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이 2024년 12월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던 모습. 대통령실 제공
1년이 지났지만 고장 난 레코드 같은 ‘계몽령’(국민을 계몽하기 위한 계엄령) 타령이 또 반복됐다. 12·3 불법 계엄 1년을 맞은 2025년 12월3일 윤석열은 입장문을 내어 “12·3 비상계엄은 국정 마비와 체제전복 기도에 맞선 결연한 이행”이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재구속(7월10일) 5개월이 지났지만 1년 전 “자유민주주의 체제 전복”을 거론하며 친위 쿠데타를 벌였을 때와 같은 태도다.
“민주당이 간첩법 적용 확대를 반대하며 대한민국은 스파이 천국이 됐고, 북 지령을 받은 민노총 간부 등의 간첩활동이 활개 친다” “친중·종북 매국행위가 판을 치고 있음에도 국회 독재권력에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등 근거도 없이 감정에 빠진 선동 수위는 1년 사이 오히려 더 높아졌다.
부정선거 망상에서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날 보도된 일본 요미우리신문 서면 인터뷰에서 윤석열은 “투개표의 해킹이 모두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지지층만 바라보며 정치적 이익만 계산하는 건 국민의힘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고 윤석열을 감쌌다.
윤석열에 앞서 쿠데타를 벌였던 전두환 역시 평생 이렇게 반성 능력이 결여된 ‘남 탓’으로 일관했고, 숨질 때까지 사과를 거부했다.
“10·26 사건 이후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을 때 이를 타개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하였으며 (…) 정의로운 선진조국을 창조하려는 개혁 의지를 가지고 국정을 수행했다.” 1996년 8월5일 1심 결심공판 때 전두환이 한 말이다. 5·18 등 민간인 학살은 ‘최선의 노력’으로, 각종 인권유린과 막대한 부정축재는 ‘개혁 의지’로 포장했다. 21일 뒤 전두환에겐 사형이 선고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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