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인 김수영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인가구’를 연구하는 1인가구다. 2023년 안식년으로 외국에 나가 있던 김 교수는 40대 서울 강남 수학강사의 고독사 기사를 보고 그것을 제자들과 공유했다. ‘1인가구는 학력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고독의 위험을 피할 수 없다’는 문제의식의 적절한 사례로 보였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그 수학강사가 사촌동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딘가에서 본 이야기인데, 싶다면 맞다. 저자는 ‘유 퀴즈 온 더 블럭’(2025년 10월)에 1인가구 연구자로 출연했다.

김수영 지음, 다산초당 펴냄
한국에서 1인가구는 2021년 33.4%에서 2023년 35.5%로 늘었다. 2024년에는 36.1%를 기록하며 한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가구 유형이 되었다. 김 교수의 문제의식대로 이는 소득과 학력 등을 초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교수는 이렇게 된 이유를 1인가구가 후기자본주의를 떠받치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서비스 중심 후기자본주의는 계약직·시간제·성과연봉제 등 시간에서 ‘자유’로운 노동자를 필요로 한다. 그가 만난 사람들은 휴일에도 일을 최우선으로 두고, 직주근접으로 집을 구하고, 퇴근해서도 일한다고 말한다. 야근 신청을 따로 하지 않고도 두세 시간씩 집에서 “그냥 일을 좀” 하는 편(서경수)이라 “잠자기도 바쁘고 밥 먹기도 바빠 죽겠는데” 결혼은 생각도 못한다(곽형준). ‘셰프도 혼자서는 라면을 끓여 먹는다’는 말처럼 혼자 사는 사람은 배달·인스턴트 음식 소비가 많고 그 결과로 만성질환 유병자가 다인가구의 2.7배에 이른다.
‘필연적 혼자의 시대’(다산초당 펴냄)는 다섯 편의 1인가구에 관한 질적 연구를 바탕으로 쓰였다. 질적 연구란 수치화할 수 없는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인터뷰 등을 통해 들여다보는 사회학 연구 방법론이다. 2021~2023년 1인가구 109명을 만났는데, 책에는 56명이 사례로 등장한다.
그 많은 사람을 만났는데 시대의 흐름과 세월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윤고은의 2010년 단편소설 ‘1인용 식탁’과 2007년 영화 ‘카모메 식당’의 예시는 변하는 시대 풍경을 제대로 포착하지 못한 안이한 연구로 보이게 한다. 1인가구가 다인가구와 어떤 대조점을 이루는지 등에서도 엄밀하지 않다. 휴일에도 일만 한다, 산출물이 없는 취미는 하지 않는다, 지친 자아 위로 도서가 유행한다 등이 꼭 1인가구만의 일일까? 384쪽, 1만9천원.
구둘래 한겨레 기자 anyone@hani.co.kr
■ 21이 찜한 새 책

급진적 환대
리처드 카니·멜리사 피츠패트릭 지음, 강지하·김동규 옮김, 갈무리 펴냄, 2만원
배제를 내세우며 폭력을 행사하는 극우적 지도자가 범람하는 세계에서 ‘환대’를 철학적으로 사유한다. 북아일랜드 분쟁 지역의 적대적 당사자가 이야기의 교환을 통해 폭력을 멈추는 경험에서 시작한 두 저자의 ‘게스트북 프로젝트’가 책의 출발점이다. 인도유럽어에서 ‘적’과 ‘손님’은 같은 단어로 나타나듯, 적에 대한 두려움이 새로움을 환영하려는 욕망으로 포착될 수 있음을 교실이라는 실천적 공간에서 펼쳐낸다.

앎과 삶 사이에서
조형근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2만원
정규직 교수 자리를 내려놓고 ‘동네 사회학자’를 자처하며 사는 저자의 신문과 소셜미디어 글을 선별했다. 63편의 글을 관통하는 열쇳말로 내세운 ‘어중간함’은 선하되 범속한 소시민의 초상이다. 동시에 구조적 부정의에 대한 연루 의식을 벼리는 숫돌이다. 어느 한 문장에도 나무람의 포즈가 없는 건 삶에 기반한 앎을 지향해온 저자의 성찰적 미덕이다.

낯선 사람과 부근을 만들기: 그 시작에 대한 탐구
샹뱌오 외 지음, 박우 옮김, 글항아리 펴냄, 2만3천원
사람들은 왜 점점 관계 맺기를 꺼리고 ‘준낯섦 상태’를 유지하려고 할까. 인류학자인 저자는 ‘낯선 사람에게 관심을 가진’ 화가, 동물원장, 다큐멘터리 감독 등 5명과의 대화를 펼치면서 ‘낯섦 현상’을 살핀다. 저자가 관찰한 오늘의 청년은 인사를 할지, 거리를 좁힐지 고민하는 등 낯섦조차 노동으로 유지하며 ‘안전’을 위해 자기 자신도 낯설게 둔다. 낯섦을 ‘부근’으로 만드는 방법에 대한 저자의 고민을 만날 수 있다.

스크리놀로지
이현진 지음, 을유문화사 펴냄, 2만원
아무리 줄이려 해도 ‘스크린타임’(휴대전화를 마주하는 시간)은 줄지를 않는다. 휴대전화에서 고개를 든다 해도, 지하철 광고 스크린, 각종 키오스크 스크린, 도심과 빌딩 숲의 파사드 스크린 등 현대 인류는 스크린을 벗어날 수 없다. 미디어 아티스트이자 이론가인 저자는 회화의 캔버스부터 터치스크린,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등 모든 스크린을 넘나드는 경험에서 철학과 기술을 교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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