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대통령 윤석열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가운데 오는 봄을 시샘하듯 눈이 내린 2025년 3월4일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서 경찰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어느 겨울이라고 춥고 밤이 길지 않은 적이 없었을 텐데, 유난히 따스한 봄 햇살과 새날이 기다려지는 시간이다.
느닷없는 비상계엄 선포, 국회 앞으로 모여든 시민, 담 넘는 국회의장과 의원, 계엄군, 응원봉, 탄핵소추안 의결, 현직 대통령 체포, 탄핵 심판…. 돌이켜보면 한순간도 평온한 날이 없었던 숨 가쁜 나날이었다.
헌법재판소(헌재)의 선고만 남겨둔 2025년 3월4일, 오는 봄을 시샘하듯 눈이 내리는 가운데 경찰들이 헌재 들머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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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처음 체포된 현직 대통령은 마지막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조차 진솔한 반성과 사죄가 없었다. 외려 사회를 분열시키고 폭동을 부추기는 궤변을 이어갔다. 감옥에 있는 전 국방부 장관은 헌재 일부 재판관을 “처단하라”며 폭력을 선동하고, 경찰 출신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헌재 등을 “때려 부숴야 한다”는 등 과격한 말을 내뱉었다. 국회 대리인단인 장순욱 변호사는 ‘시인과 촌장’의 노래 ‘풍경’ 가사를 인용하며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가고 우리도 하루빨리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저는 그 첫 단추가 권력자가 오염시킨 헌법의 말들을 그 말들이 가지는 원래의 숭고한 의미로 돌려놓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시인과 촌장’의 3집 앨범 ‘숲’엔 ‘새날’이란 노래가 있다. “새날이 올 거야/ 나의 영혼이 저 싱그러운 들판에 사슴처럼 뛰놀/ (…) / 나의 가난한 마음에 날아와 안길/ 새날”. 많은 이들이 새로운 날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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