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승 지음, 한겨레출판(02-6383-1619) 펴냄, 1만3천원</font>
“이슬람 정부는 이슬람법에 의한 정부다. 이슬람 정부의 주권은 신에게 귀속되고, 이슬람법은 신의 명령이다.”
어떤 형태의 국가인지, 주권은 누구에게 있는지를 밝혀 적었다. 우리의 ‘헌법 1조’를 떠올리게 한다. 이슬람의 아야톨라(최고위 성직자를 일컫는 말로 ‘신의 징표’란 뜻)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자리인 ‘아야톨라 올오즈마’로 불린 루홀라 무사비 호메이니가 1971년 펴낸 에 나오는 문구다. 이는 고스란히 1979년 인류 역사상 최초로 등장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통치 이념이 됐다.
오늘의 이란을 만든 것은 ‘두 개의 혁명’이었다. 1906년 입헌혁명을 통해 근대의 바다로 나아간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통해 ‘공화국’으로 우뚝 섰다. 첫 번째 혁명이 서구적 의미의 근대화였다면, 두 번째 혁명은 이슬람 전통으로 돌아가는 ‘이슬람식 근대화’였다. 이로써 삶을 규정하는 ‘이슬람’과 정치를 규정하는 ‘공화국’이 하나가 됐다.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 중심에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버티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유달승 한국외대 교수(이란어)가 이란 현대사를 다룬 새 책에서 그의 삶을 ‘프리즘’으로 삼은 것은 당연해 보인다.
현대 이란의 탄생을 설명하기 위해 시아파와 수니파의 차이점에서 출발한 지은이는 석유 국유화 운동과 친미 쿠데타, 이어진 팔레비 왕조의 공포정치와 그에 맞선 저항운동의 역사를 하나씩 들춰낸다. 반왕정 투쟁이 불을 뿜으면서 추방된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터키와 이라크, 프랑스를 거치며 망명생활을 이어가는 사이 이란 내부에선 숱한 희생을 딛고 혁명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샤’(국왕)의 축출과 아야톨라의 귀환, 그리고 ‘여명의 10일’로 상징되는 혁명의 나날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오늘의 이란이 낯익은 얼굴로 다가온다. 서구의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의 관점으로 풀어쓴 이란 현대사 교과서로 손색이 없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마리모니크 로뱅 지음, 이선혜 옮김, 이레(031-955-7300) 펴냄, 2만4천원</font>
전세계 유전자변형식품(GMO)의 90%에 대한 특허권을 가진 세계 최대 종자기업 몬산토를 집중 분석한 책이다. 1901년 창업 이래 46개국에 진출한 몬산토가 화학기업에서 생명공학 기업으로 탈바꿈하게 된 배경을 철저히 파헤쳤다. 지은이는 3년 동안 몬산토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수집한 비공개 자료와 관련자 증언을 바탕으로 “몬산토는 죽음의 신처럼 생명을 앗아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손석춘 지음, 개마고원(02-326-1012) 펴냄, 1만2천원</font>
1997년 출간 이래 10년이 넘도록 꾸준히 독자들과 만난 의 속편 격이다. 첫 번째 책에서 “편집된 신문지면을 해체해서 재구성해 읽기”를 권했던 지은이는 두 번째 책에서 “정파적 신문 읽기를 벗어나 독자 자신의 실제 삶이기도 한 경제 생활과 정치를 연관지어 신문을 읽어가기”를 제안한다.
유희수 지음, 문학과지성사(02-338-7224) 펴냄, 1만8천원</font>
중세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한 교회가 지배한 기독교 세계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기독교와 교회의 지배라는 측면에서 중세를 보는 건 ‘피상적 관찰’일 뿐이다. 지은이는 “중세는 이교적 민속문화가 강고하게 지속된 전통문화의 보고였다”고 강조한다. 이런 시각으로 중세인의 성과 사랑, 결혼과 친족, 죽음과 저승 같은 일상을 들여다봤다.
서정욱 지음, 함께읽는책(02-2103-2480) 펴냄, 1만7천원</font>
고전을 통한 자극이 철학으로 다가가는 길을 쉽게 열 수 있을 것이란 생각으로 펴낸 책이란다. 플라톤의 에서 보이티우스의 까지, 언젠가 당신이 읽었다고 생각하는 서양철학의 고전 10가지를 묶었다. 고전을 단순히 요약·정리하는 대신 화자를 등장시켜 거장과 대화하듯 풀어냈다. ‘원전을 읽기 위한 징검다리’로 삼아달라는 게 지은이의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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