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아가신 179명 살려내라!” “세월호 낱낱이 밝혀라!” “죽음의 발전소를 멈춰라!” “강제단속 즉각중단, 고 뚜안님 진상규명” 등. 2025년 12월22일 저녁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펼침막과 밤샘 농성장이 이어지고, 그 앞길로 차량 불빛이 긴 궤적을 그리며 지나간다.
윤석열은 대통령 당선 직후 제왕적 대통령제를 끝내겠다며 용산으로 집무실을 졸속 이전했다. 소통을 내세운 출근길 도어스테핑(약식 문답)은 반년 만에 중단됐고, 무속 논란과 관저 특혜 의혹도 잇따랐다. ‘지각 출근’을 숨기기 위한 비밀 통로까지 만들었다. 약 830억원의 예산을 쓴 ‘용산 시대’는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로 결국 막을 내렸고, 대통령실은 3년7개월 만인 12월 말에 청와대로 돌아간다. ‘고 뚜안 사망사건 대응을 위한 대구경북지역 대책위원회’와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농성장 이전을 논의하고, 세월호 참사로 숨진 임경빈군의 어머니 전인숙씨는 진상규명 등을 요구하며 12월18일 청와대 분수대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용산 앞 풍경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지만, 자리를 옮겨 이어지는 이들의 사무친 외침은 2026년에도 계속된다. 다른 내일을 꿈꾸는 목소리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질 날은 언제쯤일까?
사진·글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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