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을 방문했던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북한은 변하고 있다. 둘째, 남한이 북한을 아는 것보다 북한은 남한을 더 잘 알고 있다. 뒤집어보면, 그만큼 남쪽 사람들의 북한 공부가 긴요하다는 얘기다. 한반도 문제에 밝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제대로 된 북한 입문서가 나왔다. ‘2020 대전환의 핵심 현안’을 알려주는 (창비 펴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 김준형 한동대 교수, 김동엽 경남대 교수, 박영자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 실무·전략·외교·이론에 두루 밝은 전문가 6명이 지난 7월 이틀에 걸쳐 일반 시민에게 10시간 동안 한 ‘창비학당 연속특강’을 묶은 것이다. 쉽고 명쾌한 강연 내용에 청중의 질의도 함께 실어 생생함을 더했다. 2020년을 기준으로 정한 것은 앞으로 2~3년이 한반도 평화 구축에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이다. 2020년은 도널드 트럼프의 1기 임기가 끝나는 시기로, 북한은 이때를 비핵화의 주요 목표가 달성되는 기간으로 제시한 바 있다.
먼저, 현재 상황 변화를 직시하는 데 밑바탕이 되는 것은 유연한 사고다. 이종석 전 장관은 “커피를 주문하는 손님 관점에선 변화가 보이지 않지만 커피 물을 끓이는 사람 관점에서 본다면 물이 끓는 온도 변화가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며 “그저 물이 100℃가 돼야 한다는 절대적 잣대를 내세우면 변화의 추이를 읽어내기 어렵다”고 강조한다.
과외 등 사교육의 급증, ‘장마당 세대’라는 젊은 세대의 출현, 여성관의 변화와 자유연애, 출산율 저하, 500만 명 이상이 가입한 휴대전화의 보편적 사용, 한류 유입, 지역 격차 등 박영자 연구실장이 전하는 북한의 실생활도 흥미롭다.
김동엽 교수는 비핵화의 현실적 조건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짚는다. 보통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동일 선상에 놓지만, 여기엔 함정이 있다. 북한은 비핵화를 통해 무력으로부터 안전 보장, 즉 종전선언과 평화협정(평화체제 구축),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받아들여지기 위한 첫단추인 북-미 수교, 경제발전을 위한 대북제재 해제를 원하는데, 이 세 가지는 ‘적대관계 청산’이라는 개념으로 뭉뚱그릴 수 있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번영을 위해선 ‘비핵화=평화체제’만으로는 부족하고, ‘비핵화=적대관계 청산’ 등식이 성립돼야 한다는 얘기다.
김준형 교수와 송민순 전 장관은 한반도를 둘러싼 미·중·일·러 주변 강대국의 전략과 이들 국가를 상대로 한 외교 실무 경험을 풀어놓는다. 미국의 패권은 현저히 약화되고 있지만 아직 중국은 이를 대체할 수 없는 상황이고, 결국 일본과 러시아는 대세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고 김준형 교수는 말한다. 송 전 장관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타협의 여지를 두는 중국과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판단이 정교하고 신중한 일본, 자신을 알아주는 이에게 신의를 지키는 러시아 등 각국의 외교 스타일을 들려준다. 정세현 전 장관은 분단체제, 종전선언, 한-미 공조의 미래, 사실상 통일, 통일 방안이라는 5가지 열쇳말을 제시하면서, 우리에게 통일이란 통(統) 전에 통(通)이 앞서야 한다고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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