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국 한겨레21인권위원·서울대 법대 교수
지난 6월20일은 ‘세계 난민의 날’이었다. ‘난민’은 “인종, 종교, 국적, 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는 공포 때문에” 자국을 떠난 사람을 말한다. 1992년 한국은 ‘난민지위에 관한 협약’(1951)과 ‘난민지위에 관한 의정서’(1967)에 가입했고, 1994년부터 난민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현재 난민신청자가 2천 명에 육박하고 있고, 그 대다수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이다.
우리는 중국 정부에 대해 탈북자에게 난민지위를 인정하라고 왕왕 요구한다. 이에 반해 한국을 ‘약속의 땅’으로 생각하며 입국해 난민 신청을 한 사람들에게는 냉담하다. 자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도망온 자, 장기 불법체류의 의도를 가진 자 등으로 취급되기 일쑤다.
현재 한국 정부가 인정한 난민은 76명으로 그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며, 난민 인정률은 3.6%에 불과하다. 타국에 있는 난민으로서는 자신이 박해받고 있음을 입증하기란 어려움에도 법무부가 엄격한 잣대로 난민신청을 심사하기 때문이다. 심사 기간이 길다는 점도 문제다. 보통 1년 이상이 소요되며 심지어 8년이나 걸린 경우도 있다. 난민신청자는 3개월 단위로 체류연장 허가를 받아야 하는 불안한 처지에 놓이며 취업도 할 수 없고 건강보험 등 사회보장 서비스도 제공되지 않는다. 난민인정이 된 이후에도 정부 차원에서 취업과 생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세계인권선언은 “모든 인간이 박해를 피해 피난처를 구하고 누릴 권리”(제14조)를 규정한다. 우리 정부와 사회가 강조하는 ‘글로벌 스탠더드’는 전쟁과 억압을 피해 한국까지 흘러들어온 난민에게도 적용되어야 한다. 아프리카 브룬디 소수민족 마라토너로 한국에 와서 망명을 신청하고 난민인정을 받아 직장도 얻고 마라토너로도 맹활약하고 있는 버진고 도나티엔과 같은 이들의 소식을 더 많이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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