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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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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합시다] “나도 힘든데 세계 빈곤 고민하기가…”

국제법 전공하는 ‘워킹푸어’ 대학원생의 고민 해결…
이제 한국은 국제개발 전문가 배출해야 할 나라
등록 2010-03-31 11:37 수정 2020-05-03 04:26
운동합시다

운동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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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하는 학생입니다. 원래는 사법고시를 생각하고 대학에 입학한 법대생이었습니다. 하지만 사법고시용 주요 과목보다 국제법, 그중에서도 ‘국가의 실패로 인한 인권 문제’에 더 관심이 가더군요.
막상 국제법 전공 공부와 NGO 활동을 시작하니 고민이 생기더군요. ‘나도 힘든데 지금 누굴 신경 쓰고 있나’ 하는 자조감입니다. ‘빈곤’ 문제라면 저 역시 자유롭지 않거든요. 비싼 대학원 등록금에 더해 학부 때의 학자금 대출 상환에 허덕이는 ‘워킹푸어’ 서민인데, 늘 먼 곳의 빈곤 문제만 고민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국제 이슈에 관심을 쏟다 보니 정작 한국 안에서 벌어지는 일에 소홀해진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제가 안고 가야 하는 숙제겠지만, 조언 부탁드립니다. </font><font color="#C21A1A"> A </font>
운동을 찾은 사람들

운동을 찾은 사람들

학업과 운동을 동시에 고민하는 모습이 건강해 보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느끼면서 세상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고 설계하는 것이 학생의 본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의 실패로 인한 인권 문제를 어떻게 볼 것인가’란 질문이 이론적이라면 ‘나도 힘든데 누굴 신경쓰냐’는 것은 실천적인 문제로 보입니다. 사실 두 질문은 국제인권 또는 국제개발을 공부하거나 관련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분들이 종종 직면하는 것입니다. 이 분야에서 직업적으로 20년 넘게 일해온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첫째 질문은 법, 특히 국제법의 본질·역할과 관련됩니다. 국가는 현대 국제관계에서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지구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국제기구, 시민단체, 기업 등 국가보다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자가 등장해왔습니다. 인권 분야에서 국가는 문제의 해결자라기보다 오히려 대부분 침해자 역할을 합니다. 개인, 특히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인권법은 그런 배경에서 탄생했고 지금도 발전해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와 국익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정의, 평등, 생태 보전 등 보편적 가치에 따라 활동하는 시민사회의 역할이 더 중요해집니다.

둘째 질문과 관련해서는 ‘우리의 확장’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나라도 힘든데 아프리카가 웬말인가’라는 생각은 ‘내 문제’ ‘우리 문제’에 대한 경계짓기의 결과겠죠. 하지만 어떤 것이 내 문제고 어떤 것이 네 문제일까요. 한국 문제가 우리 문제고 세계 문제는 우리 문제가 아닐까요. 아프리카의 빈곤 문제를 고민하고 연대한다면 결국 한국의 인권 감수성도 높아질 수 있습니다. 시각을 조금 넓히면 ‘세계 시민’이 됩니다.

시민운동은 자신이 겪고 있는 문제, 또는 자신보다 더 부족하고 어려운 사람과의 연대의식에서 시작합니다.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 시민사회의 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한국의 경험은 그들에게 귀감이 되고 세계 10위권 경제력을 지닌 한국은 국제개발 분야에서 좀더 적극적인 기여를 할 것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 앞으로 수많은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직업과 연결시키고 전문성도 키우는 일석삼조의 기회를 잡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국내 문제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죠. 최근의 민주주의와 인권 후퇴 경향을 볼 때 한국의 경험이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에도 귀감이 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편 국제와 국내 문제의 연관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세계 속의 한국’과 ‘한국 속의 세계’란 말처럼 이제 국제·국내를 인위적으로 구분하기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이것이 세계화의 현실입니다. 따라서 국제와 국내 사이의 갈등을 배타적 선택의 문제롤 볼 것이 아니라 단체나 개인의 가치에 따른 우선순위 또는 역할 분담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인권 또는 국제협력 관련 강좌를 수강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한비야씨처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면서 부딪혀볼 것을 권합니다. 한비야씨는 지금 미국에서 국제인권법을 포함한 국제개발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죠. 지구촌나눔운동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go.kr)의 해외봉사단, 유엔 봉사단(unv.org) 등의 프로그램에도 직접 도전해보세요. 열심히 공부한 뒤, 직접 현장에서 검증해보길 추천합니다.

이성훈 한국인권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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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찾은 사람들

운동을 찾은 사람들

<font size="3"><font color="#008ABD">참여연대 ‘우리 안의 아시아, 우리가 꿈꾸는 아시아’ 강좌</font></font>

국제연대와 협력을 고민하고 실천해온 운동가들이 아시아를 말합니다. 아시아의 인권·빈곤·환경 문제와 이를 극복하려는 시민사회의 경험과 실천을 만나봅니다. 강좌 기간 5월20일~6월24일 매주 목요일 저녁 7시~9시30분(총 6회), 수강료 6만원(참여연대 회원 50% 할인), 홈페이지 academy.pspd.org, 문의 02-723-0580.

<font size="3"><font color="#008ABD"> 국제앰네스티 ‘인권 리더십 양성 프로젝트’</font></font>

국제앰네스티의 국제운동 정책 및 인권 뉴스를 함께 공부하고 영어로 토론하는 새로운 모임이 시작됩니다. 국제운동의 흐름을 이해하고 우리가 어떻게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3월31일까지 접수. 첫 모임 4월3일(토) 오후 4시~6시30분 예정, 참가비 1인당 월 1만원. 홈페이지 amnesty.or.kr, 문의 070-8672-3390.

<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tr><td height="22px"></td></tr><tr><td bgcolor="#E7E7E2" style="padding: 4px;"><table border="0px" cellpadding="0px" cellspacing="0px" width="100%" bgcolor="#F7F6F4"><tr><td class="news_text02" style="padding:10px">
<font color="#006699">‘운동합시다’에 참여하세요

의 새해 캠페인 ‘운동합시다’에 참여하세요. 시민운동 참여 사연이나 활동기를 소개하는 ‘운동을 찾은 사람들’(운찾사), 시민운동 참여와 관련한 고민을 해결해주는 ‘가슴팍 도사’, 주목할 만한 시민단체를 소개하는 ‘좋은 단체를 소개합니다’(좋단소)의 문이 활짝 열려 있습니다. 문의 및 접수 sun21@hani.co.kr</font>

<font color="#A341B1">▷ 나의 찰떡궁합 시민단체는?</font>

<font color="#A341B1">▷ 나는 얼마나 운동을 갈망하나</fo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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