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시민단체를 확인하셨나요? 그럼 2단계로 당신의 마음속에 시민운동을 하고 싶은 욕구가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사실 바쁜 일상에서 우리는 자기 욕구를 직시할 시간조차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준비했으니, 이름하여 ‘시민운동 욕구 측정기’입니다. 아래 10개의 질문을 잘 읽고 ‘예’ 혹은 ‘아니요’로 응답하세요. ‘예’를 몇 번 했는지가 점수가 됩니다. 점수에 따른 욕구 진단과 처방을 참조하세요.
<font size="3"><font color="#C21A8D"> Q </font></font><font color="#A341B1"> 1. 입시 준비, 취직 준비, 밥벌이 등으로 반복되는 일상이 공허하다고 느낀다.2. 사회문제에 대해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3. 내가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에 투자하는 1시간, 1만원은 아깝지 않다.
4. 아고라 등 인터넷 토론방에 게시물이나 댓글을 통해 의견을 개진한 적이 있다.
5. 자발적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내거나 자원봉사에 나선 적이 있다.
6. 직접 선택해 구독하는 신문이나 잡지가 있다.
7. 사회문제에 대해 좀더 깊이 알고자 관련 정보를 찾아본 적이 있다.
8. 서명운동에 동참한 적이 있다.
9. 촛불집회에 참가해본 적이 있다.
10. 나만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 다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font>
진단: 당신은 매년 겨울 불우이웃을 돕자는 구세군 종소리 앞에 머뭇거리곤 합니다. 인터넷에 오고 가는 논쟁을 눈으로만 확인하는 ‘눈팅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 아들딸의 교육 문제, 우리 언니의 취직 문제, 학교나 직장 내 복지 문제 등에는 관심 많은 당신. 하지만 반복되는 일상에서 여러 문제에 대해 속 시원히 토론을 나눌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시민단체 활동은 뭔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일인 것 같죠. 하지만 이미 당신 마음속에는 활동 욕구가 조금씩 쌓이고 있어요.
처방: 새해를 맞아 조용한 곳에서 일출을 보며 ‘사색’하길 권합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나는 누구인가, 사회는 어떻게 굴러가는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주변에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일도 시작해보세요. 인터넷 토론방에 의견을 남기는 일도 좋습니다. 그 뒤엔 자신과 찰떡궁합인 단체의 홈페이지를 방문해보세요. 인터넷 회원가입을 하거나, 간단하게 그 단체의 전자우편 뉴스레터(대부분 무료)를 신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관심 있는 여러 단체의 전자우편 뉴스레터를 신청하셔도 좋습니다. 회원가입을 한 뒤 회비나 후원금을 내는 것도 좋습니다. 돈을 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신용카드 포인트나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마일리지인 ‘해피빈 콩’ 등으로 기부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의 ‘아름다운 동행’ 캠페인(h21blog.hani.co.kr)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정기구독을 신청하면서 자신이 후원할 시민단체를 지정하면 구독료 중 일정액이 단체 후원금으로 지급됩니다.
진단: 슬슬 시민단체 참여 욕구가 끓어오르는 당신. 갈수록 문제의식이 살아 있는 글에 눈이 가고 인터넷 토론방도 종종 찾게 됩니다. 길을 걷다가 서명운동을 하는 걸 보면 내용을 읽어보고 서명하기도 하고, 가끔은 자원봉사를 계획하기도 합니다. TV를 보다가 ARS 번호를 눌러 후원하기도 하고, 충남 태안에 가서 기름으로 뒤덮인 돌을 닦기도 하죠. 당신이 다양한 시민단체와 관련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활발한 활동을 하게 될 확률, 백프롭니다.
