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수사대의 수사 범위는 중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중국 인터넷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개설된 중국 위원중학교 홈페이지를 뒤졌다. 느닷없이 찾아온 휴교에 신난 10대의 댓글을 포착했다. 웃자고 올린 글에 우리는 죽자고 덤빈다. “아들 데리고 갑작스러운 방중!” ‘성지순례’에다 ‘배움의 천릿길’로 방문 취지를 설명하다가 ‘후계세습’ ‘세자책봉’으로 결론짓는다. 얼팡의 외모도 공개한다. 키 168cm에 몸무게 87kg까지 세세하다. 그런데 가만 보면 사진 속 얼팡은 10대다(이미 그는 스물아홉 살인데). 몸무게는 ‘예상’이다. 마지막 멘트는 대개 이렇다. “(제목과는 조금 다른 어투로) 김정은 동반 확인 중.” “중국 외교부 묵묵부답.” “북 공식 발표 없음.”
어쨌거나 다팡의 결정적 한 방에 난감한 건 카터와 오바마다.
<font color="#006699"> 청문회가 열리기 전 만난 경남도청의 한 7급 공무원은</font> “김해의 박연차 회장 소유 골프장에서 김태호 전 지사와 박 회장이 골프를 즐겼던 것을 모르는 직원이 없다”고 말했다. 도청 직원도 아는 사실을 청와대 ‘그분’이 몰랐을까. 재산신고 부실·누락, 선거자금 불법 대출, 도청 관용차 사적 사용, 도청 직원 가사도우미 고용 등 쏟아지는 의혹들에 “결정적 한 방이 없다”는 말로 물타기를 하던 고품격 보수 언론들을 보면서, 그분은 정말 ‘이제 남은 것은 4대강뿐’이라는 생각에 잠겼을까. 온갖 추문에도 잘 넘어가나 싶던 김태호 총리 후보자는 ‘박연차 회장과의 첫 만남이 언제였느냐’는 결정적 한 방으로 그로기 상태가 됐다.
전직 최고경영자(CEO)다운 그분의 뜻일까. 여의도에는 때아닌 트레이드 시장까지 형성됐다. 김 후보와 장관 몇을 바꾸자는 거래가 제안됐다. 누군가는 ‘빅딜’이라고 불렀다.
<font color="#006699"> 결정적 한 방은 또 있었다.</font> 목표물은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였다. 민간인 사찰 내용을 담고 있던 하드디스크를 회복 불능 상태로 파괴한 것은 서울 용산의 기술자들, 말하자면 민간인들이었다. 우리가 보유한 음지의 실력만큼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못지않다는 것을 또 한 번 입증했다. 사용된 도구는 자성을 가진 ‘디가우저’다(이름조차 무시무시하다). 자료가 공개되길 기대했던 사람들은 실망을 감추지 못했고, 골방에서 숨죽였던 ‘누군가’는 환호를 내질렀을 것이다. 그 누군가에게 일등공신이 된 자는 진아무개 전 공직윤리지원관실 기획총괄과장이다. 그는 하드디스크의 자료가 삭제 버튼이나 도끼, 세탁기 등으로는 지워지지 않는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지난 8월27일 진 전 과장에게는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국민을 섬기는 분들의 컴퓨터에는 조만간 또 하나의 기능이 추가될 듯하다. 영구 삭제 방지 기능이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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