동합시다

운동합시다

Q 전역을 두 달 앞둔 군인입니다. 휴가 마지막 날 고민 사연 보냅니다. 그간 을 읽으면서 느낀 바도 많았고, 지난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을 때 묵념하면서 다짐한 것도 있기에 전역을 하면 꼭 민주사회 발전을 위해 행동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운동합시다’ 기사를 읽고 계획보다 서둘러 지난 2월 민주언론시민연합에 가입했습니다.
시민운동 입문자로서 고민은 두 가지 입니다. 우선 시민단체 활동의 목적에 대한 의문입니다. 호기롭게 시작은 했는데, 과연 이것이 진정으로 사회 발전을 위한 것인지, 단순한 개인적 경험 쌓기(흔히들 ‘스펙 쌓기’라 하죠)로 하는 것인지 혼란스럽습니다. 두 번째로, 주변의 반응입니다. 부모님은 제가 얼른 졸업해서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길 바라십니다. 이런 가운데 제가 시민운동을 맘 편히 할 수 있을까요.
시민단체 활동을 뭔가 유별난 것이 아닌, 제 평범한 일상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비협조적 여건 때문에 지레 지쳐버리지 않을까 걱정되네요. 값진 조언 부탁합니다.

운동을 찾은 사람들

운동을 찾은 사람들

A 사람들이 출발선에 쭉 서 있습니다. 기회의 평등을 얻은 이들이죠. 우리 사회가 말하는 그 ‘평등’입니다. 함께 출발선에 선 당신, 여유가 있다면 주변을 한번 휙 둘러보시죠. 누군가는 중증 지체장애를 가지고 있네요. 저쪽엔 이제 막 5살이 된 여자아이도 보입니다. 또 다른 누군가는 경기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전달받았을까 걱정되는 이주노동자입니다. 어어, 한편에서는 스포츠카를 탄 사람이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옆사람은 신체가 건장하고 좋은 신발까지 신었네요. 이제 당신은 그 출발선이 정말 공정한가, 평등한가 생각해보게 될 겁니다.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아이티에서 지진으로 인해 사람이 많이 죽었습니다. 칠레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는 깨끗한 물이 없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국가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살릴 수 있는 사람도 죽이는 부패한 사회구조도 있습니다. 국경을 초월한 기업들의 욕망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입니다.

자, 이제 본론입니다.

시민단체 활동을 하고 싶은데 ‘일종의 스펙 쌓기는 아냐?’라는 내 안의 양심이 조용히 문을 두드린다고요? 그렇다면 당신은 이미 앞서 말한 누군가, 주위를 휘휘 둘러본 그 사람이며, 한편으로는 아이티와 칠레, 그리고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어느 땅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마음이 움직여본 사람입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동력은 단연코 ‘연대’입니다. 세상이 이대로 질주하면 안 될 것 같아 억압받고 고통받는 이들 곁에 서는 것이죠. 연대를 시작할 때 우리는 모두 고민을 합니다. 내가 이것을 함으로써 자신의 어떤 것을 위무받고자 하는 건 아닐까. 당연하지요. 그런 동기에서 우리는 후원도 하고 자원봉사도 하고 단체 활동에도 참여하게 됩니다. 그렇게 마음과 몸을 움직이면서 답을 찾게 됩니다. 실천 없이, 고민 없이 답을 찾을 수는 없습니다.

마음의 두드림, 궁금함, 질문들을 정직하게 만나면서 ‘연대’하고자 사람들의 곁에 서 있으면 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끊임없이 국제연대를 모색하는 오지랖 넓은 국제민주연대와 임과 같은 고민을 공부와 토론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인권운동연구소 ‘창’을 소개합니다.

아참, 부모님의 걱정을 말씀하셨지요? 그건 세상 모든 진보적 시민이 고민하는 어려운 문제니, 차차 풀리리라는 조언만 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자식이 가슴 두근거리는 행복한 일을 찾는다면 이것을 존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는 거! 자신을 믿으면 세상 사람들도 나를 믿어주리라는 거! 이걸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내 심장의 통증을 믿고 ‘연대’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시면 답은 있을 겁니다.

박진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

<hr> 인권과 평화를 위한 국제민주연대
운동을 찾은 사람들

운동을 찾은 사람들

월드컵 4강의 기적에 환호한 2002년, 고사리손으로 가죽을 꿰매 축구공을 만드는 파키스탄 소녀를 생각하며 월드컵을 후원하는 초국적기업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가 가스를 확보했다고 기뻐할 때, 군부독재 치하에서 진행될 버마에서의 가스 개발은 버마인들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아시아 노동자의 인권까지 침해한다는 내용을 책으로 펴냈습니다. 우리나라가 세계로 점점 뻗어갈수록 국제민주연대가 고민해야 할 곳은 넓어져만 갑니다. 열정과 능력이 넘치지만 이를 어떻게 나눌지 고민하는 젊은 친구들의 아낌없는 참여를 기다립니다. 홈페이지 khis.or.kr, 문의 02-736-5808,

인권연구소 ‘창’

인권은 마음과 실천이면 됐지, 무슨 연구가 필요할까? 맞습니다. 인권은 실천입니다. 그런데 정작 인권을 실천하려 할 때 헷갈리고 답답한 구석이 많습니다. 그저 좋은 게 다 인권이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인권이 실현되지 않습니다. 인권연구소 ‘창’은 오늘날 인권이 맞닥뜨린 어려움을 분석하며 그 실현 방법을 고민하는 곳입니다. 이를 위해 인권 이론을 공부하고, 현안을 분석하고, 글을 쓰고, 인권 교육을 합니다. ‘창’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자각, 지루함과 고됨을 두려워하지 않는 끈기를 느껴보세요. 홈페이지 khrrc.org, 문의 02-722-5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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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새해 캠페인 ‘운동합시다’에 참여하세요. 시민운동 참여 사연이나 활동기를 소개하는 ‘운동을 찾은 사람들’(운찾사), 시민운동 참여와 관련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가슴팍 도사’, 주목할 만한 시민단체를 소개하는 ‘좋은 단체를 소개합니다’(좋단소)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문의 및 접수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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