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승무원 외주화’ 파업 후… 20년 만에 KTX로 돌아왔다

김승하 케이티엑스(KTX) 열차팀장이 2026년 8월24일 밤 서울 용산구 용산역 12번 승강장에서 KTX 544편을 기다리고 있다.
김승하(47) 케이티엑스(KTX) 열차팀장이 2026년 8월24일 저녁 KTX 산천 544편 용산역~행신역 구간에서 ‘승무’ 업무를 했다. 200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KTX 1기 승무원이던 김승하 팀장은 2006년 3월1일 새벽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KTX 여승무원 외주화 철회’를 요구하며 동료들과 함께 파업을 시작했다. 두 달이 지난 5월21일, 한국철도공사가 자회사로 돌아가길 거부한 승무원 280여 명을 모두 해고했다. 점거농성, 단식, 연좌 침묵시위, 삭발 등 투쟁이 2018년까지 이어졌다. 투쟁 12년 만인 2018년 7월에야 복직 결정이 났다.
그해 11월12일 ‘승무원’이 아닌 ‘역무원’으로 첫 출근을 했다. 선릉역, 수서역, 한티역, 석계역 등에서 일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어떤 경로를 거쳐서든 KTX로 가야겠다’고 항상 생각했다. “투쟁하며 오랫동안 내 입으로 외쳤던 대로 ‘나는 반드시 KTX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8년 전 복직할 때부터 했어요.” 김 팀장은 열차가 출발해 행신역으로 향하는 길에 열차팀장이 된 과정을 설명했다. “그게 내 입사 명분이란 생각으로 ‘어떻게 하면 돌아갈 수 있을까?’ 하고 계속 찾아봤어요.”
복직 뒤, 육아휴직을 다녀오고 나서도 목표는 하나. KTX로 돌아가 승무 업무를 하는 것. 결국 그 방법이 ‘열차팀장’임을 찾아낸 김 팀장은 관련 경력을 쌓았고, 시험을 쳤다. 막상 열차팀장이 되니 “이 길을 위해 이때까지 그토록 고생한 걸까 하는 생각에 허무하기도 했다”.
서비스 중심이던 KTX 승무원 일과 비교하면 열차팀장이 해야 할 일은 다양하다. 민원 응대뿐만 아니라 출입문 제어 등 설비 다루는 일까지 더해져 책임이 더 무겁다. 그럼에도 김 팀장은 “여직원 라커룸에서 제복 입고 다 같이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생활하면서 처음(2004년) KTX 승무원 했을 때 기분이 나더라”라며 KTX로 돌아온 감회를 전했다. “그때도 라커룸에 동료들이 모여서 북적거리고, 옷 갈아입으며 수다 떨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요. 2006년 파업하고 올해 2026년이니까 딱 20년 만에 KTX로 돌아온 거잖아요. ‘아, 많이도 돌아왔다. 아줌마가 돼서 돌아왔네’라고 생각했어요.” 객실 내부와 설비가 있는 객실 연결 통로를 꼼꼼하게 살필 때와 달리, 김 팀장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돌아 돌아 제자리를 찾아온’ 김승하 팀장은 그날 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역에 도착한 KTX에서 내려 동료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집으로 향했다.
사진·글 한겨레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김승하 KTX 열차팀장이 2026년 8월24일 밤 업무를 시작하며 왼쪽 가슴에 단 이름표.

김승하 팀장이 용산역을 출발해 행신역으로 향하는 KTX 544편의 객실을 순찰하고 있다.

서울역 승강장에서 행신역으로 출발 대기 중인 KTX 544편 앞에 서 있는 김승하 팀장.

김승하 팀장이 서울역 승강장에서 KTX 544편에 오르내리는 승객들을 확인하고 있다.

김승하 팀장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행신역 승강장에 도착한 KTX 544편의 출입문을 닫고 있다.

업무를 마친 김승하 팀장(왼쪽)이 행신역에 도착한 KTX 544편에서 내려 동료와 이야기하며 퇴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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