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혁명
복지국가 소사이어티 정책위원회 지음, 밈(02-762-5154) 펴냄, 2만원
북유럽의 선진국들은 집권 직후 ‘미래보고서’를 제출하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10년, 20년 뒤의 그림을 그려야 집권세력의 정책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올 연말 대선이 있음에도 정치세력 간의 거대담론에 대한 논쟁은 거의 전무하다. 정권교체(혹은 정권탈환), 정치공작 등 담론으로 보기에는 조악한 수준의 단어들만 난무하고 있다.
최근 발족한 ‘복지국가 소사이어티’(공동대표 이성재·최병모)가 펴낸 이 책은 ‘역동적 복지국가’를 우리 사회의 미래로 꿈꾼다. 책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보수에겐 성장을 하면 저절로 선진국이나 복지사회가 되느냐고, 진보에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를 넘어서는 대안을 가지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인간의 존엄성과 사회적 연대, 사회 정의 등의 가치가 실현되는 복지사회로 가자고 역설한다. 그런데 웬 혁명이냐고? 세계화라는 거센 물결 속에서 자신들과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새로운 물결이 일어나는 것, 그들이 꿈꾸는 혁명이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
하종강 지음, 후마니타스(02-739-99290 펴냄, 1만2천원
에 연재한 ‘하종강의 진짜 노동자’가 그리운 이들에게 반가운 소식. 늦게나마 책이 묶여나왔다.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하종강은 ‘진짜배기’다. 만나는 사람이 ‘진짜배기’라서 그런 것 같다. ‘공식적’으로는 화려한 조명을 받을 일이 없었던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하는 말씀은 밑줄 좍좍이다. 길게는 5년 짧게는 3년이 지난 현재 그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일일이 확인하고 그 내용을 글 말미에 실었다.
공존의 기술
이기라·양창렬 외 지음, 그린비(02-702-2717) 펴냄, 2만3천원
방리유는 프랑스의 도시 외곽이지만 실질적으로 각종 권리와 지위가 배제된 사회적 장소를 뜻하는 유적 이름이다. 우리에게는 2005년 가을 일어난 대규모 소요로 유명하다. 2005년 사건 이후에도 2006년 몽페르메유 청년들의 시청 습격, 올 3월 무임승차 청년 연행에서 발생한 소요, 사르코지 대통령 당선 뒤 일어난 전국 시위까지 방리유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프랑스의 도시 외곽 방리유에서 발생한 소요의 의미와 원인을 다각적으로 추적했다.
한국의 보수와 대화하다
김당·구영식·장윤선 지음, 미다스북스(02-322-7802) 펴냄, 1만3천원
2004년 10월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시위’ 국민대회에는 30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보수우파 진영에서는 이를 ‘애국시민 30만 명의 10·4 의거’라고 부른다. 조갑제닷컴의 ‘애국단체 주소모음’ 리스트에 따르면 애국단체는 무려 443개에 이른다. 책은 구보수세력과 뉴라이트로 진화하고 있는 보수세력들을 영역별로 나누어 ‘한국의 보수’는 누구이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으며 그들의 생각은 어떠한가에 답하려 했다.
천마디를 이긴 한마디
헬게 헤세 지음, 박종대 옮김, 북스코프(02-6366-0515) 펴냄, 1만5천원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으면 되지.’ 철없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굶주리는 국민에게 던진 말로 알려져 있다. 저자는 앙투아네트가 어렸을 때 집필된 루소의 에 이 말이 나온다면서 속설을 뒤집는다. 국민들에게는 앙투아네트가 프랑스 왕비이기 이전에 오스트리아 여자일 수밖에 없었다는 속사정이 있다. ‘시간은 돈이다’ 같은 금언부터 ‘주사위는 던져졌다’와 같이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말까지 70개의 한마디를 시대 흐름에 따라 엮었다.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10
박시백 글·그림, 휴머니스트(02-335-4422) 펴냄, 1만3천원
총 20권으로 예정된 시리즈가 반환점에 도착했다. 2003년 7월 1권이 나온 지 4년 만이다. 10권은 ‘선조실록’이다. 지금까지처럼 10권에도 정사와는 다른 해석이 돋보인다. 이이는 학자가 아니라 세상에 대한 뜨거움을 지닌 경세가로 나온다. 선조는 이순신을 깎아내리고 원균을 끝까지 옹호한다. 그 이유에 대해서 작가는 이순신이 도망가기에 바빴던 왕 자신과 너무 대비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10권 발간 기념으로 세트로 묶였다. 9만8500원.
역사
이이화 지음, 열림원(031-955-0700) 펴냄, 1만4500원
인류가 발생한 200만 년 전부터 1987년 6월항쟁까지의 역사를 한 권으로 담았다. 200만 년 전부터라고 하지만 본격 서술은 고조선 건국부터다. 무엇보다 서술 방식이 독특하다. 소설처럼 읽히도록 필요한 부분을 생생하게 살렸다. 강약이 없을 수 없다. 2장(남쪽의 신라, 북쪽의 발해)은 ‘국사’에서 누락된 발해의 디테일한 생활사와 문화사를 집중적으로 서술했다. 자주와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생활사, 풍속사에 관심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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