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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안 따진 ‘빌라왕’, 자국민 피해자만 챙기는 정부

등록 2026-10-29 21:33수정 2026-11-05 18:17
전체 11가구가 전세사기를 당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다세대주택의 2026년 10월26일 모습. 한국인 1가구를 뺀 외국인 10가구는 ‘피해주택 매입’ 대상에서 배제돼 곧 짐을 싸야 할 처지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전체 11가구가 전세사기를 당한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한 다세대주택의 2026년 10월26일 모습. 한국인 1가구를 뺀 외국인 10가구는 ‘피해주택 매입’ 대상에서 배제돼 곧 짐을 싸야 할 처지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전세사기가 사회문제로 불거지게 된 계기는 이른바 ‘빌라왕’ 사건이다. 2022년 10월 수도권에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1139채를 보유한 김대성(사망 당시 42살)씨가 사망하면서 확인된 전세사기 피해자는 1669명, 피해액은 3280억원에 달했다. 자살로 사망한 피해자만 5명이었다. 정부는 2023년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피해자법)을 만들었다. 이후 네 번의 개정을 거쳐 구제책이 차례로 도입됐지만, 모든 피해자가 같은 안전망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국토교통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한 결정 건수 4만1559건 가운데 외국인 피해자는 556건(1.3%)이다. 그런데 외국인 피해자는 직접적인 주거·금융 지원 대상에선 배제돼 있다. 중국 동포 최광일(가명·40)씨 사연이 피해구제의 사각지대를 여실히 보여준다. 최씨를 포함해 11가구가 사는 빌라에서 한국인 1가구만 피해주택 매입 신청이 승인된 것이다. 빌라가 경매로 넘어가면 나머지 외국인 10가구는 강제로 퇴거당한다.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가장 절실한 지원은 살던 집에 머물며 당장 쫓겨날 걱정을 더는 일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주택을 매입해 공공임대 방식으로 제공하는 ‘피해주택 매입’은 내국인과 외국인 구별 없이 피해자에게 필요한 주거지원책이다. 그런데 최씨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사전협의 신청조차 거부당했다. 최씨는 2026년 4월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거부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는 취지의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한겨레21은 최씨를 만나 전세사기 이후 3년간의 이야기를 들었다. 최씨의 법률지원을 맡은 박영아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와 이 사건의 법적 쟁점도 짚어봤다. 제도적 차별에 균열을 내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공주경 기자 wnrud123@hani.co.kr

■ 제1637호 표지이야기 ‘피해자 국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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