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들과 WK리그팀 감독들. 연합뉴스
역대 가장 초라한 신인 드래프트였다. 2025년 12월10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2026년도 더블유케이(WK)리그 신인선수 선발 드래프트에서 참가선수 48명 중 11명만이 지명을 받았다. 드래프트 도입 이후 가장 적은 수이고, 전년도 지명 인원(24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문제의 발단은 한국여자축구연맹의 선수 선발 세칙에 있는 ‘육성지원금’이다. 지명 선수의 1년차 연봉 50%를 선수의 출신 학교에 지급하는 규정이다. 연맹은 그간 관행적으로 1~4차 지명 선수까지만 육성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했다. 4차 뒤 지명된 선수들은 ‘번외지명’이라 하여 2천만원의 최저연봉을 받는데, 이 선수들에 대한 육성지원금은 지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2025년 취임한 양명석 연맹 회장은 연봉상한액과 드래프트 지명에 따른 연봉 액수를 올리면서 번외지명 선수도 육성지원금 대상에 포함했다.
그러자 그간 즉시전력감이 아니어도 번외지명으로 선수들을 선발해온 WK리그팀들이 소극적으로 변했다. 한 WK리그팀 감독은 “번외선수는 최저연봉이기도 하고 육성지원금이 없어서 발품을 팔아 많은 선수를 뽑아왔는데, 올해부턴 번외지명도 최소 3900만원(연봉 2600만원+육성지원금 1300만원)이 든다”며 “구단으로선 현실적인 선택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현장의 여자축구 지도자나 선수 중에 연봉을 올리거나 육성지원금을 보내는 것에 반대하는 이들은 없다. 다만 현장에선 그나마 있던 취업문이 좁아져 선수 풀이 더 줄어들 것을 걱정한다. 당장 올해 지명받지 못한 선수 중 일부는 축구계를 떠나게 됐다. 대학팀의 한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이렇게 되면 앞으로 중간급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없어질 것 같아요. A급 선수들만 살아남는 거죠.”
류석우 기자 raint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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