처방: 일시적·단발적 참여만으로는 당신이 비판하는 사회가 변하지 않습니다. 사회라는 거대한 구조를 변화시키는 데는 시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당신께 ‘학습’을 권합니다. (김만권 지음, 한울 펴냄), (이란주 지음, 삶이보이는창 펴냄), (오창익 지음, 삼인 펴냄), 의 첫 수업>(박원순·홍세화 지음, 두리미디어 펴냄), (하승창 지음, 역사넷 펴냄), (사울 D. 알린스키 지음, 아르케 펴냄) 등을 권합니다. 단체들의 각종 활동 소식을 알수 있는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civilnet.net·450여 단체들의 상설연대기구) 홈페이지를 즐겨찾기에 추가해보세요. 뉴스레터를 정기적으로 보내주는 단체들의 행사 중 가볼만한 곳을 ‘골라’ 가는 재미도 즐겨보시고요. 많은 시민단체가 트위터나 미투데이 등 네트워크 서비스에 가입해 있으니 이를 통해 소통하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진단: 이미 월급의 1%를 기부하거나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운동에 발동을 걸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인터넷 카페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요. 그런데 ‘느슨한 연대’를 벗어나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기는 주저하고 있나요? 인터넷 카페 사람들과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정도로 만족하고 있나요? 시민운동에 참여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재밌는 방법이 많습니다. 당신의 목소리에 확성기를 갖다 대세요.
처방: 당신은 좀더 ‘진하게’ 연대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찰떡궁합 단체 중 하나를 골라 지금 바로 전화하세요. 당장 이번달에 어떤 모임이 있나요? 시민단체들은 당신에게 다양하고 즐거운 운동 방법을 제시할 것입니다. 함께 음식을 나눠 먹거나 문화 답사를 떠나는 모임은 어떤가요? 단체에서 여는 포럼이나 토론회, 문화제도 있습니다. 지역 모임도 유용합니다. 대부분의 시민단체는 지역·지부 모임을 두고 있습니다. ‘동네 NGO’도 있습니다. 서울의 경우 각 구에 2~3개 시민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강동시민연대는 강동구청 감시 및 강동구정 참여 운동, 지역아동센터 운영 및 어린이 도서관 운동, 지역 중소상인살리기 캠페인 및 생태환경운동 등을 함께 하고 있지요. 촛불집회에 참여했던 사람이라면 지역 촛불 카페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대학생이라면 각 단체들이 운영하는 대학생 모임이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노려보세요.
<font size="3"><font color="#C21A8D">활동형</font></font> 9~10점 욕구폭발진단: 당신의 심장은 펄떡펄떡 뜁니다. 가끔은 밥을 먹다 사회문제에 대해 상대와 논쟁하기도 합니다. ‘남들이 보는 신문’이 아닌 ‘내가 좋아하는 신문·잡지’를 선택해서 봅니다. 촛불집회에서 다 함께 노래를 부를 때면 심장이 더 뜁니다. 당신은 이미 시민단체에 참여하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직도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동안 스트레스를 꽤 많이 받았을지 모릅니다. 어서 처방을 따르세요.
처방: 당신은 이미 운동 중일 가능성이 큽니다. 아니라면 어서 시작하세요. 더 이상 참으면 병 됩니다. 운동을 시작하면 단체의 각종 행사에도 참여하고, 집회에도 나가보세요. 각 단체의 열성 회원 모임에 참여하거나 일주일에 몇 시간씩 짬을 내서 ‘자원활동가’로 참여하는 것도 좋습니다. 해외 단체들의 경우는 상근 활동가보다 비상근 자원활동가의 비율이 훨씬 높거든요.
이 정도의 욕구라면 직접 단체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습니다.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들과 함께 풀뿌리 지역 공동체를 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당신에겐 새로운 삶의 형식을 창조할 만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풀뿌리 단체를 만들 때는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blog.grasslog.net)을 참고하세요. 풀뿌리운동 사례, 마을 만들기, 주민참여 제도 등 다양한 정보가 쌓여 있습니다. ‘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활동가’도 당신에겐 어울립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font color="#638F03"> *도움말: 박상필 성공회대 NGO대학원 교수, 조효제 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 이민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팀장,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font>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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